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좋은 키보드를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마다 모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게임을 하기 위해 성능이 좋은 키보드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사무 작업을 하기 위해 정갈한 키보드를 원하기도 하며, 또 누군가는 키보드 키감에서 오는 그 타건감을 즐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 용도별 키보드를 하나씩 살 수 도 없는 노릇. 게이밍 키보드의 다양한 기능과 커스텀 키보드의 정갈한 타건감, 그리고 작업 용도까지 커버 가능한 만능 키보드가 존재할까요?
오늘 소개해 드릴 제품은 MOUNTAIN이라는 회사의 EVEREST MAX 키보드입니다. MOUNTAIN은 킥스타터 모집을 통해 데뷔한 회사인데요. 그래서 아직 많은 유저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을 겁니다. 이 회사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이유는 바로 이 킥스타터 키보드였던 EVEREST MAX가 풀스펙 키보드로 알려지면서부터 인데요. MOUNTAIN이 추구하는 방향은, 자신들도 고전 게임부터 최신 게임까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로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사용자들이 원하는지, 그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키보드가 무엇인지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토대로 키보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약 한 달 가까이 이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키보드가 게임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MOUNTAIN EVEREST MAX는 키보드 자체가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 줬다는 점입니다. 이 키보드의 다양한 모듈을 나를 위한 환경으로 재구성하고 맞춤 설계하는 것이 다른 키보드의 커스텀으로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극한의 만족감을 경험했던 것이죠. 오늘은 이 키보드가 게임보다 즐거웠던 이유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미드나이트 블랙 컬러와 그레이 컬러로 나뉘며 선택 가능한 스위치로 청축, 갈축, 적축, 저소음 적축 4가지, 총 8가지 바리에이션을 갖습니다.
패키지는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그 첫인상을 평가하자면, 매우 거대한 박스. 그리고 무엇이 들었는지 모를 만큼 상당히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풀 배열 키보드니까 박스가 조금 길겠구나,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두께가 두꺼운 박스를 보는 것은 여태껏 없었습니다. 거대하고 광활한 면적의 패키지와는 상반되게, 전면 패키지의 디자인을 제품의 자랑이 아니라 단 한 문장으로만 채웠습니다.
“REACH YOUR SUMMIT(정상으로 이끌다)"
박스의 뒷면은 어느 정도 정상적인(?) 문구로 가득합니다. 이 제품에 대한 다양한 특징을 요약해서 잘 보여주고 있거든요. 물론 먼저 제품을 며칠이나 써본 시점에서 패키지 뒷면을 다시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이것도 최대한 간추리고 요약했다는 점입니다.
이 패키지가 왜 이렇게 거대한가에 대한 답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구성품 설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본 텐키리스 배열의 키보드 본체와 넘버패드, 미디어 독, 팜레스트 등 주요 구성품들이 이 안에 가득 들어차 있다고 설명이라도 해줘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다시 옆쪽에 작게 제품 컬러 표시와 스위치 종류, 키보드 배열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패키지는 통일하되, 많은 바리에이션을 각각 표기하기에 적합한 방법이죠.
패키지는 패키지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길게 설명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패키지에 다양한 비밀이 숨어있다 보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박스는 보석함처럼 전면이 열리는 방식인데, 손잡이가 MOUNTAIN의 로고가 입체 처리되어 있으며, 손잡이도 로고의 모양을 따라서 홈이 파져있는 모양새입니다.
