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성품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 정해진 스위치, 키캡이 장착된 상태로 출시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체리 스위치의 특허가 만료되고 다양한 체리 유사 스위치가 등장하면서 국내에 기계식 키보드의 인기가 급증하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계식 키보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사용자가 직접 스위치 등을 정하는 커스텀 DIY 키트가 조금씩 나오게 되었습니다.
DIY 키트의 경우 커스텀 키보드와 유사한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스위치, 키캡 등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으며 조립 시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다양하게 어레인지가 가능합니다.
오늘 소개할 몬스타기어 닌자 87 RGB DIY 역시 커스텀 DIY 키트의 한 종류로 사용자가 자유롭게 조립을 진행할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인데 어떠한 특징들이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닌자 87 RGB DIY + 푸딩 키캡 구성으로 키보드 조립 키트와 키캡이 각각 상자에 들어있습니다.
키보드 조립 키트 구성품으로 키보드 하우징, 기판, 보강판용 실리콘 차음재, 스위치, 매뉴얼, 와이어 리무버, 케이블, 스위치 리무버, 플라스틱 커버 등이 들어있습니다.
이 중, 하우징, 리무버 등의 기본 구성품 외에는 모두 선택 구성품인데 필요에 따라 다른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실리콘 차음재도 선택하거나 구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택 구성품 중 하나인 실리콘 차음재입니다. 일반적으로 기계식 키보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강판 울림소리를 줄여줄 수 있는 구성품이기 때문에 기계식 키보드의 고음의 울림소리를 최대한 억제하고 싶은 경우에는 꼭 함께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음의 울림소리의 경우 하우징과 기판 사이의 스펀지 흡음재로는 잡을 수 없으며 기판과 보강판 사이의 단단한 결합이나 기판과 보강판 사이에 위와 같은 차음재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위치로 사용할 게이트론 황축입니다. 체리 적축과 유사한 스위치라고 할 수 있는데 체리 적축에 비해 서걱임이 적고 부드러운 키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닌자87 DIY의 하우징입니다. 기판과 보강판이 결합되어 있으며 옵션을 통해 하우징과 기판 사이의 스펀지 흡음재(5T)를 추가 옵션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 차음재를 기판과 보강판 사이에 추가하기 위해서는 키보드 분해를 진행해야 합니다. 분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키보드 뒷면에 나사를 제거하는 일인데, QC 스티커를 제거하면 나사 1개가 보이고 양쪽 높이 조절대에 각가 1개의 나사가 있어 총 3개의 나사를 풀어주면 됩니다.
나사를 풀어 준 후에는 안 쓰는 카드 등으로 하우징 틈을 벌려주어 하우징 상판과 하판을 분리하면 됩니다. 조각칼 등 쇠 공구를 이용하면 더 쉽게 분리되지만 하우징에 쉽게 손상이 가기 때문에 플라스틱 카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우징을 분리한 모습입니다. 하우징 분리 후에는 기판과 보강판 사이의 나사를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보강판 위쪽에 나사가 10개 이상 있는데 모든 나사를 풀어줍니다.
그리고 1개의 나사는 기판 쪽에서 보강판쪽으로 나사가 적용되어 있는데 이 부분도 풀어주면 됩니다.
모든 나사를 풀어주면 기판과 보강판이 쉽게 분리되면 하우징 바닥면과 기판의 경우 USB 연결용 케이블이 적용되어 있는데 그 부분도 분리하면 모든 키보드 분리가 끝납니다.
분리한 기판의 모습입니다. 각 스위치가 장착될 곳에 표시가 되어 있으며 RGB LED와 다이오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또한, 퀵스왑(핫스왑) 방식으로 스위치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퀵스왑 방식으로 스위치를 그냥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인두기 등 다른 장비가 필요하지 않으며 조립도 훨씬 간단합니다.
