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NSBO ZB-360 ARGB<48,490원>
PC 내부의 열을 밖으로 배출하고 외부의 시원한 공기를 유입시키는 쿨링팬. 냉각이라는 본래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LED를 이용한 심미적인 만족감도 상당한 구매 포인트로 부상했다. 거기에 속이 시원하게 다 비치는 이른바 '어항형 케이스'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번들 쿨링팬 이외의 화려한 RGB 조명을 탑재한 추가 쿨링팬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물론 과한 LED는 자칫 '중국산' 싸구려의 이미지를 만들어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오히려 무광(無光) 쿨링팬을 고집하는 유저들도 꽤 많다. 과연 2025년 PC 쿨링팬 시장은 어떤 유형의 제품이 인기일까?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를 통해 알아본다.
약 1년 전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LED 쿨링팬의 인기 상승세는 2025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LED 쿨링팬 제품군은 무광 쿨링팬을 확실히 앞질렀으며,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의 통계에서 과반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1년 기준으로는 60.23%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변화는 ‘어항형 케이스’의 대유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인 만큼, 조명이 없는 무광 쿨링팬으로 마무리하면 심리적으로 허전함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은 자연스럽게 화려한 RGB 조명을 갖춘 LED 쿨링팬으로 쏠리고 있다. 2025년에도 어항형 케이스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LED 쿨링팬의 점유율은 내년까지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LED 쿨링팬 판매량 점유율 Top5
(다나와 리서치 판매량 기준, 2024. 4 ~2025. 3)
1위 / DAVEN AR120 ARGB 리버스 (화이트)<7,470원>
2위 / darkFlash C7A 120 ARGB (화이트)<7,800원>
3위 / darkFlash C7A 120 ARGB (블랙)<7,400원>
4위 / darkFlash DM12R PRO 120 PWM ARGB Reverse (화이트)<8,390원>
5위 / darkFlash C7RA 120 ARGB Reverse (화이트)<6,850원>
최근 1년간 PC 쿨링팬 시장에서는 ‘데이지 체인(Daisy Chain)’ 기능이 주목받았다. 데이지 체인은 여러 개의 쿨링팬을 하나의 케이블로 직렬 연결해 동시에 제어하고 구동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존 ARGB 지원 쿨링팬은 전원 및 팬 속도를 제어하는 PWM 케이블과 5V ARGB 케이블, 두 개를 각각 연결해야 했다. 팬이 한두 개일 땐 큰 문제가 없지만, 수랭 쿨러 3개, 전면 3개, 후면 1개 등으로 구성할 경우 연결해야 할 케이블은 무려 14개에 달한다.
▲ CORSAIR iCUE LINK LX120 RGB Expansion Fan<35,100원>
PWM 허브나 RGB 허브가 없다면, 이 모든 케이블을 메인보드에 직접 연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처럼 복잡한 선정리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지 체인 기능은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데이지 체인 기능을 지원하는 쿨링팬은 작년 11월부터 급격한 인기를 얻으며 2년 전 대비 약 3배가량 증가했다. 확실히 PC 한 대당 장착되는 쿨링팬의 개수가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데이지 체인 기능 지원 쿨링팬 판매량 점유율 Top5
(다나와 리서치 판매량 기준, 2024. 4 ~2025. 3)
1위 / 리안리 UNI FAN SL-INF 120 RGB 리버스 (화이트)<0원>
2위 / 리안리 UNI FAN SL-INF 140 RGB 리버스 (화이트)<49,900원>
3위 / 3RSYS Silence GI 120 데이지체인 리버스 (3팩, 화이트)<43,000원>
4위 / 3RSYS Silence GI 120 데이지체인 리버스 (3팩, 블랙)<40,140원>
5위 / 리안리 UNI FAN SL-INF 120 RGB (화이트)<0원>
PC 쿨링팬 시장에서는 바람의 방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일반적인 쿨링팬은 제품 로고가 붙은 정면에서 반대 방향인 후면으로 바람이 나가는 구조, 이른바 '정방향'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블레이드를 거꾸로 설계해 후면에서 정면으로 바람이 나오는 ‘역방향 쿨링팬’의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역방향 쿨링팬의 판매량 점유율은 0에 가까웠지만, 이후 점차 증가세를 보이더니 작년 5월에는 과반을 넘겼고, 최근에는 정방향 팬과 1:1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케이스 내부의 흡기와 배기를 고려해 팬을 장착할 경우, 후면이 외부로 노출되는 구조에서 오는 디자인 이질감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팬의 정면에 RGB LED나 인디케이터를 강조한 제품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최대 풍량 스펙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15.63%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40~49 CFM 제품군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29.84%까지 치솟았다. 반면, 19.07%로 2위였던 60~69 CFM 제품군은 16.8%로 하락했고, 50~59 CFM 제품군 역시 17.97%에서 17.81%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쿨링팬 블레이드 설계 기술의 발전으로 낮은 풍량에서도 효과적인 내부 공기 배출이 가능한 제품들이 늘어난 데다, 소음에 민감한 유저들이 더 조용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 리안리 UNI FAN TL Wireless 120 리버스<182,000원>
다가오는 2025년 여름은 예년보다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그래픽카드를 혹사시킬 수준의 고사양 3D 게임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PC 내부 발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쿨링팬뿐이다. 쿨링팬은 냉각 역할뿐만 아니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어항형 케이스의 심미적 완성도를 높여주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2025년 쿨링팬 시장의 흐름은 화려하면서 조용하게, 그리고 선 정리가 간편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제품에서는 RGB 전용 케이블 없이 무선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도 도입되면서, 사용자 선택의 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고온의 여름, 복잡한 내부 구조 속에서도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잡기 위해서는 현명하고 꼼꼼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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