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오는 2035년까지 현재 판매하는 모델의 약 절반을 없애고 5만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폭스바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폭스바겐그룹이 오는 2035년까지 현재 판매하는 모델의 약 절반을 없애고 5만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유럽 생산능력이 실제 수요보다 50만대 이상 많다는 판단에 따라 독일 4개 공장의 존폐까지 검토하면서 비용과 차종, 생산시설 전반을 동시에 줄이는 그룹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선다.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경영진이 제출한 중장기 구조조정 계획 '퓨처 플랜 2030(Future Plan 2030)'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폭스바겐은 이를 그룹 역사상 가장 전략적으로 광범위한 변화 프로그램으로 규정하고 향후 사업 구조를 수익성과 규모의 경제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나치게 확대된 모델 라인업 축소다. 폭스바겐그룹은 2035년까지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의 약 50%를 정리하고 경쟁력이 높은 핵심 차종에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동시에 모델별 트림과 사양 등 제품 복잡성을 약 75% 줄여 차종당 판매량을 늘리고 개발과 생산 비용을 낮추게 된다.
플랫폼과 전자 아키텍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소프트웨어 역시 지역별 시장 특성에 맞춰 재편한다. 폭스바겐은 서구권과 중국을 비롯한 동부권 시장의 요구가 빠르게 달라지는 만큼 하나의 제품과 기술을 모든 시장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그룹 내 가장 큰 변화는 지나치게 확대된 모델 라인업 축소다(폭스바겐)
또한 생산시설 구조조정도 본격화되면서 현재 유럽 생산능력이 실제 수요보다 연간 50만대 이상 많다고 판단하고 오는 2027년 6월 말까지 구체적인 생산시설 조정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엠덴과 츠비카우, 하노버, 아우디 네카줄름 등 4개 공장은 2031년부터 2034년 사이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생산 물량을 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들 공장의 대체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새로운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폐쇄 또는 대대적인 기능 전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해당 공장에서는 현재 폭스바겐 ID.3와 ID.4, ID.5, ID.7 및 ID.7 투어러, ID. 버즈를 비롯해 아우디 A5와 A6, A8, e-트론 GT, Q4 e-트론 계열과 쿠프라 본 등 그룹의 내연기관 및 전기차 핵심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인력 구조도 대폭 조정되면서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사업 규모와 인력 구조를 경제적 현실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며 경영진을 포함해 약 5만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추진한다. 앞서 독일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이번 감독이사회 승인으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방향이 보다 구체화됐다.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사업 규모와 인력 구조를 경제적 현실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며 경영진을 포함해 약 5만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다(폭스바겐)
이 밖에도 폭스바겐은 그룹이 보유한 사업과 지분을 전면 재검토해 비전략 사업 가운데 약 3분의 1을 매각하거나 재편하고 핵심 자동차 사업에 명확한 전략적·재무적 기여를 하는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부동산 포트폴리오 역시 매각을 포함한 효율화 대상에 포함됐다.
이처럼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지만 폭스바겐그룹은 장기적으로 연간 글로벌 판매 900만대 수준을 목표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조직에서는 관리 단계를 줄이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동시에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중국 업체들과의 신차 개발 및 시장 대응 속도 격차도 좁히게 된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감독이사회가 퓨처 플랜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것은 그룹의 미래를 위한 강력한 신호라며 향후 수년 동안 수천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통해 주요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구조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폭스바겐그룹이 수십 년 동안 유지해 온 '다차종·대규모 생산' 전략 자체를 수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현지 업체들의 공세, 전기차 전환 비용과 유럽의 높은 생산비 부담이 동시에 겹치면서 폭스바겐이 결국 판매 규모보다 차종당 수익성과 생산 효율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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