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3주년을 맞이한 독일의 쿨링 솔루션 전문 기업 ARCTIC은 가성비 깡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저렴한 가격대와,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강력한 쿨링 성능이 매력적인 제조사인데요. 다만 지금까지의 아적은 화려함이 조금 부족하다고나 할까요? RGB 버전의 쿨링팬도 선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살짝 투박한 공대 감성의 디자인이라는 느낌이 강했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아틱은 디자인과 성능 중 무엇을 택할래?라고 하면 성능을 택하고 이후 디자인을 한 듯한 제품을 선보였었거든요. ARCTIC의 Liquid Freezer II 시리즈는 40mm 쿨링팬을 펌프에 장착하여 전원부 쿨링까지 올인원으로 해결한 제품이었는데요. 저는 당시 이 제품을 리뷰할 때, 이 제품은 성능으로 보여주는 숫자가 곧 미(美)인 제품이라고 표현했었습니다. 강력한 성능만큼 괴물스러운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었거든요. 하지만 올해 23주년을 맞아 출시한 ARCTIC Liquid Freezer III 360 A-RGB 서린 수랭 쿨러에서는 그런 이미지를 싹 탈피했습니다. 더 큰 60mm 전원부 쿨링팬 적용과 절제된 화려함을 갖춘 디자인의 펌프 커버 디자인, 그리고 화사한 화이트 색상까지 추가되면서 말이죠. 어떤 제품인지 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RCTIC Liquid Freezer III 서린 시리즈는 사이즈, 색상별로 다양하게 출시가 되었는데요. 사이즈별 총 3가지 색상이 제공되며 총 12개 베리에이션이 존재하기 때문에 케이스 호환 및 콘셉트에 맞춰 선택이 가능합니다.
전면 패키지에는 제품의 이름이 크게 적혀있고, 사진 대신 제품의 모델링이 그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제품 이름에도 색상 표기가 들어가지만, 화이트 제품은 패키지 전체가 화이트 색상으로, 블랙 제품은 패키지 전체가 블랙으로 되어있어서 눈에 띄도록 구분이 가능하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합니다.
ARCTIC Liquid Freezer III 360 A-RGB 서린 수랭 쿨러는 6년이라는 상당한 AS 기간을 제공하는 것도 매력적인데요. 참고로 제품명 끝에 서린이라고 써져있는 제품을 고르면 국내 유통사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AS를 받을 수 있는데요. AS 평가가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만큼 몇 백원 차이가 생기더라도 해당 유통사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틱의 제품들은 사용자가 1회만 보고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는 설명서를 종이 대신 QR 코드를 통해 온라인 설명서를 제공합니다. 물론 조금만 검색해 봐도 많은 분들이 종이 설명서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 꽤나 비판적인 반응이 많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틱은 이미 2001년부터 100% 탄소 중립 달성, 2018년부터 온라인 설명서로 대체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설명서로 원가절감만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틱을 잘 알고 있는 분들에게는 불편해도 아틱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기도 합니다. 아틱은 농사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 숯" 프로젝트를 태국 치앙마이에서, "소형 수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설치 사업에 기여하는 등 실제로 많은 실천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거든요. 요즘은 온라인 설명서라는 장점을 활용하여 GIF 이미지를 삽입해 사용자가 더 이해하기 쉽도록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내부는 비닐 완충제 대신 종이 완충재를 활용해 안전하게 포장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본품과 함께 구성품으로 팬 연결 케이블 및 조립에 필요한 나사와 INTEL/AMD 호환 브라켓, 그리고 아틱 MX-6 써멀그리스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아틱의 MX-6 써멀그리스는 고성능 열전도율을 갖춘 제품인데요. 가품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성능 및 브랜드 파워가 대단한 써멀그리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주인공은 바로 이 펌프 커버인데요. 아틱의 제품들 중 역대급으로 세련된 디자인입니다. 공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팬의 블레이드 모양을 형상화했으며, RGB LED가 아름답게 반사되도록 반투명 광확산 재질을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아틱의 로고가 일반적인 메탈 느낌이 아니라 나전칠기의 자개처럼 진줏빛이 감도는 것도 디테일하고 너무 예쁩니다.
