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s://blog.naver.com/vide_/223627551761
저는 삼성전자에 재직하던 2016년에 기어 아이콘 X 모델을 통해 코드리스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그 당시는 삼성 그룹이 하만을 인수하기 이전이었으며, 배터리 기술의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인 만큼 사운드 / 착용감 / 배터리 지속성이 모두 미흡하여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려웠던 제품이었습니다. 이후에 시간이 지나며 하만 그룹의 기술이 점차 삼성의 오디오 디바이스에 적용되었고, 이에 따라 음질이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기존의 버즈 시리즈들의 어딘가에는 아쉬움이 깊게 남았었는데, 삼성전자는 새롭게 출시한 버즈 3 시리즈에 하드웨어 개선과 디자인 변경을 통해 성능 개선을 꾀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디자인 변경은 코드리스 이어폰 시장의 개척자인 애플의 디자인을 크게 닮아가는 모습으로, 디자인에 대해서는 삼성 고유의 특색을 잃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콩나물 디자인을 통해 통화 품질의 향상이 기대된다는 반응 또한 많았습니다. 2년 만에 출시한 새로운 갤럭시 버즈는 어떠한 모습일지 에어팟 프로 1세대 맥세이프 버전과 함께 비교하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살펴보기
친환경 패키징 방식 적용
패키지 내부에는 갤럭시 버즈 3 프로 본품과 구성품이 담긴 소 박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갤럭시 버즈 3 프로의 구성품
갤럭시 버즈 3 프로의 사용 설명서에는 구성품 내역과 이어버드 및 케이스의 사용 방법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기본 장착되어 있는 미디엄 사이즈 이어팁 외에 스몰과 라지 사이즈의 이어팁이 한 쌍씩 추가로 제공됩니다.
동봉된 케이블의 대역폭 측정
동봉된 케이블은 USB C to C 케이블이며, 케이블의 USB 버전을 확인하기 위해 CrystalDiskMark를 통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측정하였습니다. 사용된 저장 장치는 하이닉스의 X31 비틀 1TB 외장 SSD이며, 1 Gbps(1,000 Mbps)의 대역폭을 가집니다. 테스트 시 순차 쓰기 44.37 MB/s(354.96 Mbps)의 속도가 측정되어 최대 480 Mbps(60 MB/s)의 대역폭을 지닌 USB 2.0 케이블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충전 케이스의 디자인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에서 수직으로 서 있는 모습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는 후술 할 에어팟 시리즈의 디자인과 결을 같이 하는 모습입니다.
충전 케이스의 상단은 투명하게 디자인되어 있으며, 삼성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바닥면에는 충전을 위한 USB C 포트와 페어링 버튼이 위치합니다. 충전의 경우 USB C 케이블을 통한 유선 충전과 무선 충전을 모두 지원합니다.
충전 케이스의 상단 커버를 연 모습입니다. 애플의 에어팟은 유닛의 이어팁이 안쪽을 바라보고 있지만, 갤럭시 버즈 프로는 서로 바깥을 바라보고 있어 사용 후 충전 케이스에 넣을 때는 약간의 불편함이 발생하는데요. 에어팟은 사용 후 유닛을 돌리지 않고 바로 넣을 수 있지만, 버즈 3 프로의 유닛은 시계 방향으로 180˚ 회전시켜 바깥쪽을 바라보게 한 후 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크게 불편한 점은 아니지만 사용자의 행동을 추가한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갤럭시 버즈 3 프로의 유닛 양쪽 모습으로,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콩나물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기둥을 꼬집어서 미디어를 재생 및 정지하거나 길게 눌러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활성화 여부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둥을 위로 쓸어 올리거나 내려 사운드를 10씩 조절할 수 있습니다.
유닛을 뺀 후 케이스 내부의 모습입니다. 기둥에 삽입되는 두 개의 금속 접점과 유닛 하단의 금속 접점이 맞닿으면 충전됩니다.
스마트폰의 웨어러블 앱을 실행시키면 새로운 갤럭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의 페어링을 시도합니다.
제가 구매한 갤럭시 3 버즈 프로는 최신 펌웨어가 적용되어 있지 않아 페어링 완료 이전에 업데이트가 먼저 진행되었습니다.
업데이트 이후 페어링 과정 중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정도와 대화 및 사이렌 감지 기능에 대한 안내 화면이 출력됩니다.
페어링이 완료된 모습입니다.
소프트웨어 - Wearable
가장 위에 있는 주변 소리 듣기로 자동 전환을 클릭하면, 미디어 재생 중 사용자의 목소리나 사이렌 소리가 감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활성화 후 사용자의 목소리나 사이렌 소리가 감지되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상태에서 주변 소리 듣기 모드로 변경됩니다.
음질 및 효과 음향 메뉴에서는 공간 음향과 EQ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360 오디오를 활성화하면 가상 공간 음향 효과가 추가되며, 헤드 트래킹 옵션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헤드 트래킹 기능은 사용자가 고개를 돌리면 귀의 방향으로 소리를 강조해 주며, 에어팟이 제공하는 기능과 동일합니다.
착용 상태에 따른 소리 조절 기능을 활성화하면 유닛이 장착된 모습에 따라 소리가 최적화되어 출력되는데, 누워서 사용할 때에는 귀가 눌림에 따라 유닛의 포지션이 변경되므로 비활성화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고급 음질 옵션에서는 44 또는 48 kHz보다 더 높은 샘플레이트인 96 kHz 음원을 청취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단, 해당 옵션을 활성화하면 360 오디오의 헤드 트래킹 기능에 약간의 지연이 추가됩니다.