드디어 패키지를 오픈해 보면, 가장 위에는 텐키리스 배열의 키보드 본체, MOUNTAIN EVEREST MAX가 나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공식 유통사인 이엠텍의 정품 보증서도 같이 들어있는데요. 보통 해외 수입품의 경우 패키지의 밀봉 비닐 겉에 유통사 표기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엠텍의 정품 보증서가 안에 있는 것으로 보아, 완전히 공장 출고 단계에서부터 동봉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키보드 본체를 빼고 나면, 역시 비닐에 패키징 된 팜레스트가 나타납니다. 소개해야 될 구성품이 많다 보니 일단은 어떤 구성품이 들어있는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먼저 이어가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2단으로 된 패키지 구성인데요. 하단에는 사진처럼 서랍 형태로 별도 구성품이 들어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마치 단순한 키보드 박스가 아니라, 사용자가 전쟁터에 나가기 전 무기고를 열어, 나만의 총기 파츠를 장착해서 싸우러 나가는 것 같은, 게임의 장비 장착 인터페이스와도 같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아, 한 가지 덧붙이고자 하는 말이 있습니다. MOUNTAIN이 패키지 디자인을 이렇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 말이죠. 제품 자체를 제외한 패키지 그 어느 부분에서도 플라스틱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MOUNTAIN 사는 해양 플라스틱을 줄이고 종이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Plastic Bank라는 회사와 협력하면서 패키지 디자인에도 환경을 고려하고, 종이 재사용성을 높인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모든 패키지 구성품을 꺼내본 모습입니다. 일반적인 게이밍 키보드라고 하기에는 정말 다양한 구성품인데요.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의 주요 구성품 중 하나인 분리형 넘버패드입니다. 넘버 패드는 주로 게임을 할 때는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예 키보드 자체를 텐키리스로 구매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지만, 분리가 가능한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텐키리스의 장점과 풀 배열의 장점을 모두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넘버패드가 오히려 더 필요한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4개의 LCD 키를 탑재했습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약 1.5인치 크기의 원형 LCD를 탑재한 미디어 독 모듈도 보입니다. 원형 디스플레이는 다이얼 노브가 있어서 볼륨 조절이나 LCD 조작을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스위치 핫스왑 방식을 지원합니다. 즉 키보드의 주요 고장 원인 요소인 스위치를, 언제든지 사용자가 교체할 수 있고, 원하는 스위치 교체도 매우 간편하며, 더 깊게 들어간다면 풀 윤활처럼 키보드 작업을 할 때 솔더링-디솔더링 작업이 필요 없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MOUNTAIN EVEREST MAX의 스위치는 기본 공장 윤활이기 때문에 일반 비윤활 키보드와는 비교도 불가능한 키감을 자랑하지만 말이죠. 그 외에도 키캡 리무버, 여분 ESC 키캡, 그리고 8개의 키보드 높이 조절 마그네틱 받침대를 제공합니다.
여분으로 제공되는 스위치는 체리사의 스피드 실버축, 청축, 갈축, 적축, 저소음 적축이 제공됩니다. 스피드 실버축은 입력 지점(Travel)이 가장 짧아, 사용자의 입력 의도를 가장 빠르게 캐치합니다. 청축은 대표적인 클릭 타입 스위치입니다. '찰칵' 거리는 소리로 유명하죠. 갈축은 청축보다 클릭 소음이 더 적고 걸리는 느낌이 약한 넌클릭(택타일) 스위치이며, 적축은 입력할 때까지 압력이 일정한 리니어 스위치입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의 구성품으로 USB Type-C to C 넘버패드 연결 케이블과, USB Type-B to C 키보드 연결 케이블을 제공합니다. 두 케이블 모두 저렴하지 않은 케이블이라는 것을 반증하듯, 고품질 슬리빙 처리가 되어있으며 케이블의 두께도 상당한 편입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미드나이트 블랙과 건메탈 그레이 색상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리뷰에 사용된 모델은 건메탈 그레이 컬러입니다. 미드나이트 블랙 컬러와 큰 차이가 날 만큼 밝은색의 가까운 그레이 컬러는 아니지만, 이름처럼 상판의 재질이 메탈이라는 것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헤어라인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데 이 무늬가 더욱 살아나기도 합니다. 반대로 미드나이트 블랙 컬러는 고급스러움과 무난함, 그리고 키캡 색상과 일체감이 더 좋다는 장점이 있겠습니다.
