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파트 고층에 삽니다.
유리창이 더러워지면, 안쪽 창은 제가 천으로 한 번씩 닦아주긴 합니다.
하지만 외창은 물때가 끼고, 흙먼지가 눌러 앉는 것을 분하지만 지켜보고 지냈었죠.
더불어 이중창의 안쪽도 (사실 이 쪽은 유리문 손잡이를 분해하면 청소가 가능하지만) 그냥 냅두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게 너무 오래되니까 뿌옇게 보기가 너무 싫은 겁니다.
모 쇼핑사이트 행사 기간이길래, 뭐 살 거 없나고 돌아보던 중 우연히 이 제품을 보게 되었고,
홀린 듯이 구매를 하고 말았습니다.
제품은 파워가드라는 알 수 없는 회사에서 만든, '워터 윈클봇 WWB-S700' (현재 최저가 175,000원)입니다.
최신 제품은 이거 말고 따로 있는데, 그건 몇 만원 더 비싸더라고요. 스펙보니까 큰 차이 안나서 그냥 샀습니다.
박스 안 쪽에 깨알같이 사용법이 적혀있네요.
자세한 사용설명서 따로 들어 있습니다.
기본 구성품입니다.
청소 로봇 본체(걸레 1팩 기본 장착)와 걸레 추가 구성 4팩, 리모컨과 전원 케이블 정도가 들어 있네요.
세제 용기가 들어 있는데, 빈 통입니다. 유리 세정제는 필요하면 따로 사셔야 합니다. 저는 그냥 집에 있는 거 썼습니다.
청소기 본체인데, 꽤 묵직합니다. 무게가 1.05kg 이니까 가벼운 여성용 아령 정도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두께는 6.9cm입니다. 이중창 안 쪽에 넣어야 해서 대충 자로 재어봤는데, 저희 집 같은 경우는 8cm 이하면 될 거 같더라구요. 이거 말고 최신 제품은 6.5cm로 더 슬림해졌습니다. 제가 구매한 거보다 더 구형 제품은 7.5cm 인거 같던데 대신 가격은 또 좀더 저렴합니다.
본격적으로 청소하기 전에, 충전을 좀 해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선 제품이지만, 모종의 이유로 갑자기 전원이 끊어질 경우 청소기가 낙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배터리가 들어 있습니다.
유선 제품이고, 외창 밖에서 혼자 돌아다녀야 해서 전원 케이블은 4m로 꽤 깁니다. 이 정도면 웬만한 창문 청소는 다 가능하겠죠.
케이블 연결은 뽑히면 안 되기 때문에, 돌려서 체결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전원은 국산이므로 당연하게도 220V 콘센트를 사용합니다.
설명서보니까 처음에는 건식으로 돌려서 먼지 먼저 떨어내고, 그 다음에 습식으로 마무리하라고 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처음에 설명서를 제대로 안 봤기 때문에, 바로 세제를 만들어 넣었습니다.
세제는 유리세정제를 그대로 쓰지는 않고, 물로 1:1 정도 희석했습니다. 얼룩 남을 수도 있다고 해서요.
청소기 옆구리에 세제 넣는 구멍이 있는데, 아까 세제 용기에 넣은 걸 여기에 부어 줍니다.
300ml까지 들어간다고 하는데, 대충 반 정도 때려 넣었습니다.
처음이라 약간 겁나가지고 내창에 먼저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창문에 갖다 대고 전원 버튼 약 2초 누르면, 진공 청소기 소리내면서 달라붙습니다.
살짝 당겨봤는데, 생각보다 단단히 붙어 있습니다.
소음은 좀 있어요. 스펙상 65dB인데, 이게 결코 조용한 게 아니거든요.
리모컨에 상부로 올라가서, 그 다음에 좌우 청소하면서 내려오는 버튼이 있습니다.
청소는 그 버튼 하나만 쓰면 되는 거 같더라고요. 저도 그거 눌렀더니, 지가 알아서 창문 맨 위로 기어올라가서 청소를 시작합니다.
잠깐 보고 있으니 까닥까닥? 이라고 해야 하나 기웃기웃? 이라고 해야 하여간 자기만의 패턴으로 청소를 시작합니다.
일반 전면창 한 칸 기준 약 9~10분 정도 걸립니다. 거실같은 데 쓰이는 전면창은 훨씬 크니까 시간도 많이 걸려서, 한 쪽 면에 30분 쯤 걸린 거 같습니다.
어느 정도 돌려보니까 안 떨어질 거 같아서, 외창 바깥 쪽 청소도 해보았는데 잘 되네요.
일단 청소 자체는, 사람이 하는 거보다는 당연히 못합니다.
당연히 찌든 때는 못 떼어냅니다. 그런 건 천들고 유리세정제 뿌리면서 박박 닦아야 없어져요.
그리고 유리가 너무 더러우면 잘 못 붙어 있습니다. 청소 잘 하다가 유리창 하단부에서 떨어진 게 2번 입니다. 다행히 아래로 굴러떨어진 건 아닌데, 하여간 완벽한 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안전로프 연결하고 청소해야 합니다. 베란다 난간에다가 로프 둘둘하고 안전고리 채워야 해요.
특히 신축 아파트는 유리에 본인도 모르게 페인트가 미세하게 뿌려져 있습니다. 그런 곳은 저 청소기 로봇이 미끄러져서 기어 올라가지도 못합니다. 저도 이번에 청소하면서 알게 되어서, 아세톤 사서 다 지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리창 테두리 쪽은, 제대로 청소 못 합니다. 테두리가 만나는 코너 부분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곳은 그냥 사람이 천들고 닦아서 마무리해야합니다.
결국 유리창 청소를 깨끗하게 다 하긴 했는데, 일단 로봇이 미끄러지는 부분이 보이면 제가 직접 가서 페인트가 뿌려져 있는지, 아니면 흙먼지가 눌러붙었는지 보고 닦아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테두리도요. 그렇게 이중삼중으로 청소를 했으니, 당연히 깨끗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이 청소기가 아주 쓸모가 없냐? 또 그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관리되는 유리창이라면 얘만 돌려도 어느 정도 뿌연 건 없어집니다. 겨울에 이중창 안 쪽에 물기가 차서 흘러내리는 걸 속수무책으로 쳐다보신 분들 꽤 될텐데요. 그런 건 이제 얘가 다 처리한다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흙먼지도 찌든 때만 아니면 닦아 내서 없애주고요.
결론적으로 만능은 아닌데, 청소 수단으로 가지고 있으면 나쁘지는 않다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좀 비싼 거 같아요. 어쨌든 자주 쓸 거 같지 않은데 자주 쓰는 다른 청소기 제품들과 비슷하게 가격이 15~20만원 정도 합니다.
사고 나서, 찾아보니 샤오미 제품 9만원 정도 하는 것도 있더군요. 지금 사라면 전 그거 살 거 같긴 합니다. 두께, 흡착력 등의 스펙은 제가 구매한 게 좋긴 한데, 어쨌든 중국 제품이 싸니까요.
A/S가 편한 거 좋아하시고, 국내에서 배송 빨리 받는게 필요하시다면 국산 제품 사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꼭 이 제품 아니라도 다른 제품도 찾아보니 비슷비슷해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