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이어온 코로나는 우리의 식생활도 바꿔놓았다. 외식에 제약이 생기면서 배달을 선호하게 됐고 요리 자체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자연스럽게 주방가전의 인기도 급상승 중인데 그 중에서도 전기오븐의 성장이 눈에 띈다.
전기오븐은 주방 필수가전으로 취급받는 전자레인지나 2000년대 초반 혜성같이 등장해 주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에어프라이어와는 달리,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의 옵션 가전에 가까웠다. 그러던 전기오븐이 코로나 확산 이후 홈쿡, 홈베이킹 열풍이 불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전기오븐. 어떤 전기오븐이 요리인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지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알아보자.
코로나가 날개를 달아 준 전기오븐
하락세를 보이던 전기오븐 판매량은 2020년 갑작스럽게 급등했다. 2019년 대비 49%나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로 인해 외식 대신 집밥을 해 먹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코로나 사태가 이어진 2021년 역시 전기오븐 판매량이 다소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는 판매량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에어프라이어는 2018년 이래 매해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에어프라이어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지도 이제 10년이 훌쩍 넘은 상황. 이미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 정도로 많이 보급화됐으며 홈쿡이 일상화되면서 에어프라이어보단 다양하고 세분화된 기능을 갖춘 올인원 전기오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다재다능한 올인원 오븐이 인기
전기오븐 유형은 오븐, 그릴, 전자레인지, 가열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복합형 오븐과 오븐 본연의 기능만을 제공하는 단일형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기능에만 특화된 단일형 오븐이 더 저렴하긴 하나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복합형 오븐이 휠씬 더 많은 점유율(83.8%)을 차지 하고 있다. 이는 지난 4년간 비슷한 추이다.
다양한 조리를 할 수 있는 고출력 오븐 선호
고주파 출력수치는 전기오븐의 성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빠른 조리가 가능하며 구이, 베이킹, 찜 등 다채로운 요리를 할 수 있다. 단, 수치와 비례해 소비전력도 함께 높아짐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소형 오븐이 인기를 끌었던 2019년까진 700W 미만 오븐이 901W 이상되는 고출력 오븐과 더불어 전기오븐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으나,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고성능 오븐을 선호하게 되면서 2020년부턴 점유율이 급감하고 있다.
901W 이상의 고출력 오븐은 2021년 약 10%의 점유율 상승세를 보이며 전기오븐 시장의 단독 주류로 떠올랐다. 그 뒤를 2021년부터 급성장 중인 800W 미만의 전기오븐이 무섭게 뒤쫓고 있다.
하나보단 두 개, 결합방식이 대세
가정용 전기오븐은 대부분 컨벡션 방식이다. 컨벡션 방식이란 열선과 히터로 구동되는 컨벤셔널 전기오븐에 팬를 추가로 장착해 공기를 보다 더 순환시켜 음식을 고르게 익히고, 조리 시간을 단축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전기오븐은 대부분 컨벡션 방식이지만, 초저가 혹은 제품 크기가 작은 미니오븐의 경우 컨벤셔널 오븐인 경우가 많다.
광파란 음식 내부까지 침투하는 원적외선을 이용해 빠르고 균일하게 가열하는 방식이다. 컨벡션 오븐의 열원으로 원적외선 히터가 추가로 장착되면, 이를 광파 오븐이라고 부른다. 현재는 이 두 가지 방식이 각각 점유율 50%를 넘기며 사실상 전기오븐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븐 상부와 하부에 열선을 설치해 내부를 가열하는 상하가열 방식, 상부에서 열풍을 고르게 내보내 가열하는 직화열풍 방식, 재료를 꼬챙이 등에 끼워 360도 회전시켜 익히는 로티세리 방식, 세라믹 조리실에서 적외선을 방출해 가열하는 세라믹 방식, 할로겐 램프의 강렬한 열기로 공기를 데워 가열하는 할로겐히팅 방식, 용기를 360도 돌려 가열하는 통회전 방식 등이 있다.
가열방식을 여러개 조합한 전기오븐도 쉽게 볼 수 있다. 예컨대 LG전자 디오스 전기오븐은 광파 가열을 채용한 컨벡션 오븐이며 삼성 비스포크 전기오븐은 직화열풍을 채용한 컨벡션 오븐이다.