ARCTIC Liquid Freezer III 360 A-RGB 서린 수랭 쿨러는 전작보다 50% 크기가 커진 내장형 60mm VRM 쿨링팬이 장착되었으며 최대 2500 RPM까지 PWM 제어가 가능합니다. 수랭 쿨러는 공랭 쿨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원부 쿨링이 약할 수밖에 없는데, 아틱의 Liquid Freezer 시리즈는 이런 부분에서 비교해 타사 쿨러 대비 성능에 올인한 제품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아틱은 자체 개발 펌프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기존보다 훨씬 두께가 두꺼운 VRM 쿨링팬을 장착했음에도 그 부분을 제외하면 펌프가 상당히 얇은 것도 아틱만의 특징인데요. 이는 Liquid Freezer I 초기 제품이 얇은 펌프로 컴팩트한 사이즈를 강조했던 제품인 것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만큼 남는 공간을 VRM 쿨링팬의 공간으로 활용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펌프 커버는 자석 방식으로 결합되는데요. 안쪽에는 접촉식 전원 커넥터가 있고, 조립에 사용하는 나사 헤드가 커버의 자석과 결합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사용할 필요가 없이 간편한 장착이 되는 것도 조립 과정과 시간을 간소화 시켜 줍니다.
펌프와 결합하면 실제로 VRM 쿨링팬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커버 디자인이 팬 블레이드를 형상화한 것처럼 보입니다. 나중에는 정말로 이 커버 디자인이 실제로 돌아가는 쿨링팬이 되는 것도 어떨까 기대하게 되는 디자인입니다.
콜드 플레이트는 구리 재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AMD CPU의 경우 정확한 핫스팟 중앙에 위치하도록 전용 오프셋 마운팅을 적용한 것도 ARCTIC만의 오랜 노하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인텔 CPU 또한, 순정 브라켓에서 히트스프레더가 휘어지면서 제대로 밀착되지 않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인텔도 역시 전용 컨택트 프레임을 구성품으로 제공합니다. 제품의 실제 성능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장착 부분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 꽤나 대단합니다.
PST 라디에이터에는 기본적으로 ARCTIC P12 PWM PST A-RGB 화이트(또는 블랙) 팬 3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나사까지도 화이트로 깔 맞춤 한 것이, 아틱의 첫 화이트 제품답게 신경을 많이 쓴 듯해서 상당히 귀엽습니다. 수많은 화이트 수랭 쿨러를 봐왔지만, 실버도 아닌 화이트로 나사를 깔 맞춤한 회사는 처음 보는군요.
ARCTIC Liquid Freezer III 360 A-RGB 서린 수랭 쿨러는 고밀도 라디에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진으로 봐도 상당히 빽빽한 루버핀을 볼 수 있습니다. 라디에이터 역시 제품 색상과 동일하게 화이트 색상이며 알루미늄 재질 적용 및 398mm x 120mm 사이즈입니다.
참고로 보편적인 수랭 쿨러보다 더 두꺼운 38mm 두께를 적용한 것도 또 한 가지 특징인데요. 라디에이터 사이즈가 넓을수록 열 교환 면적이 증가해 성능 향상에 이점이 되며, 한정된 240~360mm 라디에이터 규격에서 두께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성능 향상을 하는 것이 최근 고성능 수랭 쿨러의 트렌드기도 합니다.
P12 PWM PST A-RGB 쿨러는 약간 크림 화이트 색상을 하고 있으며, 가운데 블레이드는 반투명 광확산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아틱 P12는 상당한 각도로 휘어진 5개의 블레이드가 높은 풍압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라디에이터용 팬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최대 2000 RPM에서 48.82 CFM 풍량, 1.85 mmH2o 풍압 성능을 보여줍니다.
