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현직 경찰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가상자산 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거래소와의 긴밀한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낸스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2.7%는 범죄 수사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력이 ‘매우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거래소와의 공조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로는 ‘수사 체계 구축을 통한 빠른 대응’이 87.8%로 가장 높게 꼽혔다.
응답자들은 실효성 있는 수사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범죄 수익 동결과 신종 범죄 수법에 대한 선제적 정보 공유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법 집행 기관과 거래소 간 협력이 선택적 수단을 넘어 가상자산 범죄 대응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수 지갑 은닉·딥페이크 투자사기 확산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가상자산 범죄 유형으로는 ‘다수 지갑을 활용한 자금 분산 및 은닉’이 3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AI·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투자 사기’가 26.8%, ‘로맨스 스캠과 연계된 가상자산 탈취 및 자금세탁’이 22.0%,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불법 외환 거래 및 해외 송금’이 19.5%로 집계됐다.
이번 결과는 전통적인 자금세탁 방식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신종 범죄 수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다수 지갑을 통한 자금 분산, 국경 간 송금, 가상자산 탈취와 자금세탁이 결합된 범죄 유형이 수사 현장에서 주요 대응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범인 특정·자금 동결에는 KYC 정보 중요
범인 특정과 자금 동결에 가장 도움이 되는 정보로는 응답자의 43.9%가 ‘KYC 기반 이용자 개인 정보’를 선택했다. ‘거래소 내 자산 동결 조치’는 31.7%, ‘접속 IP 및 디바이스 정보 등 로그 기록’은 24.4%로 뒤를 이었다.
이는 가상자산 범죄 수사에서 거래소가 보유한 고객확인제도 기반 정보와 거래·접속 기록, 자산 동결 조치가 핵심적인 수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사관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과 수사기관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봤다.
국경을 넘나드는 가상자산 범죄 특성상 국제 공조 체계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응답자들은 수사기관의 디지털 자산 추적 역량 강화와 전문 인력 확충, 거래소 규제 강화, 이용자 대상 보안 교육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바이낸스 “AML·KYC 역량 기반으로 수사기관 협력”
바이낸스 김민재 조사전문관은 “가상자산 범죄는 기술 진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국경을 초월해 진행되는 만큼, 수사 기관과 거래소 간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라며 “바이낸스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AML·KYC 시스템과 조사 대응 역량을 기반으로 각국 사법기관과 협력해 보다 안전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낸스는 각국 수사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범죄 해결, 산업 전반의 안전성 및 투명성 제고에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또 가상자산 범죄 대응에 필요한 도구와 정보, 사례 등을 공유하는 교육 세션을 400회 이상 진행했다.
한국에서도 경찰청, 검찰청, 국정원 등 주요 수사 관계 기관과 범죄 대응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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