각각의 특장점이 있으므로 구매 시 어떤 가열방식이 주를 이루고, 어떤 가열 방식이 추가로 들어있는지 확인을 잘 해야 한다.
대다수가 전자레인지 겸용 가능
복합형 오븐의 75%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음식을 가열, 해동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으로 열을 발산해 각종 그릴 요리를 만들어내는 직화그릴 기능을 가진 전기오븐 또한 60%가 넘는다.
10대 중 3대 정도는 고온의 수증기로 이른바 '겉바속촉'을 구현하는 스팀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 스팀 기능으로 컨벡션 오븐의 단점 중 하나인 음식 겉면이 건조해 지는 부분을 방지할 수 있다.
소형은 감소, 중형 오븐 점유율 늘어나
전기오븐의 용량은 내부 조리실의 용량을 말한다. 보통 19L 이하는 미니 오븐, 20~30L는 소형 오븐, 31~40L는 중형 오븐, 41L 이상부터 대형 오븐으로 간주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찾는 용량은 중형 오븐 중에서도 31~33L이며 그 다음은 36~40L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26~30L 제품을 중심으로 한 소형 오븐이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 점유율이 점점 감소하는 중이다. 오소형 오븐의 빈자리는 31~40L의 중형 오븐이 채우고 있다.
트레이형 vs 턴테이블형 양강체제
전기오븐은 내부 조리실 형태에 따라 턴테이블형, 트레이형, 통돌이형으로 나뉜다. 턴테이블형은 전자레이진지와 조리 방식이 유사하다. 트레이가 회전하면서 음식을 가열한다. 사각지대 없이 균일하게 가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 번에 조리할 수 있는 양이 적다.
트레이형은 트레이에 음식을 올리고 그대로 가열하는 방식이다. 트레이를 오븐 내부에 층층이 배치할 수 있어 한 번에 조리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이 많다. 하지만 트레이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어 고른 가열이 어렵다.
통돌이형은 오븐 자체가 360도 회전해 음식을 뒤섞으며 가열한다. 겉과 속 모두 균일하게 익힐 수 있지만 내부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기 때문에 조리가 가능한 음식이 한정되어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전기오븐의10대 중 6대가 트레이형이며 나머지 4대는 턴테이블형이다. 극히 일부의 요리만을 할 수 있는 통돌이형의 점유율은 0.1%로, 1%의 점유율도 가져오지 못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원하는 요리 종류도 천차만별
오븐은 보통 베이킹을 할 때 사용하는 가전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그릴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꽤나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90%의 전기오븐이 그릴 요리를 기본으로 지원하며 그 뒤를 베이킹과 튀김(에어프라이어) 순으로 뒤따르고 있다.
발효나 건조, 해동, 토스트 조리도 시중에 유통되는 전기오븐의 절반 이상이 지원한다. 여러 요리를 한 번에 조리할 수 있는 전기오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커의 경우 오븐 내부에 4개의 조리 영역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그릴, 해동, 토스트 등 여러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잠금부터 스팀청소까지 각양각색 부가기능
전기오븐에 가장 많이 탑재된 부가기능은 잠금 기능이다. 10대 중 6대 정도가 안전사고 및 오작동을 예방하는 잠금 기능을 탑재했는데,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해당 기능을 체크하는 것을 추천한다.
wi-fi, 탈취, 인버터도 전기오븐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부가기능이다. wi-fi 기능이 있는 전기오븐은 스마트폰과 연결해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탈취의 경우 오븐 내부에 남아 있는 냄새와 연기를 자동으로 없애준다.
인버터는 정밀하게 출력을 제어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조리시간을 단축시킨다. 또한, 전기오븐은 사용할수록 열선 쪽에 기름 때가 껴 주기적인 청소가 필수인데, 일부 제품은 스팀청소 기능으로 내부에 고온의 스팀을 불어넣어 오염된 부분을 닦아내기 쉽게 도와주기도 한다.
