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하다는 건, 어쩌면 가장 어려운 조건인 것 같아요.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A라는 상품이 있어요. 디자인이나 성능, 기능 등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흠이 있어요. 흠이란 건 말 그대로 기본도 못 갖춘 약점을 의미합니다. 이제 B라는 상품을 볼까요? 확실히 A보다는 특출나게 마음을 사로잡는 구석은 없는 것 같지만 무난하니 나쁘지도 않네요. 결정적으로 흠이 없습니다. 여기서 A와 B가 어떤 상품이냐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이 꽤나 갈릴 겁니다. 옷이라면 A는 예쁘고 색도 사이즈도 마음에 들지만 한 번 세탁하면 못 입을 천을 사용했을 수 있고요, B는 디자인부터 소재 등 오래 입기 좋지만 전반적으로 마음에 쏙 들지는 않을 수 있어요.
그럼 이 A와 B가 노트북이라면 어떨까요. 저는 이 경우 무조건 B를 선택해요. 위에서 언급한 A의 ‘흠’이 심한 발열이거나 들고 다니지도 못할 무게라고 가정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최소한 B는 흠이 없는 제품이니까요.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은 바로 B와 같은 노트북입니다. 특별히 눈에 띄게 만족스러운 점은 없지만 또 불만족스러운 점도 딱히 없었거든요. 옷으로 따지면 오래 입을 수 있어 꾸준히 손이 가는 것처럼,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 역시 오래 쓰기 좋은 노트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슬림하지도, 가볍지도 않지만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은 깔끔한 첫인상이 장점입니다. 무난한 그레이톤이지만 레노버 로고가 모서리쪽에 작게 배치돼서 세련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대신 두께와 색상에서 오는 투박함이 있습니다. 가장 두툼한 부분의 두께가 17.9mm라 확실히 슬림한 느낌은 아니죠. 무게도 1.45kg으로, 14인치 노트북 치고 특별히 가볍지 않은 무게입니다. 휴대성을 특징으로 하긴 어려운 스펙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들고 다니지 못 할 수준도 아닙니다. 묵직한 바디가 주는 견고함이 휴대하기에 안정적으로 느껴져요. 개인적으로 노트북의 슬림한 두께는 분명 장점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슬림하면 바디가 휘거나 내구성이 약할 것이라는 불안함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은 확실히 안정감이 돋보이는 제품입니다.
포트는 넉넉한 두께 덕에 있어야 할 것은 다 있습니다. 좌측에는 PD 충전을 지원하는 USB-C 포트 및 일반 USB-C 포트, HDMI, 오디오 잭이 있고, 우측에는 USB-A 포트 2개 및 SD카드 슬롯이 있습니다. 좌측 포트 배치가 USB-C 포트 사이에 HDMI 포트가 자리하고 있어 다소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주긴 합니다. 하지만 외부 입력에 더 용이하도록 편의성을 더 우선한 결과로 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바닥면 상부에 길게 나 있는 미끄럼방지 패드는 노트북을 더욱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 같습니다.
#레노버만의 2.2K 해상도,
장점일까?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은 처음 커버를 열었을 때 외관에서 풍기는 투박함과 대비되는 날렵함이 인상적이었어요. 베젤이 슬림해서 상판을 화면이 꽉 채우고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노트북 커버가 닫혀 있을 때보다 열었을 때 노트북이 훨씬 커 보이는 느낌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스펙은 300니트 밝기, sRGB 색 재현율 100% 등 딱히 엄청나게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어요. IPS 패널을 사용해 시야각이 넓다는 점이나 TUV 라인란드로부터 블루라이트 저감 인증을 받은 점은 장점이긴 합니다. 빛반사도 거의 없어서 야외에서나 조명이 밝은 곳에서나 사용하기 좋았어요.
독특한 점은 2.2K 해상도로 16:10 화면비를 제공한다는 점인데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6:9 화면비의 디스플레이보다 위아래로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보니, 웹 검색이나 텍스트 작업 시에 더 많은 정보를 한 화면에 표시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물론 동영상 편집이나 멀티태스킹 작업을 주로 한다면 16:10이 적합한 화면비는 아니죠. 시중에 유통되는 영상들 화면비도 16:9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아 레터박스가 생기는 것도 감안해야 하고요. 물론! 4:3 화면비에 비하면 당연히 감수할 만한 수준이긴 하지만요.
#사무용 정도면 OK,
근데 게임도 하고 싶다면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에는 11세대 인텔 코어 i5-1135G7(타이거레이크) 프로세서가 탑재됐어요. 4코어 8스레드 구성에 최대 CPU 클럭은 4.2GHz입니다. CPU-Z 벤치마크에서는 싱글 스레드 447.9점, 멀티 스레드 2325.0점이 나왔어요. 고사양이라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죠. 물론 문서작업이나 포토샵, 영상 편집과 같은 일반적인 작업 환경에서는 부족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라 사무용 노트북을 찾는 분들에게 적당한 프로세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에는 GeForce MX450 그래픽 카드가 탑재됐어요. 그래픽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에게도 쾌적한 업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동일 프로세서에 내장 그래픽(Iris Xe) 환경에서는 거의 돌아가지 않았던 로스트아크도 매끄럽게 돌아가는 모습이죠? 반응 속도도 빠르고 버벅임도 거의 없었어요. 스피커에는 돌비 애트모스 기술이 적용돼서 외장 스피커 없이도 몰입도가 높은 편이었어요.
