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젠 LZEF-DC180
모든 가전제품이 그렇지만, 선풍기 발전사를 보면 자연스레 혀가 내둘러진다. 저소음, 초절전, 공기청정, 자동 각도 조정 등 성능은 강력해지고, 기능은 몰라보게 다양해졌다.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가히 선풍기의 ‘변신’이자, ‘혁신’이다. 이런 선풍기의 변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DC 모터'다.
더울 때는 하루 종일 선풍기를 켜 놓곤 하는데, 소음에다 전기료 걱정까지 하면 더 더워지는 느낌! 그래서 나온 것이 저전력 저소음의 DC 모터다. 기존의 AC 모터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달리, DC 모터는 교류전기를 전압이 낮은 직류로 바꾸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적고 소음도 크지 않다. 다만 AC 모터보다 수명이 짧다는 약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내구성이 개선된 BLDC(Brushless DC) 모터 기반의 선풍기도 나오고 있다.
DC 모터 선풍기가 스탠드형 선풍기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최대 11.7%에 그쳤던 DC 모터 선풍기의 판매량 점유율이 올해 5월 들어 24.7%까지 증가했다. 물론 스탠드형선풍기에 국한해 통계를 계산한 것이지만, 1년 새 DC 모터선풍기 제품이 두 배 이상 성장했음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잘 알다시피 선풍기 시장은 1년 중 7월이 피크다. 2017년 12개월 동안의 다나와리서치 조사 결과에서도 4월부터 선풍기 제품 판매가 증가하다가 7월에 정점을 찍은 후 급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스탠드형 선풍기뿐만 아니라 휴대용, 냉풍기 등 제품도 똑같은 양상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DC 모터 선풍기는 꾸준히 인기여서 다나와리서치 자료는 최근 5개월간 DC 모터 선풍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나 상승했음을 알려준다. 선풍기 비수기 시즌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DC 모터 총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8월 선풍기 구입이 최고조에 달하고, 선풍기 부가기능으로 DC 모터를 원하는 비중이 13%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DC 모터 선풍기 시장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형별로는 DC 모터 선풍기에서도 스탠드 선풍기가 강세를 보였다. 다나와리서치 조사 결과, 전체 판매량의 절반 수준인 48%가 스탠드선풍기이고, 나머지 시장을 휴대용선풍기(24%)와 공기 순환기(22%)가 양분했다. 올해 들어서는 스탠드 선풍기가 더욱 인기를 끌어 5월 판매 점유율이 58%까지 뛰어올랐다. 이와 함께 USB 선풍기도 6%대로 점유율이 상승했는데, 컴퓨터나 휴대기기에 쉽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끈 것으로 풀이된다.
DC 모터 선풍기의 날개 수에서는 5엽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전체 판매량의 33%가 5엽였으며, 4엽(29%), 7엽(18%), 3엽(15%)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7엽날개 DC 모터 선풍기가 특히 잘 팔려서 5월에만 판매 점유율이 33%까지 상승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날개 수가 많을수록 바람은 약해지고 소음도 줄어든다. 날개가 많아지면 날개 크기가 줄고 휘어지는 각도도 작아지는데, 마찰이 줄어드는 만큼 선풍기를 돌리는 전력량이 줄고 소음도 작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5엽날개와 4엽날개를 비교하면, 5엽날개가 바람은 약하지만 조용하고, 4엽날개는 센 바람을 멀리 보내는 데 유리하다. 요즘에는 ‘1인 1 선풍기 시대’가 되면서 바람이 강하고 멀리 보내는 선풍기보다는 조용한 선풍기 수요가 급증, 5엽이나 7엽 날개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16엽 날개까지 나와 있다.
DC 모터 선풍기 중 스탠드형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포시엠 CM-20NDC로, 전체 판매량의 25.3%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샤오미 스마트 무선 선풍기(10.3%), 파세코 PCF-MP014AW(9.8%), SK매직 FDG-A100(9.7%) 순이다. 1위인 포시엠과 더불어 샤오미와 파세코 인기가 급상승 중으로 각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 스마트폰 앱을 연동한 스마트제어 등 다양한 기능으로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는 어떤 변화가 선풍기 시장에 불어닥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