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못하지만 졸혼에 혹하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중년 즈음부터 친근감 없이
서로가 인내만 하는 지겨운 결혼생활로
사랑의 상실을 경험하는 것 같다.
‘결혼을 졸업한다.’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왠지 기품 있고 설득력도 느껴졌다.
공부 많이 하고 교양 있는 우리에게
딱 맞는 새로운 제도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혼은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졸혼은 스마트하게 느껴진다.
주변에 졸혼을 꿈꾼다는 남녀가 꽤 많다.
부부가 이미 합의한 집도 있으며,
둘 사이엔 유쾌함마저 감돈다.
졸혼은 문서상으로는 이혼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자유롭게 사는 것을 뜻한다.
결혼의 의무에서는 벗어나지만
부부관계는 유지한다는 점에서
별거와도 차이가 있다.
결혼하는 이유와 이혼하는 이유는 사실 동일하다.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행복하려고 결혼했고, 행복하려고 이혼을 한다.
결혼은 판단력 부족, 이혼은 인내력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이라지만,
‘부족한 나’라도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싶다.
-한혜진 저, ‘마흔을 앓다가 나를 알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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