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스·뷰티(H&B) 시장에서 제품 구매 전 여러 정보를 비교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등 신중한 소비 행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브랜드를 반복 구매하기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하고, 리뷰와 개인화 추천, 인공지능(AI)까지 구매 판단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도 두드러졌다.
글로벌 커머스 인텔리전스 플랫폼 크리테오(Criteo)는 글로벌 소비자 설문조사와 자사 커머스 데이터를 분석한 ‘2026 글로벌 뷰티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H&B 시장은 온라인 방문과 제품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소비자가 한 번 구매할 때 지출하는 금액과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아졌다. 가격 대비 가치를 따지고 제품을 충분히 비교한 뒤 구매하는 합리적 소비 성향이 강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온라인 방문·판매는 늘었지만 평균 주문액 10% 감소
크리테오가 국내 H&B 시장의 2분기 누적(Q2TD) 지표를 분석한 결과 온라인 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14%, 판매량은 10% 증가했다.
반면 평균 주문 금액(AOV)은 같은 기간 10% 줄었고 구매 전환율도 4%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소비자가 H&B 제품을 찾고 구매하는 활동 자체는 늘었지만, 방문이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과 건당 지출 규모가 동시에 낮아진 셈이다.
국내 시장은 대형 쇼핑 행사에 소비가 크게 집중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해외 주요 시장과 차이를 보였다.
2025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한국의 H&B 매출은 10월 기준 매출보다 오히려 16% 낮았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는 10·10 쇼핑 행사 기간 매출이 기준 대비 60% 증가했고, 광군제와 12·12 기간에는 각각 119%, 116% 늘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역시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매출이 1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특정 대규모 할인 행사보다 연중 비교적 고른 수요가 이어지는 반면 해외 시장은 지역별 대표 쇼핑 시즌을 중심으로 구매가 급증하는 구조다. 크리테오는 이러한 시장 차이를 고려할 때 K-뷰티 브랜드가 국내에서는 일회성 할인 행사에만 의존하기보다 상시 브랜드 노출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지역별 쇼핑 성수기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매장에서 직접 써보고 산다”…한국 소비자 35%
구매 과정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는 ‘옴니채널’ 소비가 두드러졌다.
국내 소비자의 35%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테스터나 샘플을 직접 체험한 뒤 제품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평균인 27%보다 8%포인트 높은 수치다.
온라인에서 제품 정보와 가격, 리뷰 등을 탐색하더라도 색상이나 향, 발림성, 사용감 등 실제 제품 경험이 구매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브랜드 충성도는 34%에 머물렀다. 익숙한 브랜드만 반복해서 구매하기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소비자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1년 동안 구매하지 않았던 브랜드를 선택했다는 소비자 비중은 향수 43%, 메이크업 42%, 스킨케어 40%, 뷰티 소품 36%, 샴푸·컨디셔너 33%로 집계됐다.
리뷰·평점 영향력 61%…개인화 추천 선호도 높아
국내 소비자가 제품 구매를 결정할 때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요소는 리뷰와 평점이었다. 응답자의 61%가 리뷰와 평점을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개인의 구매 이력과 취향을 토대로 제공하는 맞춤형 추천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았다.
국내 소비자의 52%는 과거 구매 이력과 취향을 반영한 개인화 추천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 37%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브랜드 인지도 자체뿐 아니라 다른 소비자의 평가와 자신의 기존 구매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정보가 국내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44%가 뷰티 쇼핑에 AI 활용…절반 이상 “자동 재주문 맡기겠다”
AI도 국내 뷰티 소비자의 제품 탐색과 구매 결정을 지원하는 쇼핑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44%는 뷰티·퍼스널케어 제품을 구매할 때 AI 챗봇이나 어시스턴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AI 이용자 가운데 54%는 AI가 추천한 제품이 실제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제품 탐색이나 추천을 넘어 AI에 일상적인 재구매 자체를 맡기려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의 52%는 샴푸, 치약, 스킨케어 제품 등 생활용품이 부족해질 경우 AI 어시스턴트가 이를 파악해 자동으로 재주문하도록 맡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로, 전 세계 평균 40%보다 12%포인트 높았다.
김도윤 크리테오 코리아 대표는 “국내 헬스·뷰티 소비자들은 구매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지만, 동시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며 “구매를 결정하기 전 소비자들은 디지털 탐색, 매장 내 경험, AI 기반 추천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마케터에게는 채널을 아우르는 풀 퍼널(full-funnel)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커머스 데이터와 AI 기반 의사결정을 결합하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구매 여정 전반에서 관련성을 유지하고 각 접점을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하며, 탐색을 실제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게 하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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