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커뮤니티 서비스인 ‘다음 카페’가 시작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카페’라는 단어에 낚시를 당했다. 당시 사람들에게 카페란 음료수를 마시는 공간적 개념이 강했기에 ‘다음 카페 만들었다’고 하면 ‘다음’이란 상호의 카페를 개점했다고 오해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 카페 낚시는 20년 후에 다시 시작됐는데, 이번에는 ‘홈카페’였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자 과일주스와 스무디, 쿠키 등 각종 디저트까지 제공하는 진짜 카페가 집안에 마련됐다. 이런 홈카페의 성행 뒤엔 블렌더가 있었다.
블렌더는 식자재의 식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입자를 곱게 갈 수 있어서, 주스나 소스 등을 만드는 데 필수로 사용된다. 요즘에는 홈카페족 증가에 힘입어 블렌더보다 부피도 작고 사용이 편한 핸드블렌더가 인기다. 혹시 홈카페 오픈을 고민 중이라면 이 기사에 주목하자. 소비형태통계 시스템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홈카페 사장님들이 선택한 핸드블렌더 특징을 정리해보았다.
믹서기 시대는 가고
초고속 블렌더 시대가 도래한 2018년
믹서기와 블렌더는 고속 모터로 칼날을 빠르게 회전해 재료를 갈아낸다는 점에서 원리는 같지만 모터의 분당 회전수가 15,000RPM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에 따라 믹서기와 블렌더로 나뉜다. 분당 회전수가 높으면 블렌더, 낮으면 믹서기로 회전수가 높을수록 출력이 강해 딱딱한 식자재를 분쇄하는 데 좋다.
4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믹서/원액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율을 보인 것은 믹서기였다. 그러나 2018년, 초고속블렌더 매출이 2배 가까이 상승하며 그 자리를 내줬다. 2018년은 최고 기온 33도 이상인 폭염일수가 31.5일간 계속된 해였다. 그렇다 보니 카페에 자주 갈 필요 없이 집에서 시원한 음료를 만들어 먹기 좋은 진공블렌더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초고속블렌더 수요가 급증하자 이듬해에는 신제품 출시 또한 증가했고 현재 초고속블렌더 시장은 2017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한편 핸드블렌더는 초고속블렌더와 믹서기에 비해 시장 점유율은 작은 편이지만, 매년 판매량이 증가 중이다. 핸드블렌더는 블렌더보다 출력은 약하지만 크기가 작아 보관이 편하고 소스나 반죽, 거품 내기, 부드러운 식자재를 간단히 분쇄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주방의 협소화와 소확행 열풍으로 베이킹, 홈카페를 취미로 삼게 된 사람들이 늘어나며 핸드블렌더 역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홈메이드 푸드가 인기를 끌며 핸드블렌더도 4년 중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갈증 나는 여름과 면역력이 필요한 겨울에
인기 좋은 핸드블렌더
4년간 핸드블렌더 월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7~9월과 12월에 판매량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주스와 소스류를 만드는 데 특화된 핸드블렌더 특성상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주스를 집에서 만들어 먹기 위해, 추운 12월에는 면역력을 위함으로 보인다.
▲ 후식은 못 참지! 홈카페 열풍 (출처: 한국경제)
다만 지난해는 이례적으로 2~5월에 핸드블렌더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 시기는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실외 활동에 제한이 많던 때다. 이에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시간이 길어지며 주방가전 판매율이 전체적으로 증가했는데 핸드블렌더 또한 이 흐름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핸드블렌더는 큰 편차 없이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다 올해 1월, 평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인상적인 점은 1월 판매된 제품 중 과반 이상이 브라운 제품이라는 점이다.
가장 선호도 높은 핸드블렌더 형태는? 분리형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된 핸드블렌더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형태는 분리형 제품이었다. 판매 점유율 94%를 차지한 분리형 제품은 본체와 헤드가 분리되는 유형으로 세척 중 본체에 물이 들어가 감전이나 제품이 고장 날 확률이 적고, 세척도 편한 장점이 있다.
또한 분리형 제품은 헤드를 분쇄 칼날, 거품기 등으로 교체 가능해 그만큼 만들 수 있는 요리도 다양해진다. 시판 중인 분리형 제품은 대게 거품기 같은 별도 헤드를 제공하는 구성이 많으며 본체와 헤드가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 제품은 일자 혹은 S자 분쇄 칼날 헤드만 사용할 수 있는 단일 제품이 많다.
다양한 구성품에 분쇄&거품 기능을 갖춘 제품이 좋아
1년간 핸드블렌더 구성별 판매 점유율을 보면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한 구성은 '본체와 분쇄용기, 거품기'였다. 분쇄용기는 보통 700~1000mL 용량으로 제공되는데 넉넉한 크기로 기존 믹서기/블렌더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용기 표면에 리터 눈금이 표시돼 있어 계량을 하는 데 좋다.
거품기는 반죽을 만들거나 거품을 내는 데 특화된 구성품으로 헤드를 교체해 사용하면 제빵용 거품기 머신인 핸드믹서와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핸드블렌더는 핸드믹서보다 폭넓은 속도 조절이 가능해 요리에 따라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음식의 완성도를 높인다.
핸드블렌더 주요 기능편 판매 점유율 중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은 분쇄(30%)와 거품(28%) 기능이었다. 분쇄 기능은 모든 블렌더의 기본 원리로 스테인리스 칼날을 회전시켜 식자재를 부드럽게 갈아낸다.
