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사진 출처 : 발뮤다>
빵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같은 빵도 컨디션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갓 만든 빵, 꺼낸지 오래 돼서 굳은 빵, 눅눅하게 젖은 빵, 냉동실에 얼려둔 빵은 각각 식감과 맛이 다르다. 이처럼 손 대지 않고 보관만 다르게 해도 맛이 달라지는 것이 빵인데, 하물며 '굽는' 조리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는 얼마나 그 맛이 크게 변하겠는가?
그러다 보니 요즘은 빵을 잘 구워주는 '좋은 토스터기'를 표방하는 최신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최신 토스트기들. 과연 시장에 자리를 잘 잡았는지, 또 어떤 유형의 제품들이 잘 나가는지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서 살펴봤다.
토스터기, 요즘은 오븐처럼 생긴 것도 있다던데? 그거 잘나가?
<사진 출처 : 발뮤다>
식빵을 꽂아두면 잠시 후 '땡' 하고 구운 식빵이 튀어 올라오는 토스터기는 이제 구식이 됐다. 요즘은 마치 전자레인지, 또는 미니 오븐처럼 생긴 오븐형 토스터가 점유율을 늘려가는 추세다. 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다나와를 통해 판매된 모든 토스터 중에서, 빵을 꽂아두는 일반형 토스터는 72.3%를 차지하고, 오븐형 토스터는 27.7%를 차지한다.
같은 조건으로 월별 점유율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지난해 3월 기준 일반형 : 오븐형 토스터의 판매 비율은 약 80:20 정도였으나, 서서히 오븐형 토스터의 판매량이 늘면서 올해 1월에는 60:40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2월에는 일반형 토스터의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늘면서 차이가 70:30으로 다시 벌어졌다. 그래서 위 그래프만 보면 오븐형 토스터가 대세인지 아닌지 알기 어렵다.
판매량 점유율에서는 초라해 보이던 오븐형 토스터이지만, 판매금액의 비율로 보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오븐형 토스터는 일반형 토스터보다 훨씬 적은 수가 팔렸지만, 총 판매금액은 오히려 오븐형 토스터가 약 62%로 압도하며 훨씬 많은 매출을 올렸다. 그 이유는 제품 1개당 평균 판매 단가가 오븐형 토스터가 훨씬 비싸기 때문. 일반형 토스터는 개당 3만 5,343원인데 비해 오븐형 토스터는 개당 15만 639원으로 일반형 토스터보다 4배 이상 비싸다.
오븐형 토스터는 스팀 나오는 제품이 인기가 좋다던데, 사실일까?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오븐형 토스터의 핵심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스팀' 기능이라고 말한다. 빵을 굽기 시작하면 먼저 스팀을 분사해서 빵이 수분을 머금게 하고, 이후에 더 강하게 가열해서 빵의 겉부분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빵의 부활'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들 말한다.
실제로 통계에서도 스팀 기능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판매된 오븐형 토스터 중에서 스팀 기능을 갖춘 제품이 전체의 76%를 차지하고, 스팀 기능이 없는 오븐형 토스터는 24%에 불과했다. 스팀 기능을 갖춘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원조 격인 발뮤다 더 토스터 이후로 유사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븐형 토스터, 2단 제품도 있던데 인기 있을까?
보통의 오븐형 토스터는 트레이 하나를 넣을 수 있는 1단 구조로 되어 있으나, 일부는 2단 구조로 세로로 긴 형태의 토스터도 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2단 구조 제품의 입지는 2.5% 가량으로 갈길이 먼 상태다.
소비전력은 1200~1500W 사이의 제품들이 인기
오븐형 토스터는 오븐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토스터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빵을 맛있게 굽는 것에 더 적절하다는 후기가 많다. 그래서인지 순간적으로 화력을 집중할 수 있는 고출력 제품들이 더 인기가 높다. 1200W 초과 1500W 이하의 고출력 제품들이 전체의 73.07%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1250W인 발뮤다 더 토스터 및 동일한 출력의 유사제품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801~900W가 13.87%, 701~800W는 4.71%, 901~1000W는 4.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오븐형 토스터의 강자는 누구일까?
오븐형 토스터의 최강자는 누가 뭐래도 발뮤다다. 발뮤다의 스팀 토스터기인 '더 토스터' 라인업은 20만 원이 훌쩍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나와 오븐형 토스터 카테고리에서 절반이 넘는 50.9%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발뮤다의 뒤를 잇는 오븐형 토스터 제조사는 점유율 11.7%를 기록한 테팔이다. 테팔은 스팀 기능이 없는 중저가 오븐형 토스터 중에서 고른 화력과 브랜드의 신뢰도를 무기로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는 중이다.
그 뒤로 트윈 6.7%, 중산물산 6.2%, 차뮤다 4.4%, 델리시아 3.3%는 모두 스팀 기능을 갖춘 오븐형 토스터가 주력이다. 이들과 발뮤다를 모두 합치면 약 71%로, 스팀 기능이 있는 오븐형 토스터 전체 점유율인 76%에 거의 육박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을 원한다면, 바로 이것
오븐형 토스터는 납작한 식빵만 구을 수 있는 기존 토스터와 다르게 어떤 형태의 빵이건 구을 수 있기 때문에 빵 덕후라면 누구라도 가지고 싶을 물건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스팀 기능을 갖춘 오븐형 토스터는 어떤 빵이건 '겉바속촉' 상태로 구워주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점차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요즘은 값비싼 발뮤다 이외에도 가성비가 좋은 유사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으므로 구매에도 큰 부담이 없는 상태. 이 기회에 냉동실에 오래 넣어뒀던 빵도, 실온에 방치해서 딱딱하게 굳어진 빵도 새것처럼 살려준다는 '빵의 네크로맨시'를 경험해 보는건 어떨까?
기획, 글 송기윤 iamsong@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