비키 스타일입니다. 비키 스타일은 키캡이 전부 나온 형태이며, 테두리 여백이 좁은 스타일을 뜻합니다. 청소에도 용이하고 키보드의 사이즈를 좀 더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키보드 상단 쪽에는 미디어 독 연결을 위한 C타입 단자를 양쪽에 배치했고, 중간에는 추가 USB를 사용할 수 있는 단자를 추가 제공합니다.
키보드 각 좌우 사이드에는 넘버패드 연결을 위한 C타입 단자가 배치되었습니다. 단자 옆에는 마그네틱이 적용되어서 가까이 다가가면 C타입 단자 연결까지도 매끄럽게 들어갑니다. 좌, 우 모두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디어 독과 넘버패드 모두 좌, 우측 편한 위치를 골라서 조합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 스스로 본인에게 더 편한 세팅을 구성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넘버패드를 사용하긴 해야 되지만, 양손 사이가 멀어지는 것이 불편하다면, 넘버패드를 왼쪽에 조합할 수도 있게 됩니다. 필요가 없다면 분리해서 사용할 수도 있고, 아예 케이블로 멀리서 사용도 가능하죠. 사용자에게 많은 선택지를 준다는 것은 더 많은 사용자에게 좋은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ABS 키캡을 사용합니다. ABS 키캡이 사용된 것을 단점으로 꼽는 사용자도 있는데요. 이 키보드의 가격대가 어느 정도 나가다 보니, 더 비싼 단가에 PBT 키캡을 사용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부 공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ABS 키캡과 PBT 키캡의 장단점은 서로 명확하다 보니 제조사에서 원하는 키감과 LED 색감을 만들기 위해서 그에 걸맞은 키캡을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LED를 더 우선시하는 키보드가 빛 투과율이 낮은 PBT 키캡을 사용하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될 수 있고, 내구성을 강조하는 키보드가 ABS 키캡을 사용하는 것도 말이 안 될 테니 말이죠. 이 키보드는 그런 면에서 ABS 키캡을 "선택"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ABS 특유의 도각 거리는 느낌이 괜찮았는데요. 저렴한 ABS 키캡과 고급형 ABS 키캡은 두께감에서 차이가 나는데 해당 모델의 키캡은 저렴한 키보드에 들어간 것보다 더 두껍다 보니 좀 더 고급감이 느껴지고 타건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키캡 프로필은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들이 채용하는 OEM 프로파일을 적용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모델은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 '건메탈 그레이' 컬러의 '저소음 적축' 스위치입니다. 리니어 타입은 걸리는 느낌이 없어서 손가락으로 누를 때 입력 압력이 일정한 스위치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저소음 적축은 실리콘 댐퍼를 추가해서 하우징 바닥을 때리는 소음을 줄인 스위치입니다.
'이 키보드가 얼마짜리다.'라는 것을 매번 상기시키기 위해서는, 키보드를 볼 때마다 그만한 포인트가 있어야 합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그 포인트를 호화스러운 액세서리보다도, 미묘하고 부드러운, 그리고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상판 절삭면 표면처리를 통해 표현했다고 생각됩니다. 알루미늄 상판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서리, 표면 등 사람 손이 닿는 곳은 어디든 정말 기분 좋게 매끄러운 마감과 표면처리 가공을 해놓았습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사진과 같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키캡 리무버 뒤쪽에 달린 스위치 리무버를 통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에는 위아래로 살짝 튀어나온 걸쇠가 있고, 이 걸쇠를 눌러서 분리하는 방식입니다. 최초에는 분리에 약간 힘이 들고, 이후에는 적은 힘으로도 쉽게 분리가 됩니다.
