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의 여인을 사랑한 쇼팽의 이야기

39년에 불과한 짧은 생을 산 쇼팽의 삶은 피아노 그 자체였다. 그는 인생에서 200여 곡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는데, 서정적으로 알려진 쇼팽의 음악은 생각보다 과감하고 극적이다.
그의 음악과 달리 쇼팽의 성격은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았다. 그런 쇼팽이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여인이 있었는데, 프랑스 소설가 조르주 상드였다. 상드는 쇼팽보다 6살 연상으로 두 아이가 있는 이혼녀였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이었다.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의 연인이었던 마리 다구 백작부인의 살롱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깊이 사랑하게 됐고, 10년간 연인으로 지냈다. 하지만 이 사랑도 결국 끝이 났다. 상드는 갑자기 그에게 이별 통보를 했고, 쇼팽은 오랜 시간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그리고 2년 후 쇼팽은 상드를 그리워하다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김희경의 영화로운 예술> 중에서

쇼팽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지만, 그의 39년 인생에서 10년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끝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 또한 충분히 의미 있었을 테죠.
영원할 것만 같은 사랑도 언젠가는 쇼팽과 상드처럼 어떤 방식으로든 끝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멈출 순 없지 않을까요? 상드의 시 ‘상처’에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꽃을 꺾기 위해서 가시에 찔리듯 사랑을 얻기 위해 내 영혼의 상처를 견뎌낸다.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으므로. 사랑하라. 인생에서 좋은 것은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