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를 한 대 맞출 일이 있어서 부품을 A업체에서 주문, 화요일에 수령하였습니다.
화요일 퇴근 후 저녁때 집에서 조립을 진행하던 차 ...
전설로만 내려오던 마더보드 CPU 핀 초기불량이 걸리고 만 것입니다.
심하게 휘어진 핀의 갯수는 대략 5개 정도고, 그 위치는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었습니다.
저도 CPU 핀이 처음부터 휘어진 상태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반쯤 도시전설로 치부하던 차
실제로 제가 이런 일을 당해보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도 나름 컴퓨터 조립 경력이 되다 보니 엑스퍼트라 할 수는 없을지언정
최소한 어디 가서 초보 소리 들을 정도는 확실히 아닙니다.
자 문제는 제가 마더보드를 케이스에 장착한 후 CPU를 설치하기 위해 소켓을 처음으로 들었을 때 발견했다는 점입니다.
(즉, 보드는 설치하였으나 CPU는 아직 미설치 상태에서 발견)
다음날 (오늘) 오전 A업체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조치를 요청하였습니다.
A업체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CPU핀 문제는 무조건 고객 과실이다. 라고 알려왔으나
저 역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CPU를 설치하기도 전부터 이미 이렇게 되어 있었다 알렸습니다.
물론 교환받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겠습니다만, 보드가 문제라 다른 부품은 테스트를 해 보지도 못하였고
저 역시 조립이 좀 급한 상황이라 가급적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습니다.
A업체에서는 자기네 입장에서는 무조건 수리비용이 나오기 때문에,
유통사에 전달을 해 둘 테니 유통사에 직접 들고가 보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점심시간 전후를 이용하여 B유통사로 보드를 들고 갔습니다.
뭐 유통사에서야 당연히 '전수검사를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라고 주장을 합니다.
일단 위에서 말했듯이 저는 일단 빨리 해결하여 컴퓨터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였기에
A/S센터의 '핀을 펴 드릴테니 테스트에서 작동이 잘 되면 그걸로 해결된 것으로 하는게 어떻겠냐' 라는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센터에서는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어쨌든 대충 CPU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핀을 성공적으로 펴 내었고,
일단 바이오스 상에서 정상적으로 인식 및 작동되는 부분까지는 확인을 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조치받은 보드를 다시 받았을 때, 센터의 기사는
"만약 차후 보드에 문제가 있어서 수리를 받을 시 수리가 아닌 교체처리를 해야 할 경우,
무상 기간 내라도 유상처리가 됩니다. 이는 소켓과 관련 없는 고장일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구입한 신품에 이미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신품으로의 교체는 커녕 오히려 수작업을 통한 조치를 받아들였는데
유통사에서 이런 식으로 나오니 좀 황당하더군요.
먼저 말씀드릴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소비자인 저, 또는 판매자인 A, 유통사인 B
셋 중 누가 잘하고 잘못했는지를 가려달라는게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CPU핀 문제에 대한 어떤 명확한 기준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과실이 전혀 없는 CPU 핀 불량이 초기불량에 포함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보드 제조사 또는 유통사는 이를 사전에 명확하게 알리거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CPU 핀이 초기불량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판매자나 유통사의 눈치를 봐 가면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