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초
사랑초 학명은 '옥살리스'인데
잎이 하트모양이라 '사랑초'라 불린다
어머니의 사랑초는 보라색 잎에
보라색 꽃을 피우는 사랑초다
사시사철 꽃을 피워 눈과 맘을 즐겁게 하는
사랑초는 속속들이 보라 꽃으로 물들인다
해가 뜨면 잎과 꽃을 피우고
별이 뜨면 잎과 꽃을 오므리고 잠을 자는 사랑초!
작년에 코로나와 함께 찾아 온
우울함은 날 무섭게 지배했다
세상만사가 귀찮고 어머니가 아끼던 사랑초도
귀찮은 식물에 불과했다
어느 우울하던 날 빗소리에 창문을 여니 거의 다 죽고
몇 줄기 남지 않은 사랑초가 눈에 확 들어왔다
아프신 엄마가 온갖 정성 들여 키운 사랑초를
죽일 수 없어 죽은 가지를 솎아 낸 후
물을 주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놔두고 엄마의 건강이
사랑초처럼 활짝 피어나길 기원하며 매일 눈을 맞춘다
정성에 화답하듯 살아난 여리고 여린 사랑초의
위대함에 하루가 다르게 새싹과 꽃을 틔워내는
신비함과 찬란함에 엄마와 나를 돌아보며
마음을 추스리기 시작했다
우울한 마음이 서서히 평안해지기 시작했다
-4월 가족소재공모전 당선작 / 신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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