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터에서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어요.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켜둘 수 있고, 시선만 돌리면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 오가며 작업할 수 있으니 능률이 훨씬 올라가는 기분이죠. 그래서인지 재택근무를 할 때면 일의 효율이 좋지 않은 걸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집에는 노트북 혹은 모니터 하나로 일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래서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게 바로 휴대용 모니터입니다. 재택근무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카페를 간다거나 미팅을 할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였죠. 무엇보다 다양한 기기와 연결해 단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어요. 이번에 만난 알파스캔 AOC 16T2가 바로 완벽한 선택지였습니다.
#휴대성을 극대화한 외형, 그리고 무게
모니터라 하면 기본적으로 화면을 출력해줄 영역과 이를 지탱해줄 스탠드 형태를 떠올리게 되죠. 저 역시 그런 모습을 떠올렸는데, 알파스캔AOC 16T2를 처음 봤을 때는 언뜻 태블릿PC가 보였어요. 일단 화면을 출력해줄 영역은 있는데, 스탠드가 없어서 그냥 화면만 덩그러니 있는 것 같았거든요. 마치 노트북에서 하판이 없는 모습이랄까요.
휴대용 모니터답게 스탠드 역할을 하는 ‘스마트 커버’가 제공됩니다. 이름처럼 모니터를 들고 다니기 유용하게 화면을 ‘커버’하는 역할도 해요. 어쨌든 이 스마트 커버를 본체 하단에 고정시키고 각도를 조절하면 제법 모니터처럼 의젓한(?) 모습이 됩니다.
알파스캔 AOC 16T2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우선 제품의 외형을 자세히 살펴볼게요. 화면 출력부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적당한 두께의 베젤, 그리고 하단에는 ‘AOC’ 로고가 꽤 크게 인쇄돼있습니다. 좌측 측면에는 배터리 표시등을 비롯한 메뉴, 배터리 용량 표시, 전원 버튼, 그리고 USB-C 포트와 오디오 포트가 자리해있습니다. 우측에는 스마트 커버를 결합하는 연결부와 충전 스위치, 그리고 마이크로 HDMI 포트와 USB-C 포트가 있고요. 하단부에도 스마트 커버 결합 연결부가 있어서 화면을 가로, 세로 원하는 방향으로 세워둘 수 있습니다. 본체 뒷면에는 50 x 50 베사홀이 있어서 규격에 맞는 스탠드나 벽걸이로 고정시켜 둘 수도 있어요.
제품 두께는 9.9mm로 1cm가 채 되지 않아요. 무게는 990g이라, 한 손으로 들었을 때 엄청 가볍다고는 할 수 없지만 휴대용으로만 본다면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 가방에 넣었을 때 크기나 무게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물론 이 제품을 듀얼 모니터로 활용한다면 노트북과 함께 들고 다녀야 하는 것이니,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는 있겠네요. 스마트 커버와 HDMI 케이블까지 포함하면 약 1.3kg 정도입니다.
그럼 제품을 한번 켜볼까요? 부팅 자체는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에요. AOC 로고가 크게 한번 뜨고 바로 모니터가 활성화되거든요. 대신 전원을 켤 때 전원 버튼을 길게 약 5초 정도 눌러줘야 해서 결국 모니터 화면이 켜지기까지는 약 9초 정도가 소요됐어요. 아무래도 버튼이 노출돼있어서 짧은 눌림에도 전원이 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겠지만 실사용 시 이 버튼 누르는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모니터’보단 ‘휴대용’에 적합한 사양
요즘 모니터 보면 화질은 말할 것도 없고 주사율도 높아서 게임하기에도 좋은 제품들 많이 나오죠. 사실 알파스캔 AOC 16T2가 이런 부류의 제품은 아닙니다. 모니터 크기는 15.6인치에 해상도도 FHD에 불과하고, 주사율도 최대 60Hz까지만 설정할 수 있어요. 게다가 HDR 10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HDR 수준으로 향상시켜주는 ‘효과’만 지원하고 있어요.
(우측이 HDR 효과가 적용된 사진)
모니터로만 본다면 여러모로 아쉬울 수 있는 사양인데, 이 제품을 ‘휴대용’에 초점을 맞춘다면 또 막 아쉽다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FHD나 60Hz 주사율은 게이밍을 주로 할 게 아니라면 그럭저럭 쓸 만하니까요. IPS 패널로 시야각이 넓은 것도 장점이고, 무엇보다 윈도우10 환경에서는 10포인트 멀티 터치가 가능한 게 장점입니다.
