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SPOKE 그랑데 세탁기 AI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집마다 세탁물이 넘치고 있다. 비 오듯 하는 땀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다 보니, 쌓이는 것이 빨래다. 아이라도 있으면 세탁물이 순식간에 불어서 아침저녁 세탁은 기본이다.
일반세탁기는 세탁조가 깊기 때문에 허리를 절반 가까이 숙여야 세탁물을 꺼낼 수 있다. 몸 절반이 세탁조 안에 들어간 채 두 팔 벌려 세탁물을 꺼내는 작업이 결코 편하지는 않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반세탁기를 구입해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드럼세탁기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허리 굽히지 않고 고고하게(?) 세탁물을 꺼내리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세탁기는 한 번 사면 몇 년이고 사용해야 하는 가전제품이고, 일반세탁기와 드럼세탁기의 성격과 장단점이 명확하게 갈리기 때문에 각 가정의 세탁 주기와 세탁량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번 차트뉴스에서는 다나와 소비 형태 통계시스템인 다나와리서치의 최근 1년간 판매량을 토대로 드럼세탁기 트렌드를 짚어봤다.
10가구 중 4가구는 드럼세탁기 쓴다
드럼세탁기는 저속으로 회전을 하면서 옷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는 낙차 효과를 이용해 세탁하는 방식이다. 다듬이질처럼 두드리며 세탁하는 방식이어서 일반세탁기에 비해 옷에 보풀이 덜 생기고, 옷감도 덜 손상된다. 도어가 세탁기 앞면에 있어서 빨래를 넣거나 빼기 편하고, 세탁 시 소음도 훨씬 적다. 물도 일반세탁기보다 덜 사용한다. 물 온도를 설정할 수 있어서 수건이나 아기 옷, 속옷 등을 삶음 세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신, 드럼세탁기는 일반세탁기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일례로 18kg 일반세탁기인 LG전자 통돌이 블랙라벨 플러스 T18MT는 다나와 최저가격 기준으로 58만 원이다. 이에 비해 LG전자 트롬 F18VDP 드럼세탁기는 동일한 18kg이지만 가격이 93만 원을 넘는다. 제품 간 구체적인 사양과 기능이 달라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드럼세탁기가 비싼 것은 인정해야 한다.
특히 일반세탁기와 동일 용량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세탁 양은 드럼세탁기가 더 적다. 드럼세탁기는 세탁 시 낙차를 위한 여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탁조 크기의 50~60% 정도를 세탁 적정용량이라고 친다. 세탁력이 약해서 세탁 시간도 긴 편이다. 일반세탁기 세탁시간이 40분 내외라면, 드럼세탁기는 1시간은 생각해야 한다. 드럼세탁기는 전력소모량도 2000W를 넘는데, 300~800W 수준인 일반세탁기에 비하면 전력소모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의 성향이나 사용습관에 따라 장단점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소량씩 자주 빨래하는 타입이라면, 또 옷감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간을 깔끔하게 활용하고 싶다면 드럼세탁기가 유용하다. 이외 온수세탁이나 건조, 스팀제작 등 편의기능이 다양하기 때문에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드럼세탁기가 권장되는 편이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판매된 세탁기 가운데 39%가 드럼세탁기다. 일반세탁기 점유율이 56%, 소형세탁기 5%로 여전히 일반세탁기가 강세지만, 10가구 중 4가구가 드럼세탁기를 구입하는 것도 높게 평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적은 세탁량, 오랜 세탁시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기꺼이 구입하는 것은 그만큼 장점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건조기와 ‘깔맞춤’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아 건조기 성장세와 함께 드럼세탁기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필수가전인 드럼세탁기에 대목 시즌이 있다고?
드럼세탁기 시장은 실제로 매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드럼세탁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매년 12% 늘어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최고 기록을 낳았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드럼세탁기는 예외없이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월별 판매량 변화에 특이점은 없어 보인다. 다만 겨울보다는 여름철 판매가 두드러져서 7, 8월 그래프가 다른 달에 비해 높게 위치해 있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린 2018년에는 7월 드럼세탁기 판매대수가 연중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올 여름 무더위가 2018년에 필적할 것으로 예보되는 만큼 올해도 드럼세탁기 대목 시즌이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되는 분위기다.