그리고 기판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스위치 중앙을 기준으로 양쪽에 2개의 구멍이 추가로 뚫려있다는 점인데,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의 경우 무보강판용 스위치가 추가적으로 2개의 다리를 더 가지고 있는데 그러한 스위치도 장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추가적인 2개의 다리가 적용되어 있으면 스위치가 보다 안정적으로 결합되어 퀵스왑 키보드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세한 흔들림도 조금 더 완화할 수 있습니다.
하우징 바닥면입니다. 옵션을 통한 흡음재가 추가되어 있는데, 하우징 바닥면에 튀어나온 부분에 맞게 제단 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에 보다 깔끔한 조립을 원하는 분들은 구역에 맞게 흡음재를 잘라서 적용해 주면 기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판과 보강판 사이에 실리콘 차음재를 적용한 모습입니다. 스위치 위치에 맞게 실리콘 차음재를 올려주고 그 위에 보강판을 올려 조립을 진행하면 됩니다.
다만, 하판까지 완전히 분리한 경우에는 조립 전에 USB 연결용 케이블이 제대로 연결되어 있나 스위치 1개를 조립해서 PC에 연결 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만약 연결 안 되어 있으면 조립 후 다시 분해해야 합니다.)
작은 2개의 실리콘 조각은 스페이스 쪽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만 스페이스 왼쪽 부분에 들어가는 쪽은 나사 때문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기 때문에 테이프 등으로 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리콘 차음재의 경우 보강판에 거의 완전히 가려지기 때문에 조립 후에 외관상으로 차이점은 거의 없습니다.
사용할 게이트론 황축입니다. 스위치의 상판 쪽이 투명하게 처리되어 있어 LED 투과 측면에서 유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스위치의 바닥면을 보면 중앙 부분의 기둥 양옆에 2개의 다리가 추가적으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무보강판 키보드에서도 장착할 수 있는 무보강용 스위치입니다. 닌자 87 RGB DIY 기판의 경우 무보강판용 스위치도 적용 가능하도록 2개의 구멍이 더 뚫려있기 때문에 문제없이 장착이 가능하지만 그러한 구멍이 없는 경우에는 양쪽 2개의 다리를 조립 전에 잘라주어야 합니다.
스위치의 슬라이더 부분입니다. 리니어 스위치인 만큼 별다른 돌기는 없는 모습입니다.
스위치를 위와 같이 완전히 분해 후에 슬라이더 윤활 및 스프링 윤활을 진행해 주면 스위치가 더욱 부드러워지며 스프링 잡음이 모두 잡히기 때문에 더욱 정갈한 느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잡아먹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은 아닙니다. 또한, 퀵스왑 키보드이기 때문에 사용 중 아쉬움이 느껴질 때 작업해도 늦지 않습니다.
퀵스왑 방식이기 때문에 수직으로 스위치를 끼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스위치의 접점 부분(금속)이 휘어져 있는 것들이 하나씩 있는데 그러한 스위치는 장착 전에 똑바로 펴주면 됩니다.
스위치를 다 장착해 준 후에는 마지막으로 키캡을 장착해 주면 모든 키보드 조립이 끝나게 됩니다.
실리콘 흡음재를 추가하지 않고 별도의 윤활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스위치 및 키캡 장착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금방 완성품으로 조립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의 디자인은 클래식한 타입의 텐키리스 키보드입니다. 무난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색상의 경우 살짝 베이지 느낌을 주는 따뜻한 화이트입니다.
무난한 형태의 디자인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특별한 화려함은 없을 수 있지만 다양한 키캡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키캡 교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한 키캡은 화이트 색상의 푸딩키캡인데 키보드의 하우징과 거의 동일한 색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푸딩키캡 특성상 키캡 윗면만 화이트 색상이고 바로 아래쪽부터는 반투명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모서리 부분은 라운드 처리가 되어 있으며 외곽 부분의 두께가 비교적 크지 않은 편입니다.
인디케이터의 경우 Scr Lock 아래쪽에 2개 위치하고 있는데 왼쪽이 caps lock 오른쪽은 win lock입니다. scr lock의 경우 scr lock 쪽에 하얀색 LED가 들어오게 됩니다.
