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분야마다 "이건 정말 후회 안 한다"라고 의견이 모이는 제품군이 있다. 대표적으로 에어프라이어, 건조기, 그리고 구강세정기이다. 에어프라이어는 초기부터 이용해서 아직도 잘 쓰고 있고, 건조기는 의류 종류를 좀 탄다고 해서 아직 구매하지 않았다. 구강세정기는 하나 구비해 두면 스케일링하러 치과 갈 일이 없어진다는 말에 상당히 혹했던 제품군인데 딱히 구매할 계기가 없었다가 이번에 드디어 써보게 됐다.
웨이블 덴탈퓨어는 일체형 구강세정기가 갖춰야 할 특징을 제대로 담고 있는 제품이다. 수압 모드를 여러가지 지원하며 커스텀도 가능하다. 과용을 방지하기 위해 2분 타이머도 내장했고, 물을 사용하는 전자제품답게 IPX7 국제등급 방수도 지원한다.
구성품은 본체와 노즐 2개, 충전 케이블, 설명서로 비교적 간단하다.
탱크와 노즐이 바로 연결된 일체형 구강세정기이다 보니 구조가 간단하다. 바닥까지 늘어진 호스를 통해 물을 빨아올려 노즐로 분사하는 방식이다. 물탱크 하단에는 물을 보충하거나 뺄 때 쓰는 덮개가 있다. 일반 수도꼭지로 물을 주입하기는 편한데, 세면대에 필터를 장착해 물이 샤워기처럼 나오는 형태라면 물 채우는 게 좀 번거로울 수는 있다. 탱크 용량은 200ml다. 거치식에 비해 물이 조금 들어가지만 휴대용이라는 구조적 차이를 생각하면 무난하다. 본체는 한 손으로도 잡기 쉽도록 인체공학적 설계가 적용돼 있다. 거치식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는 것도 장점. 1~2인 가구에서 사용하기 좋고 회사에 구비해 두기도 적합하다. 특히 배터리 내장형이라 항상 전원을 연결할 필요가 없고 충전 주기가 길어 더더욱 부담이 적다.
덴탈퓨어 구강세정기는 충전식 구강세정기라 항상 전원을 연결해 둘 필요가 없다. 특히 화장실처럼 물이 자주 튀는 장소에서는 전원을 연결해 두는 게 굉장히 조심스럽기 마련이라 이런 충전형 제품이 더더욱 메리트 있다. 단, 충전 단자가 독자 규격인 건 다소 아쉬운 부분. 실리콘 마개로 막을 수 있지만 과연 IPX7 방수 등급이 이 실리콘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것도 없진 않다. 가급적 이 쪽에는 물이 튀지 않게 사용하는데 내심 살짝 불안하다. 차라리 전동칫솔처럼 무선충전 코일을 내장했으면 좋았을 것도 같다. 다행히 한 번 충전하면 약 한 달 정도 사용할 수 있다는데, 제품을 사용해보는 동안 전력이 부족하다는 알림은 결국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노즐은 물을 고압으로 사출할 수 있게 가늘게 만들어졌다. 물줄기의 굵기는 고작 0.6m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기에 충분히 얇다. 분당 1400회의 맥동수류를 일으켜 높은 세정력을 보인다.
전원을 켜면 마지막으로 설정한 모드대로 물을 뿜기 시작한다. 강한 수압은 '일반', 비교적 약한 수압은 '소프트'를 사용하면 된다. 둘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압력에 완급을 주는 '펄스' 모드도 있고, 수압이 너무 세다 싶으면 '커스텀' 모드로 약하게 써보는 것도 좋다. 아무래도 고압수를 분출하다 보니 물이 좀 튀는데, 며칠 동안 사용해 보니 초기 설정대로의 커스텀 모드가 가장 약하다 보니 물이 튀는 정도도 제일 적었다.
치아 대신 옥수수에 고춧가루를 바르고 수압 테스트를 해봤다. 아무래도 구강세정기를 처음 사용해보는 터라 작동법이 손에 익지 않았지만 대강 의도한 대로 물줄기가 발사돼 고춧가루를 잘 제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즐을 가까이 가져다 대자 옥수수가 통째로 굴러가 버리기까지 했는데, 이게 무려 소프트 모드다. 구강세정기 사용 초기에는 잇몸에 강한 자극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소프트나 펄스, 또는 커스텀으로 물을 약하게 쏴 명중(?)시키는 연습을 해 보자.
직접 사용해 보니 처음에 잇몸에서 피가 꽤 많이 나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구강세정기를 처음 쓰면 으레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한다. 구강세정기 사용 초기, 혹은 스케일링을 받은 지 오래 된 사람이 사용할 경우 피가 날 수 있다고 한다. 일주일 이상 꾸준히 구강세정기로 관리하다 보면 적응돼서 피가 안 나온다고하니 열심히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