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장치 커뮤니티에서 '한고무무'로 불리며 일반인 기준, 키보드 추천 제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한성 TFG ART Wireless의 후속작이 출시됐다. 많은 부분이 이전 세대와 같지만, 2.4GHz 리시버가 추가됐고 유선이 아닌 무선 모드에서도 RGB 조명을 활성화할 수 있으며 전용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일주일 정도 사용해 보니 가격(179,000원) 대비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처럼 동시에 여러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큰 만족감을 제공하는 무선 기계식 키보드가 될 수 있다. 대표 특장점과 아쉬운 점을 살펴봤다.
한성 TFG ART Wireless V2는 갈축, 적축, 저소음 적축 키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독일의 Cherry MX RGB 정품 스위치가 사용됐다. 패키지 구성품으로 여분의 스위치 3개가 제공되며 본체 외에도 2.4GHz 리시버, USB C to A 케이블, 키캡 리무버, 스위치 리무버, 청소용 브러쉬, 더스트 커버 그리고 한글 설명서가 제공된다.
시장에서 언제든 구매할 수 있는 무선 기계식 키보드 기성품은 흔치 않다. 그런데 최대 3대 기기와 페어링을 맺어 놓고 사용자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활성화 기기를 변경할 수 있는 제품은 더더욱 찾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2.4GHz 리시버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입력이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게이밍 키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국내 브랜드가 출시한 것 중에서는 이게 유일하지 않나 싶다.
본체 후면에 위치한 Type-C USB 2.0 인터페이스는 데이터 통신뿐만 아니라 충전까지 담당한다. 완충 상태에서 최대 300시간을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3,000mAh)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 그러나 사용 시간 정보가 무선 키보드 모드에서는 RGB 조명이 자동으로 비활성화되던 전작과 같은 것으로 보아 이번 신제품에서는 사용자가 LED를 어떻게 세팅(밝기, 속도 등)하고 활성화하는지에 따라 최대 사용 시간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작보다 개선된 RGB 효과에 눈에 띈다. 생각했던 것보다 광량이 높아 밝은 곳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더라. 총 19가지 프리셋을 지원하며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 커스터마이징까지 가능하다. 참고로 Wireless 모드에서는 배터리 소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60초 동안 입력이 없으면 자동으로 절전모드에 진입되면서 LED가 꺼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퀵스왑 PCB가 적용됐다. 평소 키보드에 관심이 없다면 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점이 좋은지 감이 잘 오지 않을 것이다. 쉽게 키보드 한 대로 다양한 스위치를 경험할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리뷰에 사용된 모델은 저소음 적축 키보드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타건감, 타건음을 맛보고 싶을 때 스위치만 따로 구매해 교체하면 된다. 정방향 설계에 3핀, 5핀을 모두 지원해 스위치 호환성까지 높아 마음에 든다.
MX RGB 저소음 적축 스위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숙함이 요구되는 사무실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클릭, 택타일 계열보다는 밋밋하지만, 45g(±15g) 키압이 주는 쫄깃함은 메카니컬 타입이 아닌 다른(멤브레인, 펜타그래프 등) 저소음 키보드보다 타이핑하는 재미가 있다.
'한무기' 시리즈가 인기있는 이유로 100% 리얼 통고무판이 사용된 하판 하우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하우징이 ABS 소재로만 만들어진 여타 무선 기계식 키보드보다 여러 종류의 잡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통울림이 거의 없다. 물론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감돼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외관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단, 고무 특성상 이물질이 잘 묻는다.
알루미늄 보강판까지 적용돼 단단하면서도 정숙한 타건감을 완성했다. 물론 스위치 자체는 윤활되지 않아 저소음 적축이라고 할지라도 미세한 스프링 소음이 존재하지만,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하면 정숙함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추가로 팩토리 윤활 처리가 된 체리식 스테빌라이저까지 적용하는 등 키 감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앞서 소개한 특장점들에 이어 체리 프로파일 PBT 이중사출 키캡까지 제공된다. 17만 원대 가격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OEM 타입보다 높이가 조금 더 낮아 손목에 무리가 덜 간다. 그리고 오래 사용하면 표면이 번들거리는 ABS와 비교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자랑하며 한글과 영문 모두 이중사출 방식으로 각인돼 당신이 억지로 파내지 않는 이상 손상될 확률이 0%에 가깝다.
최대 5개 호스트 기기를 유무선 방식으로 연결해 놓고 자유자재로 활성화 기기를 변경할 수 있으며 Windows뿐만 아니라 macOS에 최적화된 레이아웃 전환 기능까지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이 조합이 실사용 환경에서 가장 마음에 들더라.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할 것 없이 내가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디바이스에 한성 TFG ART Wireless V2를 등록해 놓고 쾌적한 타이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로지텍 MX Keys 같은 멀티 페어링을 지원하는 무선 키보드를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 소개하고 있는 제품은 메카니컬 스위치 그것도 언제든 내가 원하는 스위치로 바꿔 가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사용성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FN 키와 F1~F12 키를 조합해 편리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키를 제공한다. 배터리 부족, 충전 중, 현재 BT로 연결된 기기 정보 등을 LED를 통해 직관적으로 안내하는 점도 좋다. 'Nkey rollover(무한 동시 입력)'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 그리고 'CAPS LOCK', 'SCRLK LOCK', 'WIN LOCK' 인디케이터를 ESC 키 바로 옆에 깔끔하게 세로 방향으로 삽입한 점도 마음에 들더라.
전용 소프트웨어는 국내 경쟁사들 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크게 키 맵핑, 매크로 등록, 조명 효과 설정 3가지 기능을 제공하며 개별 프로필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공장 초기화, 펌웨어 업데이트 등도 가능하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후에 한성컴퓨터에서 출시하는 모든 입력장치를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처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정도 퀄리티면 누군가에게 나한테 키보드 추천 문의를 했을 때 리스트에 포함해도 절대 욕먹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전작에서 호평 받았던 특장점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로 2.4GHz 수신기를 활용해 게이밍 키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개선된 RGB 효과와 전용 소프트웨어 등이 추가돼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자세한 정보 확인 : https://prod.danawa.com/info/?pcode=18168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