▲ 거품기 장착하면 핸드믹서 부럽지 않다.
거품 기능은 거품기를 장착해 달걀, 크림 등을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점성이 있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핸드 믹서 제품에서만 볼 수 있다.
▲ 다짐기까지 있으면 일반 블렌더 역할은 충분히 해낸다.
판매 점유율 16%를 차지한 펄스 모드는 맞춤 작동 기능으로 상황에 따라 전원을 on/off 하거나 식자재에 따라 속도/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 다지기 기능(15%)은 식자재를 잘게 만드는 것으로 분쇄와 비슷하다. 보통 다지기용 용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거치 기능(7%)은 본체를 세워두거나 별도의 거치대를 통해 쉽게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이다. 얼음 분쇄 기능(3%)은 말 그대로 얼음처럼 딱딱한 식자재를 분쇄할 수 있는 강한 출력 모드를, 반죽 기능(1%)은 거품 기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식자재 점성을 반죽이 가능할 정도로 높여준다.
홈카페 사장님들의 원픽!
1000W 출력에 속도 조절이 많거나~ 아님 아예 없거나
핸드블렌더도 믹서기/블렌더처럼 식자재를 가는 힘 즉 출력 수가 중요하다. 때문에 출력이 높고 안정적인 BLDC모터를 사용한 제품이 좋으나 시판 중인 핸드블렌더에서는 AC/DC 모터 외 BLDC는 확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핸드블렌더를 구매할 때는 모터보다 출력 수를 보는 게 좋다. 핸드블렌더는 믹서기/블렌더와 달리 평균 사용 시간이 1분을 넘지 않는다. 때문에 분쇄력의 기준을 RPM보다 W로 판별하는데, 당연히 W가 높을수록 출력이 높다.
지난 1년간 핸드블렌더 소비 전력별 판매 점유율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판매된 유형은 1000W급 제품(52%), 600W급 제품도 33%로 적잖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핸드블렌더는 믹서기/블렌더에 기본으로 탑재된 속도 조절 기능이 없는 제품이 많다. 보통 속도 조절 기능이 없으면 사용이 불편해 판매량이 적은 경우가 많은데 흥미롭게도 핸드블렌더는 속도 조절 기능이 없는 제품과 속도 조절 기능이 11단계 이상인 제품과 동일한 판매 점유율(26%)를 갖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핸드블렌더는 소스/거품 내기처럼 간단한 조리를 하는 데 특화된 주방기기다. 때문에 굳이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가격이 저렴하고 부피가 적거나 무게가 가벼울수록 기능이 심플하다. 핸드블렌더 사용 목적 중 하나가 간편한 사용 편의성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속도 조절 무단계 기능의 제품 인기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핸드블렌더 최고 인기 제조사는 브라운!
홈카페 사장님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핸드블렌더 제조사를 살펴보자. 1년간 판매된 핸드블렌더 중 시장 점유율 39%로 1위를 차지한 제품 제조사는 브라운이었다.
독일 유명 주방가전 제조사인 브라운은 깔끔한 디자인에 우수한 성능의 제품이 특징이다. 특히 핸드블렌더에 바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브라운만의 기술과 특수 고안한 칼날을 적용해 강력한 분쇄력을 선사해 주부들 사이에 평가가 높다.
2위인 테팔(22%)은 프랑스 조리기구 및 주방 가전 제조사 유명하다. 테팔은 지난 2019년 다양한 구성과 액세서리를 탑재한 '테팔 핸드블렌더 마스터블렌드'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국적 의료기업으로 유명한 필립스는 의료기기 외에 조명, 가전제품으로도 이름이 높은데 국내 핸드블렌더 시장에서도 지난해 17%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을 만큼 인지도가 높다. 대표 상품으로 소비전력 650~700W급 데일리 컬렉션과 800W급 비바 컬렉션이 있다.
4위는 도깨비방망이라는 제품으로 유명한 프린텍(12%)이, 5위에는 가성비 좋은 제품 구성으로 사랑받는 풍년(10%)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년간 다나와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핸드블렌더는?
PN풍년 HBKA-600
지난 1년간 다나와에서 판매된 제품 중 상위 5개 제품을 살펴보면 본체, 분쇄용기, 거품기 구성에 4~5만 원대 가격을 형성한 제품들이 많다.
지난 1년간 다나와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핸드블렌더는 풍년에서 2016년 출시한 'PN풍년 HBKA-600'이었다. 24,360원이라는 가격에 블렌더와 분쇄용기 2개, 거품기까지 알차게 구성된 가성비 좋은 제품이다. 600W 출력에 8단계 속도 조절, 분쇄 및 거품 기능이 가능하며 자동 전원차단 및 손잡이에 미끄럼 방지 그립을 장착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2위는 '테팔 HB6538'이다. 블렌더에 2개 분쇄 용기와 거품기를 제공하며 분쇄, 다지기, 거품 기능에 20단계까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출력도 730W로 강력하며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가격도 50,510원으로 나쁘지 않다.
3위는 '브라운 멀티퀵3 MQ3135'이다. 마찬가지로 블렌더와 2개 분쇄 용기, 거품기로 구성돼 있으며 소비전력 750W에 11단계 속도 조절과 분쇄, 거품 기능을 지원한다. 원터치 탈부착 기능으로 본체와 헤드 분리가 편하며 식기세척기도 사용할 수 있다. 가격도 46,910원으로 경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