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수 씨(가명)는 평소 영화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자막이 나오지 않는 극장에서는 영화를 볼 수 없었죠. 이에 경수 씨는 장애인을 위한 자막을 제공하지 않는 영화 상영관을 상대로 법원에 소를 제기했는데요. ‘시·청각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차별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구제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측에서, 경수 씨와 같은 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끔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차별에 해당할까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1항의 3호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해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에 해당합니다.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시각장애인에게는 화면해설이, 청각장애인에게는 자막과 FM 보청기기 등의 수단 및 편의가 각각 필요한 것이죠.
영화 상영 회사는 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화면 해설과 자막 및 FM 보청기기 등을 제공해야 했는데요. 회사 측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공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법원은 회사의 스크린 점유율과 규모 등을 볼 때 장비나 기기 설치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회사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정도가 아니라며, 차별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회사 측이 제공하고 있는 영화관람 서비스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 제공 거부에 해당한다며 관련 구제 조치를 제공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며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행복은 소극적으로는 고통과 불쾌감이 없는 상태, 적극적으로는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권리입니다.
‘평등권’은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에 담겨있습니다. 평등권은 같은 의미로 차별을 금지합니다. 헌법은 “모든 사람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되어있습니다.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 인간다운 삶을 영유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일 것입니다. 장애, 비장애인을 떠나 우리 모두가 행복과 평등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