아틱 P12 팬의 기본형은 나사가 장착되는 부분에 본래 고무패드가 존재하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P12 PWM PST A-RGB 제품에는 사진처럼 고무패드가 있어 잔진동에도 걱정 없는 모습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화이트 색상 나사는 화이트 색상들 제품 중에서도 보기 드문 경우라 마음에 듭니다.
라디에이터 튜브는 450mm의 충분한 길이를 제공하는데요. 참고로 이 안쪽으로 펌프의 각종 케이블들이 통과하여 마지막으로 라디에이터에서 케이블만 연결해 주면 되는 케이블 통합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조립을 완료한 후 케이블을 살짝 잡아당겨주면 내부에서 케이블이 알아서 자리를 잡아 튀어나오지 않게 정리가 됩니다.
전작에서는 호스 피팅 부분 각도 조절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으나, 이번에는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습니다. 엄청 자유로운 각도라고는 할 수 없지만 기존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습니다.
AMD AM5를 기준으로 사진과 같이 조립한 후, 마지막으로 라디에이터 끝부분에 ARGB 케이블과 PWM 케이블을 연결해 주면 조립이 완성됩니다. 스플리터를 사용하여 라디에이터, 펌프, VRM 팬을 각각 제어하거나 혹은 올인원으로 통합 제어할 수 있도록 사용자 취향 따라 선택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아틱에서는 https://support.arctic.de/lf3-compatibility 이 페이지에서 호환 가능한 메인보드 리스트를 제공하는데요. 제가 사용하는 마이너 제조사 NZXT의 N7 보드도 전부 완벽하게 호환된다고 나오는군요. 만약 이 리스트에 메인보드가 없더라도, 아틱 본사에 사용하는 메인보드 제품명을 보내주면 호환성 여부를 알려준다고 합니다.
AIDA64 CPU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AIDA64 표기 기준 CPU 최대 온도는 76도, HWINFO 상 코어 최대 온도는 69.4도를 기록하여 굉장히 우수한 쿨링 성능으로 측정되었습니다.
내장 VRM 팬의 성능만 따로 측정한 결과, 팬을 켰을 때와 껐을 때, CPU와 가장 가까운 메모리는 최대 2.1도 수준의 온도 차이가 발생했고, 메인보드 전원부 온도 센서는 0.9도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LED를 켰을 때는 펌프의 블레이드 모양 디자인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빛이 상당히 고급스럽고 이쁩니다. LED 싱크는 5V ARGB 3핀을 지원하는 모든 메인보드 또는 RGB 컨트롤러와 호환됩니다.
ARCTIC Liquid Freezer III 360 A-RGB 서린 수랭 쿨러는 전작에서 이어진 VRM 쿨링팬을 더 업그레이드하여 적용하면서도, 이번에는 세련된 디자인까지 적용하여 돌아왔습니다. guru3D 벤치마크에서는 전작 ARCTIC Liquid Freezer II 420보다도 풀로드 시 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오면서 여전히 최강자 자리임을 여실히 보여줬고, hwBusters에서 추산한 Performance per Price(가성비)는 타사를 아득히 압도하는 142%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컴팩트한 사이즈임에도 VRM 팬이 적용되었다는 점, 이제는 디자인도 기존 남성적이고 공돌이적인 느낌이 아닌 여성적이고 세련된 모습으로 환골탈태한 것이 이번 제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파워풀한 제품이 디자인도 이뻐서 봤더니, 가격도 싸더라.. 말 다 한 거 아닐까요? 리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아틱 로고 부분이 진줏빛 느낌이라서 별거 아닌데도 실물로 보면 정말 이쁘네요.
※guru3D Baseline Test 출처 : https://www.guru3d.com/review/arctic-liquid-freezer-iii-360-argb-cooler-review/page-9/
※hwBusters Performance per Price 출처 :https://hwbusters.com/cooling/arctic-liquid-freezer-iii-280-a-rgb-aio-review-great-performance-per-price-ratio/8/
본 리뷰 콘텐츠는 서린 서포터즈 6기 활동의 일환으로 서린씨앤아이를 통해 제공받은 제품을 어떠한 개입이나 제약없이 소개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