그리고 알파스캔 AOC 16T2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시력보호 기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먼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 반사를 줄여주는 눈부심 방지 패널 적용으로 눈부심을 줄여주는 ‘논글레어’ 기능,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화면 깜빡임 개선으로 장시간 사용에도 눈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플리커프리’ 기능, 블루라이트를 필터링해주는 ‘로우블로모드’ 기능을 적용할 수 있어요.
#훌륭한 호환성, 사람마다 사용하기 나름!
사실 알파스캔 AOC 16T2의 최대 장점은 휴대성을 뛰어넘는 호환성, 그리고 다양한 활용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마이크로 HDMI 포트로 연결할 수 있는 대부분의 디바이스와 호환이 됩니다. 노트북이나 PC 연결은 물론이고, 닌텐도 스위치나 PS4와 같은 콘솔 게임도 지원해요. 여기에 양쪽 측면에 마련된 USB-C 포트 모두 DP Alt 모드를 지원해서, 스마트폰 단독 연결도 가능해요. 사용하는 노트북이 DP Alt를 지원한다면 노트북 역시 USB-C 포트만으로 연결이 가능합니다.
▲ 알파스캔 AOC 16T2 게임 시연 영상(출처: 야콤월드)
또 알파스캔 AOC 16T2에는 기본적으로 모니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배터리가 내장돼있는데, 이 배터리를 이용해 다른 디바이스를 충전하는 역할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일종의 보조배터리 개념입니다. 배터리는 8,000mAh가 탑재돼서 꽤 넉넉한 편인데, 모니터로 사용하면 아무래도 전력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최대 4시간 정도만 사용할 수 있어요.
방전에서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최소 5~6시간 이상 소요되는 편입니다. 배터리 충전 상태는 왼쪽 측면에 있는 배터리 용량 표시 버튼을 누르면 상단 표시등의 색상으로 체크해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만족스러웠던 건, 오토 피벗 기능이에요. 앞서 스마트 커버를 통해 모니터를 가로 혹은 세로로 세워둘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소프트웨어 상으로도 굳이 화면 회전 전환을 하지 않고도 모니터를 돌리면 자동으로 화면이 전환됩니다. 윈도우 OS에서 추가적인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하긴 하지만, 한번 설치해두면 저처럼 글을 쓰거나 스크롤을 많이 해야 하는 직종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직접 개봉해보는 알파스캔 AOC 16T2
마지막으로 알파스캔 AOC 16T2의 박스 패키지를 살펴볼게요.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들과 달리 깔끔함과는 거리가 멀죠. ‘나 전자제품이야’라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박스 자체는 제품 크기에 비해 큰 편이에요. 내부를 보면 내장재가 본체를 아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고요.
구성품은 본체와 전원 어댑터가 있고요. 디바이스 연결을 위한 USB-C/USB-A 케이블, 마이크로 HDMI/HDMI 케이블이 추가로 제공됩니다. 스마트 커버는 기본 제공이며, 베사 규격에 맞는 브라켓과 나사가 함께 동봉돼있어요. 매뉴얼과 부가 소프트웨어가 담긴 CD와 사용설명서도 함께 제공됩니다. 개인적으로 휴대용에 초점을 맞춘 제품답게 스마트 커버 외에도 본체를 넣어 다닐 수 있는 파우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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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스캔 AOC 16T2는 군더더기 없는 휴대용 모니터입니다. 사양이 뛰어나진 않지만 제 기능에 충실하고, 또 활용도가 높아서 이제 없으면 아쉬운 제품이랄까요. 재택근무를 자주 하는 직장인에게는 또 다른 필수품이 될 수 있고, 대놓고 TV에 콘솔 연결해서 게임하기 눈치 보이는 우리네 가장에게도 아주 유용한 아이템일 겁니다. 물론 알파스캔 AOC 16T2는 메인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제품입니다. 크기도 메인이라기엔 작은 편이고, 화질도 아쉬운 수준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없으면 아쉬운 이유는 알파스캔 AOC 16T2가 그만큼 ‘보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알파스캔 AOC 16T2,
"괜히 재택근무가 하고 싶어지는 휴대용 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