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식주, 그중에서도 ‘식사’에 관련된 개념들의 변화가 컸다.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인해 음식 배달 폭증, 간편식 시장 성장 등 결국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잦아지니, 자연스레 보다 편리하고 맛있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가전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중 이 기사에서 다루게 될 ‘멀티쿠커’도 코로나로 인해 심상치 않은 변화를 보였다. 자, 지금부터 소비행태시스템인 다나와 리서치와 함께 한해 주방 가전 시장에서의 멀티쿠커 트렌드를 알아보자.
코로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멀티쿠커 판매량
요리를 돕는 주방가전은 다양한 종류가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쉽게 계란을 조리할 수 있는 계란찜기, 오랫동안 일정한 온도로 요리를 할 수 있는 조리기구인 슬로우쿠커, 다양한 국물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전기냄비 등이 대표적인 주방가전으로 꼽힌다. 다나와에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주방가전 시장의 대부분은 이 세 종류의 가전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멀티쿠커 제품군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주방가전의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멀티쿠커가 2020년 전체 전기냄비/찜기 부문에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올 상반기까지의 판매량이 2020년의 판매량과 비등하다. 때문에 올해 하반기까지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마다 다른 월별 판매량
지난 4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해마다 다른 월별 판매량을 보이기 때문에 어느 기간에 판매량이 뚜렷이 증가한다고 판단 내리기 어렵다. 그러니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았던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의 판매량을 위주로 꼼꼼히 살펴보자. 우선 가장 큰 판매율을 보였던 2020년 9월은 추석 선물 및 명절 준비로 인해 일시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고 따뜻한 음식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나기 시작하는 2020년 11월에도 9월에 준하는 성적을 보인다.
올해는 전년과는 다른 판매 곡선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인다. 그러므로 추석이 있는 9월, 날이 추워지는 11월 등 월별 이슈가 있는 하반기엔 높은 판매량을 기대를 할 수 있다.
5L 이상 용량의 제품이 인기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요리를 하기 위해 멀티쿠커를 구매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멀티쿠커의 용량을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작은 용량의 경우는 비압력 기능, 주로 2~3인분의 메인 요리, 자동 조리기능, 또는 한 번에 다양한 요리를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형태로 판매되고 있으며, 주로 냄비형 제품이 많다. 용량이 커질수록 멀티쿠커가 수용할 수 있는 요리의 종류가 다양하며, 대부분 압력형으로 밥솥형 제품이 다수를 차지한다.
가전제품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1~2인 가구가 많기에, 생각하기에는 소용량의 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5L 이상의 용량을 가진 멀티쿠커가 전체의 78%가 넘는 판매 점유율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멀티쿠커로 보다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조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 멀티쿠커 이용층이 어느 한 세대 층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단순히 멀티쿠커 본연의 기능뿐 아니라 밥솥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가가 주된 포인트가 된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소비전력은 딱 중간 정도가 좋아!
멀티쿠커는 기본적으로 긴 시간의 조리를 필요로 한다. 오랜 시간 구동되는 가전제품의 경우에는 당연히 얼마나 많은 전기를 소비하느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전력의 효율이 좋지 않다는 말은 높은 전기 요금이 수반된다는 의미와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멀티쿠커는 고효율의 소비전력을 가지고 판매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 판매되는 멀티쿠커 제품들의 소비전력별 판매 점유율을 보자면, 대부분이 800W 이상에서 1300W 이하의 구간에 위치해 있다. 5L 이상의 멀티쿠커가 대부분의 소비자 선택을 받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자면 이는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뒤집어 이야기하자면 용량에 따른 제품들의 소비전력은 대부분 비슷한 구간에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내솥은 스테인리스 재질이나 테프론 코팅 제품이 인기
멀티쿠커 선택의 또 하나의 주된 포인트로는 용기가 어떤 재질이며, 또 무엇으로 코팅돼 있는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코팅의 경우에는 프라이팬과 동일하게, 크게 두 가지의 코팅 방법이 존재한다. 테프론 코팅(불소수지 코팅)과 세라믹 코팅의 두 가지다. 테프론 코팅은 분자 안에 불소를 함유한 플라스틱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음식이 쉬이 눌어붙지 않고 빠르게 세척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라믹 코팅은 천연 광물 소재를 이용한 코팅 방식으로 열전도율이 좋은 코팅 방식이지만, 강한 충격을 받으면 쉬이 파손되는 단점이 존재한다. 판매량의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은 테프론 코팅 방식으로, 전체의 85.71%를 이 방식으로 코팅된 멀티쿠커 제품이 점유하고 있다.
또한 내솥 용기의 재질로는 크게 스테인리스와 세라믹의 두 가지 재질을 꼽을 수 있다. 스테인리스는 가장 널리 쓰이는 주방기구의 재질로, 열전도율이 높아 조리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으며 철임에도 녹이 슬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는 재질이다. 세라믹 또한 열전도율이 높으며 쉬이 세척할 수 있는 재질이지만, 코팅과 마찬가지로 외부 충격에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판매되는 멀티쿠커의 대부분이 내솥 용기 재질로 스테인리스를 채택하고 있으며, 당연히 판매 점유율에 있어서도 스테인리스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멀티쿠커 시장은 인스턴트팟이 선점
멀티쿠커 시장이 주방가전의 새로운 격전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대형 가전 제조사들이 연이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멀티쿠커 시장에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가전 제조사들이 아니라, 주방용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곳들이다.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통계에 따르면 ‘코렐’로 확인된다. 미국의 그릇 제품 브랜드인 코렐의 멀티쿠커 브랜드인 ‘인스턴트팟’이 현재까지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뒤를 잇고 있는 것이 전기밥솥 제조사로 유명한 ‘쿠쿠전자’다. 이들은 ‘스피드팟’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멀티쿠커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버논’의 ‘베리굿팟’, 국내 제조사인 ‘휴롬’의 ‘스팀팟’, 자사 멀티쿠커 제품을 스마트쿠커로 칭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 ‘텐마인즈’의 ‘한번애’ 등의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주된 선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제품 순위는 밥솥형이 상위권 선점
다나와 집계에서 사람들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제품은 코렐사의 ‘인스턴트팟 듀오 플러스 80’ 제품으로 확인된다. 이 제품은 8L 용량의 제품으로 밥솥 기능은 물론 요거트메이커, 볶음팬, 찜기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쿠커다. 내솥의 재질은 3중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동일 브랜드의 ‘인스턴트팟 듀오 플러스 60’과 ‘인스턴트팟 듀오 60’ 제품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제품들은 동일한 스펙에 용량이 5.7L라는 차이점만 존재한다.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듀오 플러스 80 제품은 4~6인 가족에, 60 제품은 2~4인 가족에게 추천되는 구성이다.
쿠쿠전자의 멀티쿠커 브랜드에서는 ‘스피드팟 CMC-A0655FB’ 제품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내솥은 무코팅 통 스테인리스 방식이며, 용량은 4인 가족 구성에 추천되는 6L의 대용량이다. 이 제품은 본품과 함께 70여 가지의 레시피가 수록된 레시피북을 제공하는 점을 또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한편 버논사의 ‘베리굿팟 VE-PC-6000’ 제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 제품은 6L의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분리형 스테인리스 재질의 내솥, 보다 세련된 디자인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멀티쿠커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글 / 최덕수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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