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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法] 친환경차 보급과 자동차세 개편의 필요성

2025.05.13. 18: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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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첨단 기능을 결합한 자동차에 결함과 오작동이 발생하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급발진 사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고 유형도 천차만별입니다. 전기차 전환을 맞아 새로 도입되는 자동차 관련 법안도 다양합니다. 이에 IT동아는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와 함께 자동차 관련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는 [자동차와 法] 기고를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납세 의무를 부여하고 조세 법률주의, 조세 평등주의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 아래, 승용자동차의 자동차세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배기량(㏄)에 기반해 과세해 왔습니다. 그러나 엔진이 없는 전기차나 배기량이 낮은 고가 하이브리드 차량이 등장하면서, 배기량만으로 세금을 산정하는 방식이 과연 공정한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예컨대 1억 원을 훌쩍 넘는 전기차가 2000만 원대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적은 자동차세를 내는 상황은, 조세 평등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다만, 이러한 배기량 기준 과세의 형평성 문제는 주로 승용차 영역에서 부각되고 있으며, 화물차나 특수차 등 다른 차종에서는 동일한 문제가 비교적 덜한 편입니다. 화물자동차의 자동차세는 적재능력(톤수)에 따라 정액으로 매겨지며, 특수자동차(건설기계 등)도 대형·소형으로 구분해 정액 세액이 책정됐기 때문입니다.

이륜차의 경우에도 배기량 125cc 초과 또는 출력 12kW 초과인 경우에 한해 연 1만8000원의 자동차세를 부과합니다. 이처럼 승용차는 배기량 기반, 그 외 화물·특수차는 차량 유형이나 중량 기반으로 과세하는 체계를 유지하면서 논란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기고에서는 달라지는 자동차 패러다임과 조세 형평성, 그중에서도 승용자동차의 자동차세를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자 합니다.

‘배기량 세제’의 한계…전기차·하이브리드 시대의 역설

자동차 배기량은 차량 성능과 가격, 오염물질 배출량을 간접적으로 가늠하는 지표였습니다. 큰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라면, 가치가 높고 공해 유발 정도도 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소형 엔진으로도 높은 출력을 내는 기술이 발전했고, 배기량 자체가 없는 전기차가 보급되면서, 해당 기준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됩니다. 특히 ‘배기량 0’이라는 이유로 고가의 전기차에 고정된 낮은 세율만 책정하는 현실은 시장이 성숙한 현 시점에 재검토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재정 지속성 측면에서도 친환경차 확산으로 인한 세원 축소로 장기적인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정부와 사회 각계에서는 자동차세 과세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8월 국민참여토론에서는 참여자의 86%가 자동차세 과세 기준 개편에 찬성했는데, “가격이 저렴한 차량이 배기량이 크다는 이유로 세금을 더 내고, 비싼 수입차는 배기량이 적어 세금을 조금 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다수를 이뤘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배기량에서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한 자동차세 과세 기준 전환을 검토 중이며, 관련 입법·행정 절차가 2024년을 거쳐 진행되고 있지만, 진척은 더딘 상황입니다.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면밀히 강구해 과세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차량가액 중심 과세…데이터 기반 과세도 고려해야

환경보호와 신기술 촉진을 명분으로 전기차를 일괄적으로 낮게 과세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물론, 전기차 초기 보급 단계에서 세제 혜택이 유의미한 역할을 했던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가 차량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상식이 제도에 반영될 때가 됐습니다. 이를 위해 차량가액과 함께, 내연기관차라면 배기가스 배출 정도, 전기차라면 전력 사용량이나 중량 등을 함께 고려해도 좋을 것입니다.

차량 성능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향상되는 전기차 시대에는 고정된 기준만 적용할 경우, 공정 과세가 어렵습니다. 해외 일부 사례에서는 주행거리나 운전습관 데이터를 토대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실험 중입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적 신뢰성 확보가 선행돼야 하므로, 우리도 단계적 시범사업을 통해 ‘사용량 기반’ 과세를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차 시대에는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이 동시에 중요합니다. 그러나 특정 유형의 차량만 과도한 혜택을 누리는 방식은 조세형평에 반할 수 있으며, 오히려 시장 왜곡을 일으켜 불합리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배기량이라는 낡은 지표에서 벗어나, 차량가액과 사회적 비용을 함께 반영하는 공정 과세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러한 개편이 단순한 증세 논쟁을 넘어 정부와 국회가 시대 변화에 맞춰 자동차세를 혁신하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따라서 전기차, 내연기관차 구분을 뛰어넘어 ‘누가 얼마나 도로를 사용하고, 얼마나 공적 부담을 져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평가할 시점입니다. 해당 과제를 해결해야 모두가 공감할 조세 정책이 자리 잡을 것입니다.


글 /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


정경일 변호사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수료(제40기)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교통사고·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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