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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유로 EV2·800V 스타리아·듀얼모터 GT, 기아의 유럽 전략

글로벌오토뉴스
2026.01.12. 16: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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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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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는 1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과 유럽에서 대조적인 향후 전략을 선보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AI 기반 로봇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그렸다면, 유럽에서는 실용적인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기아는 브뤼셀 모터쇼를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 재편을 노리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했다.



기아가 유럽 시장에 투입한 첫 번째 카드는 EV2다. B세그먼트 전기 크로스오버로 분류되는 이 모델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약 3만 유로, 우리 돈 4천5백만원 수준에서 시작하는 EV2는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된다.

EV2는 르노 4, 포드 퓨마 Gen-E, 폭스바겐 ID. 폴로 크로스 같은 경쟁 모델들과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된다. 그동안 전기차 가격 부담으로 구매를 망설였던 유럽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기술적으로 살펴보면 EV2는 EV3, EV4에 적용된 E-GMP 플랫폼의 400V 버전을 사용한다. 전륜구동 단일 모터 방식만 제공되며, 배터리는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스탠더드 레인지는 42.2kWh 배터리로 WLTP 기준 317km를, 롱 레인지는 61kWh로 448km 주행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충전 사양이다. 이 세그먼트에서는 보기 드문 11kW와 22kW AC 충전을 모두 지원한다. 유럽에서는 가정용 충전기로 22kW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아가 현지 충전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22kW 충전 시 스탠더드 레인지는 2시간 35분, 롱 레인지는 3시간이면 완충된다. 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10%에서 80%까지 스탠더드 레인지는 29분, 롱 레인지는 30분이 걸린다. 장거리보다는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춘 차량 특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다.



차체 크기는 휠베이스 2,565mm로 현대 인스터와 거의 같지만, 전장 4,060mm, 전폭 1,800mm로 인스터보다 길고 넓다. 내부는 5인승과 4인승 구성을 선택할 수 있으며, 4인승의 경우 뒷좌석이 독립적으로 슬라이딩되고 리클라이닝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현대차그룹의 최신 ccNC Lite를 탑재했다. 12.3인치 중앙 터치스크린과 5.3인치 공조 화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으로 구성된다. Lite 버전은 무선 업데이트를 지원하지만 내비게이션 지도의 OTA 업데이트는 제공되지 않는다.



디자인은 기아의 'Opposites United' 철학을 따라 수직 주간주행등과 박스형 실루엣이 특징이다. 작은 차체에도 최대 19인치 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스타리아 일렉트릭을 통해 유럽과 한국 시장의 상용 전기차 수요를 겨냥한다. 폭스바겐 ID. 버즈, 기아 PV5와 경쟁하게 될 이 모델의 핵심은 84kWh 용량의 800V 배터리다. 특이한 점은 800V 시스템을 전륜구동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160kW(214마력) 모터가 앞바퀴를 구동하는 방식으로, 현대차 라인업에서 유일한 800V 전륜구동 전기차가 됐다.

충전 속도가 가장 큰 장점이다. 10%에서 80%까지 약 20분이면 충전이 완료된다. ID. 버즈가 26분, 기아 PV5가 30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한 우위다. WLTP 주행거리는 400km로 일부 ID. 버즈 모델보다 짧지만, 빠른 충전 속도로 보완할 수 있다.



V2L 기능은 기본 제공되며, 실내 콘센트나 충전 포트 어댑터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겨울철을 고려해 CCS2 충전 포트에 히팅 기능을 넣었고, 11kW AC 충전도 지원한다.
7인승과 9인승 구성으로 출시되며, 가족용은 물론 셔틀 운영 업체를 겨냥한다. 슬라이딩 시트, 평평한 바닥, 넓은 유리창, 파워 슬라이딩 도어가 편의성을 높인다. 듀얼 12.3인치 디스플레이에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최신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간다.

견인 능력도 갖췄다. 브레이크가 있는 트레일러는 최대 2,000kg, 없는 경우 750kg까지 견인 가능하다. 2026년 상반기 한국과 유럽 출시를 시작으로 추가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다.



기아는 EV3, EV4, EV5에 듀얼모터를 얹은 GT 버전을 추가하며 성능 라인업을 강화한다. 지금까지 전륜구동 단일 모터만 제공했던 이 모델들에 주행 재미를 더한 것이다. EV6 GT만큼 과격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스포티한 성능을 보장한다.

EV3 GT와 EV4 GT는 앞쪽 194마력, 뒤쪽 94마력 모터를 합쳐 282마력을 낸다. EV5 GT는 앞쪽 모터 출력을 208마력으로 높여 총 302마력을 발휘한다. 일부에서는 400마력에 가까운 출력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보다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율됐다. 그래도 성능 향상은 확실하다. 제로백은 EV4 GT가 5.6초로 가장 빠르고, EV3 GT가 5.7초, 더 크고 무거운 EV5 GT는 6.2초를 기록한다.



모두 81.4kWh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전륜구동 버전의 WLTP 주행거리는 EV3가 605km, EV4가 633km, EV5가 555km다. GT 버전은 듀얼모터의 추가 무게와 출력 증가로 주행거리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GT 버전에는 전용 주행 모드와 전자제어 가변 댐퍼가 적용된다. 일반 모델이 편안한 승차감을 중시했다면, GT는 단단한 세팅으로 방향을 틀었다. 외관에는 GT 전용 디자인 요소와 배지가 추가되고, 실내에는 스포츠 시트와 3 스포크 GT 스티어링 휠이 들어간다.

재미있는 건 가상 엔진 사운드와 가상 변속 기능이다. 조용한 전기차에 내연기관 성능차의 감성을 더하려는 시도다. 2026년 2분기 생산을 시작해 곧바로 인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가장 작은 모델인 EV2의 GT 버전 출시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기아의 유럽 전기차 전략은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모델부터 실용적인 상용 전기차, 감성을 더한 성능 모델까지 촘촘하게 라인업을 채우는 것이다.

EV2는 3만 유로대 가격으로 유럽 대중 시장 공략의 첨병이 된다. 르노, 포드, 폭스바겐이 만든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E-GMP 플랫폼의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22kW AC 충전 지원은 유럽 시장의 충전 인프라 환경을 고려한 결과다.

스타리아 일렉트릭은 800V 급속 충전으로 상용 전기차의 약점인 충전 시간을 해결했다. 가족용 미니밴 시장은 물론, 호텔 셔틀이나 공항 운송 같은 상업 영역까지 노린다. ID. 버즈나 PV5보다 빠른 충전 속도는 운영 효율성이 중요한 사업자들에게 큰 매력이 될 것이다.



GT 라인업은 전기차가 친환경적이고 조용할 뿐 아니라 운전 재미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유럽 소비자들은 전통적으로 주행 성능과 핸들링을 중시해 왔다. 듀얼모터와 가변 댐퍼, 가상 사운드까지 더한 GT 모델은 이런 감성을 충족시키려는 시도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로봇과 AI로 먼 미래를 그리는 동시에, 유럽에서는 지금 당장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전기차로 현실을 공략한다. 지역별 특성에 맞춘 투 트랙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2026년 유럽 전기차 시장의 향방이 주목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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