키보드 상단에는 보일 듯 말 듯 , 음각 처리된 에버레스트의 로고가 있습니다. 글자가 없고 굉장히 심플한 모양이라서 키보드 디자인과도 이미지 매치가 더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키보드의 뒤판은 플라스틱 하우징으로 되어있으며, 케이블을 깔끔하게 수납처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전원 케이블 연결 위치가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 있다는 점인데요. 대부분의 케이블 분리형 키보드들은 단자 쪽이 힘도 가장 많이 받고, 파손 위험이 제일 크기 마련인데, 이런 식으로 설계하면 그런 위험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키보드의 높이 조절 방식은 자석으로 스페이서를 부착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총 8개가 제공되므로, 텐키리스 사용 시에는 2단계로, 텐키리스 미사용 시에는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해집니다. 처음 사용 시에는 기본 장착된 스페이서가 고정형태인줄 알고, 미끄럼 방지는 그럼 어떻게 하란 거지? 생각했는데, 기본 붙어있는 미끄럼 방지 패드가 달린 스페이서도 분리가 가능하며, 이 스페이서를 가장 마지막에 부착시키면 가능한 방식이더군요.
스위치 : 저소음 적축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공장 윤활 처리되어 출고되는 키보드입니다. 공장 윤활이라고는 하지만, 미윤활 키보드와는 차원이라는 소리를 들려주며, 내부에는 흡음재까지 처리되어 있고, 상판도 알루미늄을 적용하여 통울림과 스태빌 잡소리, 스위치 타건 소리까지 사실상 공방에서 수제 작업한 키보드 소리에 더 가깝습니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렴한 키보드를 홀타이트로 변경, 풀 윤활, 스태빌 작업, 흡음재 작업까지 공방에 맡기게 될 경우 가격이 15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치솟는 걸 생각한다면, 이 키보드의 가격이 말이 안 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LCD 키까지 있는 풀 배열, 넘버패드 분리형, 미디어 독과 같은 옵션까지 생각한다면 오히려 게이밍 키보드를 공방 작업 맡길 때보다 가성비는 더 좋은 편이죠.
키보드의 넘버패드는 분리형입니다. 텐키리스 배열과 풀배열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뜻이지요. 넘버패드 모듈의 연결 방식은 뒤쪽 슬라이더를 좌우로 움직여서 장착 방향을 결정하고, 튀어나온 USB Type-C 단자를 연결해야 합니다. 결합이 매끄럽고 저항감이 전혀 없어서 간편한 분리가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었지만, 키보드 본체를 들어 올릴 일이 있다면 단자가 조금 휠 염려가 있어서 약간의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키보드를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양쪽을 모두 잡아도 결합 부분이 어긋나기 때문에 분리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결착의 자유로움은 편리하지만, 강력하지 않은 결착은 계륵과도 같은 존재로 보입니다. 이런 방식의 비교할 만한 제품이 바로 ASUS ROG 클레이모어 2 키보드인데요. 해당 키보드도 분리형 텐키 키보드를 갖추고 있으나, 리안리의 유니팬 시리즈처럼 강력한 결착 방식과 노출 단자를 사용합니다. 물론 이 방식이 강력한 결착을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반대의 장단점을 갖습니다. 키보드 중 넘버패드를 분리형으로 만든 키보드들도 있지만 대부분 USB 케이블 연결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거의 드뭅니다. 에버레스트 맥스의 경우는 타사 넘버패드 분리형 키보드 중 하나인 ASUS 클레이모어 2랑 비교했을 때, 강력한 결착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USB 케이블을 통해 연결이 가능하므로 넘버패드 키보드만 따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선에 대한 편리성은 더 극대화되어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팜레스트는 말랑말랑한 쿠션감을 가진 인조가죽으로 보입니다. 팜레스트 부착 역시 자석 결합 방식이라서 손쉬운 탈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사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키보드를 사용할 때 팜레스트 사용은 하지 않는 편인데요.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의 팜레스트는 쿠션감도 좋고 손목에 닿는 부드러움까지 괜찮아서 원래 사용 안 하던 팜레스트를 지금은 오히려 적극 사용 중입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표준 배열 호환이 가능한 키보드이므로 자유로운 키캡 교체가 가능합니다. 저는 예시로 PBT 화이트 키캡을 사용했는데요. ABS와 PBT의 각 장단점을 활용해서 자주 사용하는 키에는 PBT 키를, 도각 거리는 느낌을 주고 싶은 키에는 ABS 기본 키캡을 장착했고 명암이 대비되는 화이트와 블랙을 믹스해서, 키보드 이름처럼 에버레스트의 산 아래 눈이 녹은 부분과 산 정상에 쌓인 눈의 시각적 이미지를 연출했습니다.