7~8월과 함께 5월과 9월에도 그래프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결혼 시즌에 맞춰 혼수가전으로 드럼세탁기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맞물린 것으로 특히 지난해와 올해 5월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깨끗하고 세련된 ‘화이트’ 색상이 좋아
컬러가전 시대, 드럼세탁기는 어떤 색상이 많이 팔릴까? 다나와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드럼세탁기의 61%가 화이트 컬러로 화이트 색상에 대한 선호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화이트 색상에 이어서는 실버가 31%, 블랙 7% 순이다. 화이트, 실버, 블랙 3계열이 97%나 된다.
화이트 색상이 주는 이미지는 깨끗하고 화사하다. 빨래를 넣는 전면부가 투명하기 때문에 화이트톤의 깨끗한 이미지가 더욱 부각된다. 흰색은 모던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더해져서 어느 가구, 어느 공간에나 잘 어울린다는 장점도 있다. 빌트인 형식으로 넣는 경우도 많은 드럼세탁기의 특성상, 어느 곳에나 무난한 화이트 계열이 인기라는 얘기다.
하지만 앞으로도 같은 상황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냉장고에서 시작된 ‘컬러 열풍’이 여타 가전제품으로 번지고 있고,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 위니아대우도 이 열풍에 합류하면서 마케팅 공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6월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비스포크 냉장고를 내놓으면서 그레이, 핑크, 민트, 옐로 등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을 선보였다. 호평이 이어지자 삼성전자는 베를린 라벤더, 서울 오렌지 등 세계 각 도시의 색상을 새롭게 도입하는 한편, 건조기 브랜드인 ‘그랑데’ 시리즈에도 베이지 계열을 추가했다.
남들과 다른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개성 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의 감성을 감안하면, 드럼세탁기 시장에도 ‘컬러’ 조류가 스며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이불 빨려면 클수록 좋다, ‘거거익선’ 트렌드 거세
세탁기를 구입할 때 소비자들이 가격 다음으로 고려하는 것이 용량이다. 세탁기 용량은 kg으로 표기하지만, 세탁조 크기가 아니라 모터가 버틸 수 있는 빨랫감 무게를 말한다. 따라서 용량만큼 빨랫감을 넣었다가는 세탁조가 제대로 회전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모터 과부하 때문에 기기 수명이 짧아지거나 고장이 날 수 있다. 일반 세탁기는 용량의 70~80%, 드럼세탁기는 60% 정도 채우는 것이 적당하다.
이 때문에 특히 드럼세탁기는 ‘거거익선(클수록 좋다)’ 분위기가 팽배하다.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드럼세탁기는 21kg 용량으로 전체 드럼세탁기 판매량의 23%나 된다. 다음은 17kg, 9kg, 15kg, 19kg 순으로 많이 팔려 대용량 사이즈에 선호도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대 용량인 24kg 드럼세탁기는 판매 순위가 6위지만, 올 초부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올라 올해만 놓고 보면 3위권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24kg으로 세탁 용량은 늘었지만, 외관 크기는 그대로 유지해 설치 공간의 제약을 최소화한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덕분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21kg과 24kg 드럼세탁기 중 무엇을 구입할지 고민이라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1인 가구라면 9~12kg, 2~3인 가구는 14~17kg, 4인 이상은 19kg 이상이 적합하지만, 소비자들이 대형 사이즈를 선호하는 것은 용량이 클수록 일반 세탁물 뿐 아니라 이불이나 부피가 큰 침구류도 세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위생 및 청결에 특히 신경을 쓰게 되면서 이불세탁도 직접 하려는 가구가 늘고 있다.
