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키보드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과 대량 생산으로 시장을 장악했던 멤브레인 키보드가 주류였습니다. 많은 게이밍 유저들도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했죠. 그러나 게이밍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장비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지고, 기계식 키보드의 무한 동시 입력 기능이 재조명되면서 게이밍 키보드의 트렌드는 다시 기계식 키보드로 돌아왔습니다. 기계식 키보드가 보편화된 후에는 입력 지점이 짧은 스피드축 스위치가 게이밍 키보드로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로는 획기적인 발전이 없었으나, 최근 고성능 게이밍 키보드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이 바로 "마그네틱 스위치(자석축)" 키보드입니다.
자석축에 대한 것은 일단 스위치 부분에서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자석축 키보드는 공개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출시한 제조사가 많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게이밍 키보드 정점에 있는 제품들인 만큼 현재로서는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게이밍 기어 및 커스텀 키보드 전문 브랜드, 몬스타기어에서 자석축 키보드,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를 공개했는데요. 가격은 10만 원 후반대로 현재로서는 저렴한 편에 속하는 데다가, 게이밍 레이아웃으로 가장 선호가 높은 텐키리스 배열을 선택했습니다.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 이름과 함게 키보드 사진 대신, 게이밍 기어라는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무기를 들고 전투하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인 패키지입니다.
뒷면 역시 앞면과 동일하고, 간략한 스펙이 적혀 있는 모습입니다.
얇은 겉박스와 단단한 속박스로 이루어진 패키지이며, 안쪽 속박스에도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보입니다.
패키지를 열면 완충 스펀지가 키보드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었으며, 구성품과 함께 키보드 본품이 스펀지 비닐로 덮여 있는 모습입니다.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 본품과 설명서, 그리고 키캡 및 스위치 리무버와 케이블이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됩니다.
설명서에는 간략하게 FN 조합 키, 멀티미디어 키 등에 관한 내용과 소프트웨어 설정에 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기본 제공 케이블은 USB A타입 to C타입으로, 길이는 1.8m입니다. 전체가 슬리빙 마감 처리되어 있어, 기본 제공 케이블치고는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키보드 하우징 상하판은 화이트 ABS로 되어 있으며, 하우징 색상은 화이트로 고정이지만, 키캡 색상은 베어프렌즈 / 블루라군 / 스완 / 다크그레이 4종이 제공됩니다. 위 사진은 블루라군 색상 제품이며 키캡에 따라 염료승화 또는 이중사출(다크그레이) 각인이 제공됩니다. 특히 위 사진의 블루라군 키캡은 시원한 느낌과 게이밍 기어의 느낌을 동시에 주는 깔끔한 화이트 블루 조합입니다.
뒷면 역시 상판과 동일한 화이트 색상이며 각 모서리에는 밀림방지 루버가 4개 부착되어 있습니다.
가운데는 제품의 라벨이 붙어있는 모습입니다. GUTS(가츠) 이름 옆에 또 나타난 고양이가 귀엽습니다.
요즘 키보드 추세에 맞게 분리형 케이블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케이블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서 케이블 삽입구 주변을 상당히 넓게 처리했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케이블을 연결한 모습인데요. 케이블 삽입구 양쪽으로 케이블 홈이 파져있기 때문에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케이블을 정리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키보드 각도 조절 받침대는 2단으로 되어 있으며 역시 루버 패드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부터 기본 / 1단(34mm) / 2단(45mm)으로 각도를 조절한 모습입니다.
LED 인디케이터는 시스템 제어키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흰색 LED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의 스위치는 게이트론 KS-20JADE(싱글 슬라이드) / KS-20U(듀얼 슬라이드) 스위치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는 분리 가능한 스위치 핫스왑 방식을 지원합니다. 따라서 자주 사용하는 스위치가 수명(1억 회)을 다하거나 고장이 발생할 경우에도, 간단하게 스위치만 몇 백원 단위로 구입하여 간단하게 교체가 가능한 방식이죠. 또한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기판에 사용된 홀 센서는 MAJOR-POWER 사의 HALL EFFECT 센서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자석축이란 무엇일까요? 자석과 도체 사이의 거리에 따라 변하는 전압을 측정하는 방식을 이용한 스위치가 바로 자석축입니다. 쉽게 말해, 스위치 안에는 자석이 있고, 키보드 기판에는 자력을 측정하는 센서가 있습니다. 스위치를 누르면, 얕게 눌렀을 때부터 끝까지 눌렀을 때까지의 미세한 자력 변화를 키보드가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기존의 키보드는 스위치가 신호 접점을 건드렸는지 여부만 인식할 뿐입니다. 다시 말해, 기존 키보드는 눌렀는지 안 눌렀는지만 알 수 있지만, 자석축은 사용자가 키를 눌렀는지, 그리고 얼마나 깊게 눌렀는지까지도 인식할 수 있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지원합니다. 키 한 개에 매크로 키를 할당하거나, 고급 키로 설정, 다른 키로 변경, 또는 개별 커스터마이징 LED 적용도 가능합니다.
