
전투 루프만 반복되는 로그라이크에 피로를 느끼던 유저라면 이번 신작 푸드웨건이 제법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인디 개발팀이 선보인 이 작품은 스팀과 스토브 플랫폼을 통해 동시 출시되었으며, 단순히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성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요리라는 생활형 요소를 중심 시스템으로 배치한 점이 두드러진다. 출시 직후부터 스팀 리뷰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어 초반 얼리 액세스 기준으로는 꽤 안정적인 출발을 보이는 중이다.
푸드웨건의 세계는 ‘요리’가 금지된 독특한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주인공 라냐는 전설적인 용사의 딸로, 가족과 함께 운영하던 식당에서 평범하게 지내던 인물이었지만 어느 날 식당이 통째로 사라지고 요리 자체가 단속 대상이 된 이세계로 전이된다. 라냐는 잃어버린 맛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며, 요리 금지령 뒤에 숨겨진 존재들과 세계의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맛·기억·자유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점에서 로그라이크 장르의 전형성을 벗어난 감성적인 서사가 돋보인다.

게임 플레이의 중심에는 제목 그대로의 웨건 시스템이 있다. 탐험 중 얻은 재료를 웨건으로 가져와 요리를 만들면 해당 요리가 능력치와 전투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다. 단백질 중심 요리로 체력을 높이거나 매운 요리로 공격력을 강화하는 등 조합에 따라 다양한 효과가 발생한다. 이 구조 덕분에 플레이어는 ‘전투 → 재료 수집 → 요리 → 성장 → 다음 탐험’이라는 순환 루프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반복 피로도가 줄어드는 플레이 흐름을 경험한다. 웨건은 단순한 조리 공간이 아니라 이동 수단이자 휴식처이며 업그레이드를 통해 외형과 기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하나의 작은 본거지를 키워나가는 재미까지 제공한다.

전투는 전형적인 로그라이크의 규칙을 따른다. 매번 달라지는 지형과 몬스터, 사망 시 처음으로 되돌아오는 구조는 유지되지만 웨건 시스템이 사이사이 템포를 유지해 반복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초반 버전부터 9종의 무기 타입, 100종 이상의 인챈트 효과, 18종의 제작 무기가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빌드를 실험할 수 있고 매 판마다 새로운 조합을 찾는 재미가 있다.

그래픽은 따뜻하고 포근한 색감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배경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라는 점이 묘한 대비감을 형성한다. 지나치게 어둡지 않고, 동화적인 표현을 강조해 요리 중심의 세계관과 잘 어울린다. 캐릭터와 웨건, 몬스터의 디자인도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인디 타이틀임에도 시각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음악은 잔잔한 어쿠스틱 기반의 OST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탐험과 전투의 리듬감을 자연스럽게 구분하고 플레이에 몰입감을 더한다.

현재 푸드웨건은 얼리 액세스 단계로 제공되고 있다. 개발팀은 약 6개월 동안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새로운 지역과 요리, 캐릭터, 스토리 챕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초반 빌드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 초기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출시를 기념해 10% 할인 이벤트가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초기 구매자에게는 특별 요리 스킨과 웨건 장식 아이템이 제공된다. 향후 업데이트 로드맵에는 신규 보스, 레시피 확장, 성우 음성 지원, 무기 추가 등 여러 대형 콘텐츠가 예고되어 있어 앞으로의 확장성도 충분하다.

결국 푸드웨건은 단순한 로그라이크에 머물지 않고 전투·제작·생존·감성 서사를 결합해 하나의 루틴으로 완성한 실험적 작품이다. 요리가 금지된 세계에서 맛을 되찾는 여정은 생존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전투와 제작, 휴식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플레이 경험은 기존 로그라이크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신선함을 제공한다. 인디 타이틀이지만 올해 하반기 가장 독창적인 방향성을 가진 작품 중 하나로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