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LG전자 퓨리케어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황사 소식에 공기청정기 검색량도 함께 급등한다. 한때는 봄철 한 철 쓰는 계절가전이었지만, 요즘은 사계절 내내 돌아가는 '필수템'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단순히 먼지만 걸러주는 수준에서 벗어나, 공간 크기부터 부가기능, 인증마크, 브랜드 이미지까지 따져보는 시대다.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최근 공기청정기 시장은 그야말로 격변기다. 언제 사는지부터 어떤 크기를 고르는지, 어떤 기능과 브랜드를 선호하는지까지 소비자 선택의 흐름이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
2021년부터 2025년 3월까지의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금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기 전쟁'의 핵심 흐름을 짚어본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매년 봄철, 특히 3~4월에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뚜렷한 계절적 패턴을 보인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모두 4월에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으며, 2023년의 경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봄에는 평년보다 2배 이상 많은 황사가 발생했고,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국내 대기질에 영향을 주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에도 4월 판매량이 크게 치솟았고, 2021년과 2024년 역시 34월에 급증하는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2025년은 아직 3월까지만 집계된 상태지만, 이미 전년처럼 상승 곡선을 보이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올해 4월에도 공기청정기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면적별로 뚜렷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나와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6.9%에 달했던 15평형(50㎡) 제품군 점유율은 2025년(1~3월 기준) 15.2%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반면, 20평형(66㎡) 이상 중대형 제품은 2021년 29.3%에서 2025년 39.9%로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30평형(100㎡) 제품군은 2023년 32.6%로 정점을 찍은 뒤에도 2025년 25.2%를 유지하며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10평 이하 소형 제품군도 증가세를 보이며, 2021년 7.5%에서 2025년 19.8%까지 점유율이 확대됐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이 공간 크기에 따라 고성능 대형 제품이나 소형 제품을 명확히 선택하는 방향으로 소비패턴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공기청정기 중 CA인증 제품의 비중이 83.6%에 달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CA인증은 한국공기청정협회가 부여하는 인증으로, 미세먼지와 유해가스 제거 등 기본적인 공기청정 성능을 평가해 품질을 검증하는 제도다. 다음으로는 영국 알레르기협회(BAF) 인증 제품이 38.3%로 뒤를 이었으며, 알레르기 유발 물질 저감 성능을 인증받은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KAA 아토피인증(8.0%), KAF 천식협회 인증(7.5%), PA인증(7.3%) 등 특화 인증 제품들도 일정 점유율을 기록했다.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인증 제품의 점유율은 3.8%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이러한 인증 점유율은 소비자의 선호도보다는 제조사들이 제품의 기본 성능을 강조하거나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확보한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CA인증은 대부분의 제품이 기본적으로 획득하는 보편적 인증인 만큼, 인증 자체가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좌우한다고 보기엔 어려울 것이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공기청정기 중 스마트폰 제어 기능을 탑재한 제품의 비중이 8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360도 필터 적용 제품도 58.2%를 차지하며, 소비자들이 편의성과 공간 전체 커버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반면, 플라즈마이온(0.3%)과 음이온(6.8%) 기능은 점유율이 낮은 데다, 해당 기능이 주로 샤오미, 위닉스 구형 모델, LG전자 구형 제품 등 일부 모델에 적용된 경우가 많아 최신 소비자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UV 살균 기능(15.9%)과 펫 모드(7.8%)는 위생이나 반려동물 환경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구성으로, 점차 다양해지는 수요에 대응한 기능으로 평가된다.
전반적으로 공기청정기 시장은 핵심 기능 중심의 선택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부가 기능은 소비자 성향에 따라 제품을 차별화하는 전략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이후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LG와 삼성의 양강 체제 속에서 점유율 구도가 뚜렷하게 재편되고 있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5년 1~3월 기준 43.7%의 점유율로 확고한 1위에 올라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2021년 29.2%에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며 1위 자리를 내줬다.
샤오미, 쿠쿠 등 중저가 브랜드는 전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으나, 청정 면적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일부 수요층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그외 브랜드의 경우, 2021년 18.7%에서 2025년 8.4%로 점유율이 절반 이상 줄며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이처럼 시장이 LG와 삼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브랜드 선택에서도 고착화된 선호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기능이나 가격보다 신뢰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중심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기청정기 인기순위 TOP5 (24년 4월~25년 3월 다나와 리서치 기준)
1. LG전자 퓨리케어 360˚ 플러스 AS303DWFA (799,000원)
2. LG전자 퓨리케어 360˚ Hit AS153HWWC (290,230원)
3. 삼성전자 블루스카이 3100 AX033B310GBD (177,000원)
4. 위닉스 타워 프라임 APRM833-JWK (244,000원)
5. LG전자 퓨리케어 360˚ Hit AS183HWWA (345,020원)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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