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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 시대, 야구 산업 속 첨단 기술 살펴보니

2026.03.13. 09: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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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예지 기자] 2026 WBC에서 한국 대표팀이 극적인 8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야구 팬심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WBC 열기는 최근 몇 년간 달궈진 국내 야구 인기와 맞닿아 있다. 국내 프로야구 KBO 리그는 2024년부터 정규 시즌 관중 1000만 명을 돌파하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AI가 야구 산업의 새로운 기술 경쟁력이 됐다 / 출처=WSC Sports
AI가 야구 산업의 새로운 기술 경쟁력이 됐다 / 출처=WSC Sports


선수를 수치로 보여주는 스탯캐스트의 진화

야구는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로 점쳐지는 스포츠지만, 경기장 구석구석에는 ICT 기술이 들어와 있다. 데이터와 영상의 결합을 통해 불확실했던 영역을 정량화된 수치로 보여주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이저리그(MLB)의 스탯캐스트(Statcast) 시스템이다.

2015년 MLB 전 구장에 도입된 이 시스템은 초고속 카메라와 레이더를 결합한 기술이다. 투구의 구속, 회전율, 궤적 등과 타구 속도, 발사각, 주자의 주루 및 수비 등 경기 중 다양한 상황을 실시간 추적한다. 중계 화면에 즉각 표시되는 비거리와 타구 속도를 통해 팬들은 경기 중 홈런을 수치로 확인하며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2015년 MLB를 시작으로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도입됐다 / 출처=AI 생성 이미지
2015년 MLB를 시작으로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도입됐다 / 출처=AI 생성 이미지


MLB는 2020년에는 기존 장비 대신 소니의 호크아이(Hawk-Eye) 광학 트래킹 시스템을 도입해 데이터 정밀도를 높였다. 2023년부터는 스윙 속도와 궤적 등 배트 추적 데이터도 제공했다. 이는 시즌 전체에 걸쳐 선수의 퍼포먼스를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KBO에서도 비디오 판독에 호크아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고화질 영상을 한 화면에 동시 구현함으로써 판독의 정확도와 속도를 개선했다. 와이어드 카메라 등 특수 장비의 사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한편, 올림픽과 NFL(미식축구) 등 해외 리그에서는 드론 카메라를 경기 촬영에 활용해 역동적인 화면을 담기 시작했다. 야구에서도 드론 활용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구와 타구가 고속으로 오가는 야구 특성상 안전상의 과제가 남아 있다.

데이터 기반 판정 시스템, ABS


KBO는 2024년부터 ABS를 1군 정규 시즌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 출처=IT동아
KBO는 2024년부터 ABS를 1군 정규 시즌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 출처=IT동아


야구에서 오심은 오래된 논쟁이었다. 인간 심판의 눈은 완벽하지 않았고, 시즌마다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됐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Automated Ball-Strike System)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ABS는 야구장에 설치된 추적 장비가 투구 궤적을 읽어내고, 컴퓨터 프로그램이 스트라이크 또는 볼을 판별해 주심의 무선 이어폰으로 결과를 실시간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자체 판단을 했던 인간 심판은 이제 ABS의 결과를 그대로 선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 프로야구 리그 최초로 ABS를 1군 정규 시즌에 도입한 것은 KBO다. 2024년부터 투명한 판정에 대한 팬들의 요구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데이터 기반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호평을 받았지만, 도입 초기 일부 선수들의 불만도 제기된 바 있다. 현재는 1군을 비롯해 2군 전 구장으로 확대됐다.

MLB는 2019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ABS를 시험해왔고, 올해부터 ABS를 공식 도입하되, 챌린지 방식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주심이 여전히 기본 판정을 내리되, 투수·포수·타자에 한해 팀당 경기당 일정 횟수만큼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때 ABS로 확인해 번복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전면 자동 판정이 아닌, 심판의 권한을 남겨두는 절충안이다. 한편, 이번 2026 WBC에서는 ABS가 적용되지 않았다.

AI가 바꾸는 스포츠 콘텐츠 패러다임


WSC Sports는 경기 하이라이트를 AI로 자동 생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출처=WSC Sports
WSC Sports는 경기 하이라이트를 AI로 자동 생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출처=WSC Sports


야구 경기 자체보다도 콘텐츠 관련 서비스에서 기술은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경기 장면을 자동 분석하고 주요 영상을 제작하는 AI 하이라이트 영상 서비스의 도입이 활발하다. MLB는 수천 경기에 달하는 방대한 영상 데이터 속에서 주요 득점 상황을 실시간으로 편집하는 AI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선수의 하이라이트 영상만을 골라 즉시 감상할 수 있게 됐으며, 그 결과 MLB 앱의 일일 트래픽은 2024년 대비 약 18%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2019년 KBO에 AI 기반 ‘득점 하이라이트’ 자동 편집 기술을 도입해 경기 종료 후 약 5분 내 주요 장면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방송사 CSTV는 AI 기반 스포츠 콘텐츠 기술기업 WSC Sports와 대만 프로야구(CPBL) 퉁이 라이온즈 경기 하이라이트를 AI로 자동 생성하고 있다. WSC Sports는 “경기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선수·소속팀·플레이 유형별로 영상을 자동 분류(인덱싱)하는 방식”이라며, “NBA, ESPN, YouTube TV 등 세계 650개 이상의 스포츠 조직에 해당 서비스를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기술의 도입이 야구 산업의 모든 과제를 해결해 주는 건 아니다. MLB가 ABS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계적인 판정이 심판의 역할을 축소하고 투수들의 창의적인 투구 전략을 위축시키는 등 전통적인 야구 고유의 기술적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실시간 판정 데이터를 오차 없이 전송하기 위한 고도화된 네트워크 인프라와 장비의 안정성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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