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제법 쌀쌀해졌다. 퇴근길은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어두워진 탓에 발걸음을 서두르게 된다. 빨리 집에 들어가 따뜻한 이불 속을 뒹굴고 싶은 마음뿐이다. 아침에도 이불 밖은 너무 위험해 보인다. 이러다 한겨울에는 어쩌나 싶다. 본격적인 추위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것을. 더구나 올겨울에는 시베리아 한파가 기다리고 있다.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
하지만 너무 걱정은 말자. 보일러를 대신해서 집을 따뜻하게 데워줄 난방기구가 많이 나와 있고, 특히 온수매트가 뜨끈뜨끈한 잠자리를 책임져 줄 테니 말이다. 전원 꽂고 온도만 맞춰 놓으면 알아서 따뜻해지는 온수매트 하나면 제아무리 힘센 동장군도 무섭지 않다.
온수매트는 가정용 보일러 난방과 유사하게 따뜻한 물을 순환시켜 온돌 효과를 내는 난방기구다. 보일러에서 물을 끓인 후 매트와 연결된 호스를 따라 온수가 순환되고, 이 열기로 매트 표면이 따뜻해지는 방식이다. 매트 아래 전기 열선이 있는 전기장판에 비해 전자파 위험이 적고, 소비전력이 낮아 전기세 부담도 적다. 보일러 대용으로 온수매트를 사용한다면 난방비 걱정은 물론, 전기세까지 덤으로 줄일 수 있다.
덕분에 이맘때면 온수매트 인기가 급상승한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 집계 자료에서도 10월부터 1월까지 3개월간 온수매트 판매가 최고조에 달하는 대목 시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온수매트 구매가 크게 늘어 10월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배 가까이 늘었으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2월에도 작년 판매량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올겨울 ‘온수매트 열풍’이 예고되고 있는 것. 다만 하이젠 온수매트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온수매트 시장에 변수가 되겠지만, 오히려 제품의 변별력을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온수매트는 특히 1인용 싱글이 많이 팔린다. 다나와리서치가 작년 11월부터 1년간 온수매트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1인용 온수매트가 전체 판매량의 거의 절반인 48.8%를 차지했으며 2인용은 이보다 낮은 37.7%로 나타났다. 이는 1인가구 및 원룸 주거형태가 늘고, 퀸이나 더블 사이즈 침대에서 온수매트를 이용하기보다는 개별 난방 형태로 온수매트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지금은 2인용 온수매트에서 분리난방이 가능하지만, 상대방에게 피해 없이 각자 체질에 맞춰 온도를 맞추려면 1인용 온수매트가 더 실용적일 수 있다.
온수매트는 보일러에서 데워진 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에 따라 모터순환식과 자연순환식으로 구분된다. 모터순환방식은 모터를 이용해 물을 강제적으로 매트에서 순환시키기 때문에 모터 특유의 소음이 있다. 하지만 매트가 빨리 가열되는 것은 장점이다. 반대로 자연순환방식은 가열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다. 대표적으로 일월이 자연순환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동양이지텍 스팀보이와 경동나비엔은 모터순환식이다.
다나와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모터순환식과 자연순환식 온수매트 판매량이 각 50%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다만 지난 10월 판매량을 보면 자연순환식 온수매트 비중이 63%로 급격하게 뛰어 올해를 기점으로 양자 구도가 깨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온수매트는 물을 순환해 열을 올리는 만큼 물탱크 용량도 중요하다. 300ml 미만 소형부터 1000ml까지 다양하다. 물탱크 용량이 클수록 보일러 사이즈가 커지지만, 물 보충을 상대적으로 덜해줘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물탱크에 물이 부족하면 과열될 수 있어 물 부족 알림 기능을 지원하는 온수매트도 많다.
최근 1년간 판매된 온수매트의 물탱크 용량을 보면, 701~800ml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 전체 판매량의 48%가 701~800ml였다. 다음은 801~900ml로 판매 점유율이 20%였으며, 501~600ml(16%), 401~500ml(8%) 순으로 이어졌다. 701~900ml 용량의 물탱크가 전체 판매량의 70%에 달하는 만큼 온수매트를 처음 구입한다면 이 정도가 가장 무난해 보인다.
온수매트 커버는 몸에 직접 닿기 때문에 원단의 질도 감안해야 한다. 조사 결과, 피부 자극이 적고 알러지가 없는 면 원단이 가장 많이 팔렸다(47%). 면에 이어 폴리에스터가 22%, 모노륨 14%, 자가드 12% 순으로 나타났는데, 저가형 제품일수록 폴리에스터 원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온수매트 시장은 동양이지텍과 일월, 경동나비엔의 3강체제가 형성돼 있다. 최근 1년간 판매량은동양이지텍이 32% 점유율로 가장 앞섰으며, 일월이 25%, 경동나비엔 22%로 거의 막상막하다. 하지만 근래 일월의 맹추격이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일월 판매량 점유율은 32%로 동양이지텍(34%)을 바짝 따라잡은데 이어, 10월에는 43%까지 점유율이 뛰며 동양이지텍(30%)을 추월했다. 일월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뛰어나고, 전기매트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본격화될 온수매트 시장에서 일월의 기염이 계속돼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다.
이번에 일월이 내놓은 2019년형 온수매트는 뛰어난 쿠션감, 생활방수, 무접착제 제조공법을 이용해 밀림현상이 없고 내부 열선 이탈을 방지했다. 동양이지텍의 스팀보이 온수매트는 소비전력 250W에 분리난방, 슬림매트가 특징이며 경동나비엔 온수매트는 세련된 보일러 디자인에 스마트폰 제어, 분리난방 기능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