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키우던 고양이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조그마한 텃밭도 있고, 마당도 있는 곳에 가니 사람 뿐만 아니라 같이 살던 고양이도 행복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산책을 간간히 나가긴 했지만, 고작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대자연을 비교할 수는 없겠죠.
문제는 이 녀석이 어느날부터 외출을 하면 동네 고양이를 한마리씩 계속 데리고 오는 겁니다. 보통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다른 개체가 자기 구역에 들어오면 싸우곤 한다던데, 저희집 고양이는 무슨 친화력인지 자꾸 애들을 달고 오더군요.
뻔뻔하게 친구 데리고 와서 본인만 사료 챙겨 먹는게 웃기기도 해서, 오는 녀석들에게도 조금씩 나누어줬더니 결국 온 동네 고양이들 무료 급식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시골에 사람도 한적하고, 기특하게도 밥을 두고 애들이 싸우지도 않고 해서 조금씩 챙겨주다 보니 생각보다 출혈이 크더군요. 겨울철이 되면 끼니를 자주 거르는지 찾아오는 애들도 많아지고 결국 고르고 고르다 대용량 사료를 꾸준히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말그대로 점보 용량입니다. 한 포대에 20kg. 예전에 처음 살 때는 가격도 좀 더 저렴했던 만큼 포장도 애매했는데, 가격이 오르면서 나름 품질도 올라갔는지 이런저런 문구가 늘어났습니다. 더 건강해진 국민사료 캐츠랑이라는 문구 답게 시골 마을 고양이들의 주식입니다.
워낙 대용량이라 다이소에서 이름 모를 락앤락 박스에 옮겨 담아 보관합니다. 사료 모양은 둥근 삼각형 형태이고, 뭐 특별히 냄새가 많이 난다거나 하지는 않네요. 통에 가득 채우고 남은 사료는 집게로 집어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나 대용량인데 한 달에 한 포대로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이 녀석들 때문이겠죠. 그릇이 2개 놓아진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이 와서 먹습니다. 2마리가 먹고 있는 것 말고도 평상 아래에 보호색을 띈 한 녀석이 더 있고, 평상 밖에도 2마리가 더 있었습니다. 물론 많이 올 때는 더 옵니다. 그러니 캐츠랑 정도면 정말 고마운 사료죠.
절대적인 양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기호성이 좋아서 사료를 가리는 애들도 거의 없구요. 이사오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부터 애들 밥을 줬는데, 여전히 건강하고 뻔뻔하면서 꾸준하게 오는 걸로 봐서는 영양학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특별히 아픈 애들도 없고 말이죠. 저희 집 어르신도 같이 드시는데 올해로 13살을 맞이하셨음에도 외출 활동 잘하시는 걸 보면 괜찮은 제품 같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기본은 충분히 갖추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내 돈을 주고 내가 사서 집에 오는 손님(?)과 어르신(?)이 애용하지만,
그래도 항상 마음에 위안이 되는 존재 들을 위한 제품이라 항상 마음에 위안이 됩니다.
단지 단점이 있다면 역시 너무 무겁습니다. 12kg 정도 사료가 나와서 2포대(24kg) 단위로 팔면 좋겠네요. 제일 처음 옮겨 담을 때마다 허리가 휘청 휘청... 뭐 그래도 흐뭇합니다.
올 겨울도 무사히 애들 다 건강하게 지나길 바라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