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 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 –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나의 아버지'
천하무적 아버지라도 자식 앞에서는 유리잔입니다.
풍족해진 세월 뒤, 아버지의 웃음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등 굽힌 그동안의 짐들...
아직도 자식이라는 짐을 내려놓지 못해
막걸리잔에 울컥하시는 아버지...
자식이 나이가 들어도
아버지에겐 마냥 어린애인가 봅니다.
혹여 늦는 날이면 골목길 가로등 아래에서
밤이슬 맞던 그림자는 아버지였습니다.
괜찮다 하시지만 곤한 코골음 소리로
그 속을 보이시던 아버지...
곁에 계셔도 그립고, 멀리 계셔서 더 아립니다.
이제는 품에 안길 만큼 작아진 아버지...
참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마음
2024.10.23. 08: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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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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