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는 여러 면에서 냉장고와 닮은꼴이다. 제품을 만드는 회사도 같고, 백색가전제품에서 출발한 것도 그렇고, 집안에서 꼭 필요한 가전제품이라는 점에서도 닮아 있다. 하지만 냉장고는 제품 간 차이가 대동소이한 데 비해, 세탁기는 기능이 훨씬 다양하고 소비자 기호에 따라 선호도가 많이 갈린다. 아기가 있다면 삶는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할 테고, 이불빨래가 많은 집은 강력한 이불세탁 기능을 원하는 등 소비자 취향과 생활패턴에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 세탁기다.
냉장고 시장이 LG전자가 70% 점유율을 바라보는 ‘독주 무대’라면, 세탁기 시장은 LG의 파워가 거센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동부대우전자의 ‘3강’ 구도가 돋보인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를 통해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세탁기 시장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동부대우전자가 각각 52.4%, 26%, 16.6% 비율로 시장을 나눠 가졌다. 또한, 중국 가전기업인 하이얼과 미디어 행보도 관심을 끈다. 하이얼과 미디어는 10kg 이하 소형 세탁기에 헹굼·탈수·급속·담금 등 간단한 기능만 제공하며 저가 시장을 공략, 매달 전체 시장의 1~2%를 점유해 왔다.
LG전자, 삼성전자, 동부대우전자의 지난 1년간 월별 점유율을 살펴보자. 동부대우전자는 작년 3월 점유율 13%에서 올해 1월에는 20%를 돌파하며 안정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마침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키로 한 뒤 사명을 ‘대우전자’로 바꾸고 종합가전기업으로 위상을 재확립시킨다는 방침이어서 과거 ‘탱크주의’를 앞세워 인기를 누렸던 대우의 명성이 재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세탁기 인기 브랜드는 LG 통돌이 블랙라벨 플러스에 돌아갔다. 최근 1년간 판매된 세탁기의 32%가 통돌이 블랙라벨 플러스다. 통돌이 브랜드까지 합하면 점유율은 55%까지 껑충 뛴다. 통돌이 블랙라벨 플러스는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제품으로 표준·급속·애벌·이불·통세척 등 다양한 코스가 있고, 와이드 다이아몬드글라스 도어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6모션 손빨래 동작과 초강력 대포 물살 덕분에 구석구석 찌든 때, 얼룩도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다. 이외 동부대우전자 공기방울(14.2%), 삼성전자 워블(13.5%), 삼성전자 액티브워시(10.3%) 순으로 인기를 모았다.
세탁용량으로 보면, 14kg 세탁기가 가장 많이 팔렸다. 하지만 기간을 좀 더 좁혀서 최근 6개월만 따지면 15kg이 랭킹 1위다. 작년 3월만 해도 14kg(20%)이 15kg(14%)을 6% 앞섰으나 하반기 들어 15kg(10월 기준 25%) 세탁기 판매가 늘면서 14kg(16%)을 단박에 따돌렸다. 같은 기간 16kg 세탁용량도 매기가 몰리면서 14kg을 제치고 랭킹 2위에 등극했다. 이로써 올해 주력 세탁용량은 15kg 이상 사이즈로 물갈이될 것으로 점쳐진다.
세탁기마다 세탁코스를 달리해 차별화 전략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세탁코스는 급속코스(20%), 통세척(20%), 이불(11%), 기능성의류(9%), 조용조용(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불세탁은 작년 3월 선호도가 1%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지만, 올해 2월에는 19%까지 늘었다. 세탁용량이 대형화되는 추세와 맞물려 ‘이불세탁’이 중요한 구매 포인트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스마트진단(31%), 세탁물 치우침 센서(15%), 스마트코스다운로드(13%), 3중진동저감장치(12%), 와이파이(9%)와 같은 부가기능들도 세탁기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고장이나 오동작 등 세탁 중 문제가 생기면 스마트세탁기 앱으로 바로 확인되는 스마트진단 기능, 옷감 종류와 색상, 상황에 맞춰 최적의 세탁코스를 다운로드받아 세탁하고 원격제어까지 해 주는 스마트코스다운로드 기능 등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스마트한’ 세탁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지난 1년간 판매된 세탁기의 74.8%가 에너지 소비효율 2등급 제품으로 조사됐다. 지금은 이 비율이 더 늘어 2월 현재 2등급 세탁기가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1등급 제품은 작년 3월 30% 점유율에서 2월에는 1%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3등급 제품이 4%에서 14%로 늘어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과 2등급에 차이가 별로 없고, 특히 세탁기는 사용시간도 길지 않아 소비전력이 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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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정은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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