저는 게이밍 제품에 있어서 가장 엄격한 평가를 내리는 부분이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게이밍 제품은 제품의 하드웨어적 성능도 중요하지만, 요즘 시대엔 매크로, 다양한 부가기능, LED 커스터마이징 등 MOUNTAIN의 주변기기들은 Base Camp™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사실 회사의 규모가 아직은 큰 것이 아니라서 가장 기대를 하지 않았던 부분인데요. 오히려 수많은 유명 제조사들을 제치고 순위권 안에 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기능과 UI, 그리고 필요한 기능까지 모두 뛰어났습니다. 한 가지 단점은 하드웨어 적용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기능 실행마다 로딩이 조금 잦다는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Base Camp™ 소프트웨어에서는 프로그램에 따른 자동 프로필 변경을 지원합니다. 은근히 지원하는 제조사도 적고 제대로 구현한 소프트웨어도 많지 않은데, Base Camp™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지원합니다. 저는 항상 게임을 할 때 각 단축키를 개별 LED 설정하여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데, 게임을 실행했을 때 일일이 사용자가 프로필을 바꿔주지 않아도, 게임 프로그램을 등록해두면 자동으로 프로필이 바뀌고, 게임이 꺼지면 원래의 프로필로 돌아가도록 구현했습니다.
넘버패드 LCD 키의 존재는 키보드의 활용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줍니다. Base Camp™ 소프트웨어를 통해 원하는 이미지로 교체할 수 있고, 일반 키들뿐만 아니라 LCD 키도 프로그램 실행, 인터넷 바로 가기 등록, OS 명령(컴퓨터 끄기, 작업관리자 실행 등), 매크로 단축키, 프로필 변경, 미디어 키 활용 등 완전히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미디어 독은 C타입 단자를 사용하며 이름 그대로 앞으로 감기, 뒤로 감기, 재생/멈춤, 음소거 등의 버튼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만 있다면 미디어 독의 필요성은 사실 전무할 텐데요. 이름보다는 오히려 1.5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키보드의 커스터마이징, 볼륨 조절 등을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다가오는 제품입니다. 또한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CAPS LOCK / NUM LOCK과 같은 활성, 비활성 여부를 키캡의 LED 온/오프를 통해 나타나는데요. 미디어 독에서도 화이트 LED가 기능 락의 활성 여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장 우측에 있는 버튼은 LCD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입니다. 한번 클릭으로 선택 / 더블 클릭으로 뒤로 가기가 동작됩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다이얼 노브를 회전시켜서 선택할 수 있죠. 기본적으로 시계 / 프로필 / LED 모드 / 볼륨 / LED 밝기 / PC INFO / APM / 커스텀 모드 총 8가지 모드를 제공합니다. Base Camp™ 소프트웨어를 통해 메뉴를 비활성화하거나 시계 모양을 변경하는 등의 설정도 가능합니다. UI는 다이얼 노브를 돌려서 선택하거나 조절하는데 최적화되어있어서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디스플레이가 있고 없고의 정보량 차이는 어마어마한데요. 예를 들어 키보드의 밝기를 조절하는 경우, 타사는 Fn 키+밝기 조절 펑션키를 눌러서 조절하게 되는데, 이때 밝기가 몇 단계가 있고 지금 몇 번을 눌러야 꺼지는지, 또는 최대 밝기가 되는지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아마 LED 키보드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이런 상황을 겪은 경험이 무조건 있죠.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재 볼륨이나 밝기 값이 몇이고,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보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LED 모드의 선택은 Base Camp™ 소프트웨어 또는, 미디어 독의 다이얼을 돌려서 LED 모드를 변경해서 선택이 가능합니다. 