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고성능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으며 기존 유럽 슈퍼카 브랜드의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람보르기니는 이들을 당장의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람보르기니)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1000마력을 훌쩍 넘는 고성능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으며 기존 유럽 슈퍼카 브랜드의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람보르기니는 이들을 당장의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 가속 성능이나 최고출력만으로는 내연기관이 만들어내는 사운드와 감성까지 대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람보르기니 CEO 스테판 윙켈만은 최근 주요 외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등장하고 있는 고성능 모델에 대해 "우리는 이를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대중 전기차를 넘어 고성능 스포츠카와 슈퍼카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양왕은 전기 슈퍼카 'U9'을 선보였고 덴자 역시 3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582마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모델 'Z'를 공개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강력한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활용해 기존 내연기관 슈퍼카를 뛰어넘는 수준의 출력과 가속 성능을 비교적 빠르게 구현하고 있다. 전동화 기술이 기존 고성능차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과거 유럽 일부 브랜드가 사실상 독점했던 슈퍼카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변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대중 전기차를 넘어 고성능 스포츠카와 슈퍼카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오토헤럴드 DB)
하지만 윙켈만은 절대적인 성능 수치만으로 슈퍼카의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람보르기니가 순수전기차를 서두르지 않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서 중국 업체들이 람보르기니 차량의 성능과 사운드, 감성에서는 경쟁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재 람보르기니는 '레부엘토'와 '테메라리오' 등 주요 모델에 전기모터를 결합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을 핵심으로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전동화를 통해 성능과 효율을 높이면서도 고회전 엔진 특성과 배기음 등 기존 슈퍼카의 감성적인 요소를 함께 가져가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은 고성능차 시장에서 전동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더욱 뚜렷한 차별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전기차는 모터 특성상 즉각적인 토크를 활용해 강력한 가속 성능을 구현하기 쉽지만 엔진 회전수 변화와 변속 과정, 배기음 등이 만들어내는 기계적인 경험에서는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업체 역시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장성자동차(GWM)는 순수전기차가 아닌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람보르기니가 강조하는 슈퍼카 경쟁력은 최고출력이나 제로백처럼 숫자로 표현되는 성능보다 운전자가 차량을 통해 경험하는 사운드와 반응, 감성에 있다(람보르기니)
GWM의 신형 슈퍼카는 미드십 엔진 구조와 경량 카본파이버 모노코크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에는 해당 차량에 사용될 V8 엔진도 공개됐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를 직접적인 경쟁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고성능차의 경쟁 영역이 전기차에서 내연기관 기반 슈퍼카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람보르기니가 강조하는 슈퍼카 경쟁력은 최고출력이나 제로백처럼 숫자로 표현되는 성능보다 운전자가 차량을 통해 경험하는 사운드와 반응, 감성에 있다. 전동화 시대에도 내연기관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고성능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이유 역시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