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기다리는 마음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
– 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여름 하늘아래
가을이 움틀거린다
뜨거운 만큼
가을이 점점 다가온다고
우리 지난 사랑이 뜨거울수록
식어 떠나가듯이
하늘 뭉게구름
언제 인가 싶어
불어오는 바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바람에 흐트러진
네 모습을
나는 기억해야 할 테니까
그 좋은 날
비 내리는 날에
왜 우산을
쓰지 않았냐고 물었었지
그래 너무 기뻐서
너무 행복하여서
네 앞에서 눈물을
차마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태연히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었었는지도 몰라
다행이었어
그날이 마지막 이자
우리들 사랑도 끝이 있다는 것을
알아갔으니까
한 번 내 곁을 스쳐 지나간 바람은
이제껏 머무는 경우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야
여름은
모든 것이 처절하게
울부짖다
어느 저녁 뒷동산에 올라
간혹 들려오는 풀벌레 우는 소리가
가을인양 다가서면
어느새 너는
그만 소리를 멈추고
너의 여름은
지금부터라고 한다
by. 갈대의 철학 https://brunch.co.kr/@networkt1mv/3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