램은 16GB DDR4x를 적용했고, 속도는 3200MHz입니다. 그리고 듀얼채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512GB의 넉넉한 저장공간과 NVMe SSD의 빠른 전송 속도 또한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족도 높은 키보드&터치패드,
부팅 속도는?
전반적인 노트북 사용 편의성도 살펴볼까요? 키보드부터 보면 아무래도 노트북 사이즈가 작다 보니 텐키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면 아쉽다 할 수 있어요. 대신 타건감이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었는데요. 키를 하나하나 눌러보면 가볍게 눌리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타이핑해보면 묵직하게 눌리면서 피로도는 적은, 아주 편안한 타건감이 일품이었어요. 백라이트 밝기도 적당했고요. 소음은 조금 있는 편이라 도서관처럼 조용한 곳에서는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터치패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화면에 대고 커서를 이동시키는 것처럼 피드백이 빠른 것도 장점이었고, 제스처 미스도 거의 없어서 사용하기 편했거든요. 터치패드 크기도 처음에는 작다 느껴졌는데, 쓰다 보니 불편함은 없었어요. 다만 클릭감이 무거운 편이라 오랜 시간 작업은 어려울 것 같아요.
키보드나 터치패드가 만족스러웠던 것에 비해 부팅 시간은 약 14초로, 다소 길게 느껴졌어요. 절전 모드에서 재부팅 속도는 1초 남짓이라 빠른 편이긴 하죠. 그런데 커버를 닫았다 바로 열면 잠금 화면으로 전환되는 과정 때문인지 종종 딜레이가 있었습니다. 평소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화면을 닫았다 바로 여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반응이 즉각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확실히 아쉬운 점이긴 했습니다.
#하루 종일은 힘들고,
하루는 거뜬한
요즘 나오는 노트북들이 장점으로 많이들 내세우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 타임입니다. 한번 충전으로도 20시간 이상 거뜬히 버티는 제품들이 적지 않죠. 그에 비해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이 내세우는 15시간이라는 배터리 타임은 어딘가 모르게 모자라 보이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화면 밝기 100% 및 ‘향상된 성능’ 모드 기준, 웹 서핑 등 3시간 동안 노트북을 사용했을 때 배터리 소모량은 약 20%로, 단순히 계산해보면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의 배터리 타임은 정말 15시간이 맞습니다. 사용 환경이나 배터리 잔량에 따라 소모량이 더 빨라질 수도 있죠. 타사 노트북들이 배터리 타임을 하루 ‘종일’이라고 표현하지만,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의 배터리 타임은 종일까지는 아닙니다. 물론 카페나 강의실에 하루 정도 가지고 나가 작업하기에는 충분한 정도죠.
게임을 실행했을 때 배터리 소모량도 볼까요. 화면 밝기 100% 및 ‘향상된 배터리’ 모드 기준 플레이 타임 5분에 배터리 5%가 소모되더라고요. 배터리 소모가 눈으로 보이는 정도였어요.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한 성능이지만, 배터리는 그렇지 못하니 어댑터는 필수로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충전 속도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배터리 잔량이 10% 남짓할 때 충전을 시작해서 약 1시간 충전 후 잔량을 확인해보니 약 40%까지 충전이 됐더라고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편은 아니라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미리 충전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접 개봉해보는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
마지막으로 패키지 구성을 함께 보겠습니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의 박스 패키지는 크라프트지로 제작된 친환경 박스로, 레노버 로고가 크게 인쇄된 것 외에 특별할 것 없는 모습입니다.
패키지 구성도 보면 노트북 본체 외에 전원 어댑터와 케이블, 그리고 제품 설명서가 전부예요. 전원 어댑터와 케이블은 분리할 수 있어서 보관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죠. 무게는 약 000g이라 본체 무게와 더하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겠네요.
#
지금까지 살펴본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은 크게 장점이라 할 만한 요인을 꼽기 어려운 노트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치명적인 단점이랄 것도 없죠. 굳이 나누자면 그래픽 성능이 좋고 편의성이 좋은 대신 두께나 무게가 무겁고 배터리 타임은 짧다는 정도로 정리해 볼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으로 장점이고 단점인 내용은 아닙니다.
확실한 건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은 모든 면에서 기본은 갖췄다는 것, 그리고 어느 하나 특히 모난 부분이 없어 오래 사용하기 좋은 노트북이라는 것입니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을 ‘좋은’ 노트북으로 추천하긴 어려워도, 노트북을 추천할 때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lim5 Pro 14ITL6 82L3004DKR은 종종 언급될 것 같습니다.
▲ 나에게 딱 맞는 노트북, 노트북 주변기기가 궁금하다면 '다나와 CM추천'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