스트로크 설정은 입력 지점(키 스트로크)을 어디로 설정할지, 또 퀵 트리거로 설정하거나 누르고 떼는 지점을 어디로 할지 등 상세한 설정을 지원하는데요. 이 역시 자석축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기존의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는 스위치가 물리적으로 접점을 때리는 부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스위치를 바꾸지 않는 한, 입력 지점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자석축의 경우 사람이 스위치를 얼마나 깊게 눌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입력 지점을 어디로 할지도 설정이 가능한 것이죠. 즉 하드한 게이밍 세팅을 할 경우에는 키 입력 지점을 0.1mm로 설정해서 그 어떤 키보드 스위치보다도 빠른 입력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참고로 자석축의 경우 주변 자력이라던가 환경에 따라 캘리브레이션을 해줘야지만 정확한 인식이 가능합니다. 어려운 것은 아니고 '모든 키 캘리브레이션 보정 시작'을 눌러주면 알아서 몇 초 만에 보정이 끝납니다.
고급 키 설정 기능은 키 입력 지점에 따른 다양한 키 조합을 설정 가능한 기능인데요. 키를 얕게 눌렀을 때부터, 깊게 눌렀을 때 다른 키 설정이 가능하고 또는 짧게 클릭했는지, 길게 홀드하고 있는지에 따른 설정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LED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16가지 기본 제공 효과 중에 선택하거나, 이 안에서 나만의 색상 조합 및 속도, 밝기 설정을 지원합니다.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의 LED는 밝은 조명에서도 충분히 보일 만큼 키캡 사이 기판을 은은하게 비춰주는 느낌입니다.
기판에서 간접 조명 방식으로 비춰지다보니, 약간 어두운 환경에서도 전혀 눈부심이 없고 게임 환경에서도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 전용 소프트웨어의 고급 키 기능 설정 중 하나로, 입력 지점에 따라 하나의 키에 여러 가지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석축의 가장 빛나는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는 마치 콘솔 게임기 조이스틱의 아날로그 스틱처럼, 얼마나 강하게 눌렀는지에 따라 별도의 키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얕게 눌렀을 때는 기본 이동키(W, A, S, D)로 설정하여 걸어 다니게 하고, 깊게 눌렀을 때는 Shift+이동키로 설정하여 캐릭터가 뛰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더 직관적이고 한 개의 키로 다양한 기능을 해결할 수 있어 손가락 하나의 자유도가 늘어납니다. 배틀그라운드에서 해본 결과, 뛰면서 아이템 창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Shift 키를 누르던 손가락을 떼서 TAB 키를 눌러야 했지만 위와 같이 설정을 변경하니, 뛰면서 동시에 TAB 키를 누를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키 입력 지점을 0.1mm / 2.0mm / 4.0mm로 설정하고 슬로우모션 비디오로 비교한 결과인데요. 놀랍게도 입력 지점에 따른 차이는 상당했습니다. 0.1mm 스트로크로 설정하면 사람이 키를 눌러야겠다고 인식한 그 순간 직후부터 곧바로 키 입력 신호가 들어왔고,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의 평균 입력 지점과 근접한 2.0mm 스트로크에서는 사람이 키를 누르기 시작하고, 바닥에 닿기 직전쯤에야 키 입력 신호가 들어왔으며, 4.0mm 스트로크는 키캡이 바닥을 치고 난 뒤에서야 입력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리듬게임, FPS 게임 등에서 키 스트로크를 자유롭게 설정 가능한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가 얼마나 사기적인지 너무나도 명확하게 확인이 가능한 비교였습니다.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는 수제 윤활 및 흡음 처리되어 출고되는 만큼, 잡소리가 상당히 적고 스위치 입력 하나하나의 소리가 명확했습니다. 키압이 30gf 내외다 보니 입력은 살짝 가볍고, 걸리는 부분이 없어서 리니어 타입의 스위치와도 비슷합니다. 특히 키 입력 지점을 짧게 한다면, 바닥까지 키보드를 두드리지 않아도 되므로 소위 말하는 구름 타법도 가능합니다. 가벼운 키압이지만 살짝 반발력이 있다 보니 의외로 쫀득한 키감을 만들어냅니다.
저는 데스크 테리어를 전체적으로 화이트로 맞추고 있는데요. 블루라군 컬러 키캡의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와 화이트 데스크 인테리어가 상당히 잘 어울렸고 책상 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텐키리스 87키 배열이라서 게임 환경 시 마우스의 이동 공간 확보도 용이했습니다.
오늘 만나본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는 겉으로 보기엔 얌전하고 귀여운, 예쁜 키보드 중 하나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석축과 강력한 소프트웨어, 텐키리스 배열, 핫스왑 스위치 등 최근 게이밍 키보드 1티어의 스펙을 제대로 갖춘 제품입니다. 게이밍 키보드라고 특유의 화려한 제품들, 또는 너무 어둡고 칙칙한 제품들이 많은데요. 이 제품은 하우징이 단일 화이트로만 나오는 것, 그리고 키캡 역시 귀엽고 밝은 느낌의 산뜻한 디자인이 많아서 실제 성능과 디자인에 큰 반전이 있는 것도 매력적인 포인트입니다.
현재 발로란트 프로 게이머 선수들이 자석축 키보드를 많이 사용한다고들 하는데요. FPS 게임에서 탄이 튀는 걸 막고 빠르게 브레이킹 하거나 좌우 무빙을 주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 바로 자석축 키보드로 지목되면서 큰 인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제품이 20만 원 대를 넘어, 30만 원대 제품도 포진한 가운데, 몬스타기어 GUTS X687 RAPID 키보드는 10만 원 후반대에서 선택이 가능한데다, 타사와 달리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을 만큼 산뜻한 디자인을 적용한 것도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리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사용기는 몬스타기어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