10% 환불 정책에 1, 2등급 불티나게 팔려
에너지효율이란 에너지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양을 말한다. 효율이 좋으면 같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양이 적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며, 동일 사양의 1등급 제품이 5등급보다 30~40% 정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지난 1년간은 소비효율이 좋은 드럼세탁기가 많이 팔렸다. 정확히는 ‘환급사업 대상등급’에 속하는 1, 2등급 제품이 많이 팔렸다. 다나와리서치 조사 결과, 작년 7월부터 판매된 드럼세탁기 중 환급사업 대상등급(1, 2등급 일부) 제품이 63%나 됐고, 3등급이 22%, 4등급 12%, 기타 3% 순으로 나타났다.
환급사업은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전기밥솥·의류건조기 등 가전제품 중에서 에너지 효율이 좋은 ‘으뜸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1인당 구매 비용의 10%를 최대 30만 원까지 정부가 지원해 주는 정책으로 작년 3월부터 시행됐다. 당초 예상을 웃도는 호응으로 사업이 조기 종료됐는데, 드럼세탁기 역시 구매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는 1, 2등급 고효율 제품으로 소비자 관심이 집중됐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한전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사업’으로 이름이 바뀌어 계속된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지원 대상은 전국민에서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3자녀 이상 가구 등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작년보다 올해 더 환급대상등급 제품들이 잘나가는 모양새다. 5~6월 2개월간 판매된 드럼세탁기 중 70%가 환급대상등급 제품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는데, 정부 지원사업과 별도로 고효율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어 보인다.
LG전자 강세 속 삼성 선전, 팽팽한 접전…
가전시장에서 맞붙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 간 경쟁은 세탁기 시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침체되는 상황에도 세탁기는 생활에 가장 기본적인 필수가전이고, 특히 드럼세탁기는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양사의 전략제품이라는 점에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일체형으로 구현한 세탁건조기 출시도 그렇고, 24kg 최고 용량 드럼세탁기를 먼저 선보이기 위해서도 극도의 신경전을 펼쳤다. 양사 모두 세탁통 용량은 커졌지만 제품 외관 크기는 전작과 동일하게 맞췄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것도 비슷해서 삼성 그랑데 ,AI세탁기는 AI맞춤세탁, LG 트롬 세탁기 씽큐는 의류 무게를 감지해서 세탁방법을 추천해 준다.
다나와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드럼세탁기 시장은 LG전자가 ‘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 기준 베스트 10을 선정한 결과, 1위부터 4위가 모두 LG전자 트롬이다. 품목 수에서도 LG전자 트롬이 6개, 삼성전자 드럼세탁기가 4개 이름을 올려 LG전자 강세 속에 삼성전자가 선전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LG전자 트롬 F17WDBP도 6모션 인버터 DD모터, 3방향 터보샷, 스마트 원격제어를 지원한다. 세탁용량은 17kg, 화이트 색상이다. 스피드워시, 아기옷, 알뜰삶음 기능이 있고, 다운로드코스를 이용하면 장마철 세탁이나 땀 얼룩제거도 가능하다. 세탁 중에도 빨래 추가 버튼을 누르면 빨래를 추가할 수 있다. 60만 원대에 필요한 기능만 담긴 실속형 제품인 것이 인기비결로 꼽힌다.
5위부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이좋게(?) 순위를 차지해서 5위는 삼성전자 그랑데 WF196000KW가, 6위는 LG전자 트롬 F21FDU다. 이어 삼성전자 버블샷 WF14F5J3AVW1, 삼성전자 버블샷 WD14F5K3ACW1, LG전자 트롬 F15QT, 삼성전자 그랑데 WF21T6000KV 순으로 베스트 10에 올랐다.
삼성전자 그랑데 WF19T6000KW는 19kg 용량에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다. 세제를 녹여 만들어낸 버블워시가 옷감 사이로 스며들어 빈틈없이 세탁해 주고, 초강력 워터샷이 찌든 때와 세제 찌꺼기를 헹궈준다. 무세제통세척으로 전용 세제 없이 쉽고 편하게 세탁조를 관리할 수 있고, 초강력·초절약 세탁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정이 가능하고, 초정밀 진동저감 시스템으로 밸런스를 잡아줘 진동과 소음을 줄여준다. 가격은 65만원대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 정은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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