기본 LED는 푸른색의 Static 모드인데요. 참고로 컴퓨터 부팅 시에는 LED가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을 주는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 전용 웰컴 라이팅도 존재합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RGB LED를 지원합니다. 소프트웨어에서 자유롭게 설정할 수도 있고, 미디어 독에서 라이팅 모드를 즉시 변경할 수도 있죠. 레인보우 효과들도 물론 존재하지만, 사진은 'YETI' 모드라고 불리는 마운틴 에버레스트 만의 특별한 모드인데요. 예티라는 이름은 히말라야 산맥에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전설 속의 동물이죠. LED 효과의 이름마저도 마운틴-에버레스트로 이어지는 회사명과 제품명처럼 하나의 세계관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YETI 모드는 푸른색과 흰색의 절묘한 효과가 북극의 오로라 같은 느낌을 자아내서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상판이 두개로 나누어진 것처럼 이중 레이어 디자인 설계가 되어 있고, 그 중간에는 따로 색상을 지정할 수 있는 LED 라인이 또 존재합니다. 옆에서 일부러 보지 않는 이상 안 보일 만큼 절묘하게 가려져 있어서, 화려한 게이밍 키보드의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지만 화려하진 않은 에버레스트 키보드만의 은근한 매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한번 패키지에 적혀있던 자신 있는 문구를 되새겨봅니다. "정상으로 이끌다." 이 키보드가 기획, 제작되는 순간부터 사용자의 손에 눌리는 순간까지의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문장입니다. 키보드라는 것은 절대 내 게임 실력을 키워주지는 않지만 내 실력을 손쉽게 업그레이드 시켜주기 위한 훌륭한 도구가 바로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성 키보드들의 단점은 키감이 나쁘고, 정해진 스위치를 사용해하는 것, 커스터마이징이 극히 제한적이고 사용자가 키보드에 맞춰가야 한다는 점인데요. 커스텀 키보드는 반대로 내가 정말 원하는 키보드를 만들 수 있지만 이 역시 한번 제작된 제품이면, 넘버패드를 추가할 수도 없고, 소프트웨어 기능이 극히 제한적이거나 없는 경우가 많지만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는 내가 실행하는 프로그램에 각 프로필을 적용하여 빠르게 매크로와 LED, 키 바인딩을 세팅할 수 있고, 게임에 따라 넘버패드를 자유롭게 추가하거나 잠시 빼둘 수도 있죠. 한마디로 수많은 사용자들이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 하나 가지고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만들어서 커스텀 키보드보다도 더 강력한 커스텀 키보드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키감과 스위치감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게이밍 키보드들은 잡소리와 통울림 등으로 인해 혹평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MOUNTAIN EVEREST MAX 키보드만큼은 적어도 키감으로 까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윤활 스위치로 인하여 저소음 적축의 도각 거리는 느낌이 상당히 듣기 좋고 흡음재 탑재로 인하여 통울림과 잡소리도 기성 키보드라고는 믿기지 않을 수준으로 잡혀있어서 기성 키보드로 ASMR을 해도 되는 수준이죠. 기성 키보드의 경우 이 정도 수준의 마감 처리와 QC 관리가 쉽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너무 장점만을 설명했지만 단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쉽게도 LCD 키는 GIF 같은 '움짤'은 등록할 수가 없어서 꾸미는 재미에서 살짝은 아쉬웠고, 소프트웨어의 성능이 아직은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잦은 로딩이 걸리는 것은 분명 추후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리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이엠텍아이엔씨로부터 제품만 제공받았으며, 리뷰 내용에 관하여 어떠한 간섭 없이 자유롭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