닌자87 DIY의 높이는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평소 기계식 키보드의 높이에 큰 불편함이 없었던 분들은 적응이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바닥면에 1단계 높이 조절이 가능한 높이 조절대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경사진 느낌을 좋아하는 경우 높이 조절대를 활용하면 됩니다.
키보드 뒤쪽에는 USB type-C 단자가 적용되어 있어 동봉된 케이블을 이용해 PC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동봉된 케이블의 경우 패브릭 처리가 되어 있고 색도 예쁜 편입니다.
또한, DIY 키트인 만큼 케이블 연결 부분도 별다른 홈이 없어 다른 케이블을 구매해서 장착하는 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익숙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 키보드인데, 깔끔한 클래식 형태의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절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된 스위치는 게이트론 황축입니다. 체리 적축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스위치인데 상당히 적은 서걱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스위치가 적용된 방향은 정방향인데 정방향의 경우 낮은 체리높이 키캡과의 호환성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키캡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계식 키보드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열승화 키캡의 경우 대다수가 낮은 체리높이 키캡인데, 그런 키캡과 무난히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호환성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사용한 키캡은 화이트 색상의 푸딩키캡인데 기성품에서 많이 사용하는 OEM 프로파일(마제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푸딩 키캡의 큰 특징은 아래쪽은 LED를 잘 투과할 수 있는 반투명 처리 위쪽은 각인 시인을 위해 이중사출 처리가 되어 있다는 점인데, 아래쪽과 각인 쪽에 LED가 은은하게 투과되기 때문에 이 키캡만의 특별한 느낌을 제공해 줍니다.
키캡 재질의 경우 PBT(하얀색 부분)이며 영문만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키캡 반대면을 보면 반투명 재질로 되어 있는데 2가지 재료가 사용된 이중사출 키캡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LED가 켜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키캡 시인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라 LED를 끄고 사용해도 불편함은 특별히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1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푸딩 키캡의 채결력이 강한 건지, 기판과 스위치의 결합력이 안 한 건지 키캡을 제거할 때 스위치까지 같이 뽑히는 현상이 매우 많았습니다.
스태빌라이저의 경우 가장 대중적인 체리식 스테빌이 사용되었는데 스테빌 철심 쪽에 윤활 처리가 다 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윤활 작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키보드를 분해하였을 때 기판과 스테빌 사이에 얇은 테이프를 붙여주는 등의 어레인지는 취향에 따라 해주면 됩니다.
7. LED
푸딩 키캡의 경우 LED가 켜지지 않는 키보드에서 사용하면 특별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몬스타기어 닌자87 RGB DIY처럼 LED가 켜지는 키보드와 함께 사용할 경우 키캡 아래쪽에도 빛이 퍼지기 때문에 특유의 멋진 느낌이 살아나게 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키캡 상단에 각인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정방향 스위치의 경우 LED 측면에서 손해 보는 부분이 많지만 푸딩 키캡은 사실상 모든 방향에서 LED를 투과하고 있기 때문에 정방향과 역방향의 아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이 꺼져있을 경우 푸딩키캡 특유의 LED 느낌을 보다 더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용자가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 몬스타기어 닌자 87 RGB 커스텀 DIY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최근 나오는 기계식 키보드의 경우 일부 문제가 있는 제품을 제외하면 성능 면에서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을 위주로 살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바로 실리콘 차음재인데 기계식 키보드에서 가장 거슬리는 소리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주어 보다 정갈한 소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때문에 키감 그 자체를 더 잘 느낄 수 있으며 예민한 분들도 만족스러운 타건이 가능하게 해 줍니다. 실리콘 차음재 유무의 경우 체감되는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구매하는 분들은 꼭 구성품에 추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판의 결합력이 살짝 약해 키캡을 제거할 때 스위치까지 뽑히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RGB LED 및 win lock 등의 기능을 지원하고 있고 무보강판용 스위치까지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평소,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이 많아 자신이 커스텀 하는 키보드를 원할 경우 닌자 87 RGB DIY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