이어버드 착용 테스트에서는 현재 유닛을 귀에 제대로 된 포지션으로 장착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되게 신기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올바른 포지션에서 살짝 비틀거나 이동시킴이 감지되면 그 즉시 조정 필요로 뜬다는 점인데요. 이어폰의 경우 비싸고 좋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알맞게 장착하지 않으면 소리가 왜곡되기 때문입니다.
이어버드 제어에서는 사용 중 유닛의 기둥을 꼬집는 것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상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며, 전화를 받거나 끊는 행동 등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품질 및 성향 - 추천 EQ
저는 구매 전에 삼성스토어에 방문하여 갤럭시 버즈 3와 버즈 3 프로를 모두 청음해 보았는데요. 버즈 3는 오픈형인 만큼 저음의 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저음이 강하게 부스팅 되어 있어서 저의 취향과는 굉장히 멀었으며, 버즈 3 프로는 버즈 3를 청음 한 뒤에 들어서 역체감이 심하게 느껴졌는데요. 기존에 사용하던 에어팟 프로 1세대 맥세이프의 소리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음질이 좋았는데, 3 종의 코드리스 이어폰의 사운드 품질을 평가하자면, 갤럭시 버즈 3 < 에어팟 프로 1세대 < 갤럭시 버즈 3 프로 순으로 좋았습니다.
갤럭시 버즈 3 프로의 성향은 저음이 약간 강조되어 있고 고음이 살짝 빠진듯한 사운드 성향을 보이고 있어, 품질은 준수하나 기본 EQ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저음이 과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없는 것도 싫어하며, 보컬의 숨소리와 하이 햇소리도 구분감 있게 들려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제 사운드 성향을 토대로 EQ를 조절하였으며, 이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퀄라이저 탭에서 사용자 설정을 선택하고 드래그하는 것으로 EQ를 설정할 수 있으며, -로 갈수록 해당 음역이 약해지고 +로 갈수록 해당 음역이 부스팅 됩니다. 갤럭시 버즈 3 프로는 음역대를 0보다 낮게 할수록 음악이 급격히 심심해지기 때문에 0 이하로는 조절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극저역을 올리면 붕붕거려서 보컬이나 중고역대 이상이 묻히기 때문에 따로 조절하지 않았고, 저역 일부 영역만 조절하였습니다.
기본이 균형잡힌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해당 값으로 설정한 후 노래를 재생하면서 프리셋을 왔다 갔다 하면, 묻혔었던 소리가 트이면서 들리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360 오디오를 활성화해 주고 헤드 트래킹을 꺼주시면 조금 더 풍성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퀄라이저 조절을 위해 한국 / 일본 / 서양 곡들 일부를 청음했습니다.
- 한국 곡
토끼 - 우예린
별의 하모니 - QWER
빈 하늘에 불꽃을 그린다 - 민쇼크
소로 - 심규선
최종화 - 아이리 칸나
너로피어오라 - 달의하루
칵테일 사랑 - 경서
METEOR - 창모
And July - 헤이즈
- 일본 곡
My Dearest - supercell
Mela! - 녹황색사회
유성 - KOBUKURO
만찬가 - tuki
도쿄상공 -RADWIMPS (가사 X, 스즈메의 문단속 OST)
kanade - Uru
7살의 노래 - Yuika
- 서양 곡
Good Time - Owi city & Carly Rae Jepsen
Fireflies - Owl City
A Thousand Miles - Vanessa Carlton
Sk8er Boi - Avril Lavigne
The Reason - Hoobastank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 Green Day
The Great Escape - Boys Like Girls
Vincent - Don Mclean
에어팟 프로와 디자인 비교 및 마무리
전면 : 에어팟 프로 (좌) / 갤럭시 버즈 3 프로 (우)
후면 : 에어팟 프로 (좌) / 갤럭시 버즈 3 프로 (우)
케이스 오픈 : 에어팟 프로 (좌) / 갤럭시 버즈 3 프로 (우)
상단 : 에어팟 프로 (좌) / 갤럭시 버즈 3 프로 (우)
유닛 후면 : 에어팟 프로 (좌) / 갤럭시 버즈 3 프로 (우)
유닛 전면 : 에어팟 프로 (좌) / 갤럭시 버즈 3 프로 (우)
3 번째의 갤럭시 버즈 프로(현재 최저가 262,280원)는 기존과 같은 바둑알 디자인이 아닌 콩나물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코드리스 이어폰 유행의 주역인 애플의 에어팟 시리즈와 유사해졌습니다. 이는 삼성 자신들이 조롱했던 애플의 에어팟을 따라한 만큼, 기존의 방식으로는 음향 / 사용감 / 통화 품질 등의 측면에서 크게 개선하기 어려웠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러한 점은 비판받을 수 있는 점이지만, 그러한 반응을 무릅쓰고서 만든 제품인 만큼 전 세대 제품들과는 급이 다른 제품으로 체감되었습니다. 특히, 무선 기기는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사용되는 만큼 제조사에서 얼마나 최적화를 잘해놓았는지에 따라 사용자들에게 추가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데요. 애플은 아이폰-에어팟 조합이 가장 높은 만족감을 주는 만큼, 삼성도 이제는 갤럭시-에어팟이 아닌 갤럭시-버즈의 조합이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조합이라고 생각됩니다
출시가 31.9만 원으로 출시된 제품으로 현재는 대략 25만 원 전후의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는데, 지금 구매하는 것은 어떻냐는 질문이 예상되는데요.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은 현재 코드리스 이어폰이 없거나 상태가 좋지 않다면 주저 않고 사도 괜찮음이며, 저가형 이어폰 + 갤럭시 조합이면 이 또한 고민 없이 사도 괜찮음이고, 가격 변동이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11절이나 갤럭시 S25가 출시될 때 큰 폭의 할인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존버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