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ns에서 본 포스팅 하나,
농심에서 카구리를 출시했는데 엄청 맛있다고 합니다.
피씨방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라고.
PC방 안 간 지 10년도 넘은지라 그 맛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ㅋㅋ 맛있다고 하니 호기심이 동합니다. 며칠을 궁금해하다가 드디어 만나봤습니다.
다소 어감이 강한 이름, 카구리.
대체 뭔가 싶었는데 카레+너구리 라는 뜻입니다.
너구리 면발에 카레를 넣은 카레우동 혹은 카레라면으로, PC방 메뉴로 인기를 끌면서 레시피가 알려지고 뒤늦게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고 합니다.
너구리 시리즈와 짜파구리처럼 너구리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데 카레=인도 라는 공식 때문인지 카구리의 너구리는 터번을 쓰고 있습니다. 너무 귀여워요. ㅋㅋ
원재료를 확인하면 스프에 카레베이스분말이 포함된 게 딱 보입니다. 너구리 국물에 카레를 더한 방식으로 매콤하고 감칠맛 있는 국물을 구현해 냈습니다.
여기에 다시마와 너구리어묵 같은 기본 너구리에 들어있던 건더기를 그대로 담아 너구리의 정체성을 유지했습니다.
분말스프를 뜯어보니 카레향이 향긋하게 올라옵니다.
색깔도 일반 너구리처럼 붉은 색이 아닌 카레가루 색입니다.
면발은 오동통통 너구리면발.
쫄깃한 식감을 높여 씹는 맛을 더 살렸습니다.
면발을 들어올리면 밑에 건더기가 깔려있습니다.
배송 오면서 충격이 가해졌는지 좀 깨졌는데, 조각난 너구리 캐릭터의 모습을 보니 조금 마음이 아픕니다.
건더기는 다시마와 너구리캐릭터의 얼굴을 담은 어묵, 그리고 계란 스크램블.
캐릭터 어묵 덕에 귀여움이 더해지는데 그만큼 맛도 더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조리법은 두 가지,
끓는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3분 30초 돌리는 방법과 끓는 물을 넣고 뚜껑을 덮은 후 5분 기다리는 일반 조리법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면이 푹 익는 게 싫어서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걸 안 좋아하지만, 카구리는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게 훨씬 맛있다고 하니 두 가지 조리법을 모두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왼쪽은 전자레인지에 돌린 라면,
오른쪽은 끓는 물로만 익힌 라면입니다.
비주얼만 봐도 확 차이가 느껴지죠?
전자레인지에 돌린 건 확실히 조리가 된 비주얼이고 다른 하나는 평소 우리가 먹던 일반 컵라면의 모습입니다.
잘 섞어서 먹어보니 전자레인지 조리법 완승입니다.
그냥 익힌 건 카레향이 그냥 스쳐지나갑니다.
약간 중국이나 일본 쪽 컵라면의 느낌도 나는데, 그래서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카레의 깊은 맛과 향은 덜합니다.
전자레인지에 조리한 건 카레 맛과 너구리 특유의 매콤함이 잘 어우러집니다. 제대로 끓여낸 카레우동 or 카레라면 같습니다.
비교해 보고 그 다음부터는 무조건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해치울 정도로 놀라울 만큼 맛있는데, 꽤 맵습니다.
매운 걸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인데도 맵습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힘들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운맛에 대한 괴로움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만큼 맛있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라면이나 과자 신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워낙 높아서 한국 식품기업의 이미지가 확 올라갔는데 농심이 카구리로 굳히기 들어간 것 같습니다. 너무 잘 만든 제품입니다.
정리하자면,
1. 일단 맛있습니다. 좀 맵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2. 전자레인지가 있다면 무조건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어야 합니다.
3. 중독성이 심합니다. 한 박스 있었는데 벌써 절반 먹어치웠습니다.
4. 먹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무조건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