부동의 1위 LG전자, SK매직의 약진
현재 전기오븐 시장은 인버터 모터를 탑재한 광파오븐을 내세운 LG전자가 근 4년간 선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19년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2020년 다시 원래 점유율을 되찾았고 2021년 10% 이상의 급성장을 이루면서 명실상부 전기오븐의 1인자가 됐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이 LG전자의 전기오븐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외 브랜드들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서로 각축전으로 벌이면서 바짝 경계해야 할 라이벌도 아직까진 없는 상황이다.
2018년 브랜드 점유율 3위에서 2019년 2위로 올라선 삼성전자는 2020년 판매량이 급감하며 한 자릿수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21년 8월 신개념 오븐인 비스포크 큐커를 선보이며 반등을 노렸지만 점유율 확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SK매직은 잠시 주춤했던 2019년을 제외하면 매년 15% 내외의 안정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전기오븐 시장에서 어느 정도 네이밍을 가지고 있는 중산물산, 키친아트, 쿠진아트 점유율 역시 큰 변화 없이 5% 내외를 한결같이 유지 중이며 그외 기타 브랜드의 전기오븐은 2019년 이후부터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빅3 브랜드별 가장 많이 팔린 전기오븐은?
LG전자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전기오븐은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EW1(점유율 24%)이다. 32L의 트레이형 중형 오븐으로 고주파출력은 1,000W이다. 컨벡션 광파 방식을 지원하며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직화그릴, 스팀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자동요리 메뉴는 272가지. 이외에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간편식 바코드를 찍으면 제품의 조리 정보를 인식해 가장 맛있는 조리 모드와 시간을 알아서 설정해주기 까지 한다. 가격은 633,250원.
두번째 왕좌는 LG전자 디오스 ML39BW(점유율 15.6%)가 차지했다. LG전자 디오스 ML39BW는 39L의 턴테이블형 중형 전기오븐으로 광파 방식을 지원하며 고주파출력은 1,100W이다. 직화그릴,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항균 이지클린 코팅을 적용해 기름 때가 잘 스며들지 않고 유해세균 번식도 99.99% 막아준다. 육각형 회전링은 요리의 무게를 고르게 분산시켜 더욱 안정적인 조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308,060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린 제품은 LG전자 디오스 ML32AW1(점유율 13.6%). 32L의 4단 트레이형 컨벡션 광파 방식 전기오븐이다. 고주파출력은 1,000W. 스팀과 직화그릴, 전자레이지, 에어프라이어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자동 요리 메뉴 272가지를 지원한다. 멀티 클린 버튼 한 번냄새탈취, 스팀 청소, 잔수 제거, 스팀기 세정, 조리실 건조 등 간편하게 오븐을 청소할 수 있다. 가격은 483,950원.
SK매직은 SK매직 멀티 플렉스 광파 오븐 EON-C200F(점유율 50.1%)가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23L의 턴테이블형 소형 전기오븐으로 고주파출력은 800W이다. 컨벡션 광파 방식을 지원하며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자동 요리는 40가지, 이중 간편식은 10가지이고 토스트는 5가지다. 대기전력 1W 미만의 친환경 절전 제품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격은 184,800원.
두번째 순위는 SK매직 EON-CS2B(점유율 19.7%)의 손에 들어왔다. 이 역시 28L의 소형 턴테이블형 전기오븐으로 컨백션 방식을 지원한다. 고주파출력은 900W이다. 오븐 외 직화그릴과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포함하며 자동 요리는 51가지를 제공한다. 해동하고 싶은 재료의 무게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해동을 진행한다. 가격은 192,720원.
3위는 SK매직 EON-CP3A(점유율 10.3%)다. 30L의 턴테이블형 중형 전기오븐으로 고주파출력은 1,000W이다. 컨벡션 광파 방식을 지원하며 직화그릴,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갖췄다. 자동 요리 메뉴는 80가지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프라이드 치킨을 튀겨도 소비 전력이 0.78kwh밖에 되지 않아 전기요금 부담이 적다. 가격은 292,000원.
삼성전자의 간판 전기오븐은 비스포크 큐커 MO22A7797(글램화이트 점유율 43.2%, 글램베이지 점유율 10.79%)이다. 비스포크 큐커 MO22A7797의 두가지 색상, 글램화이트와 글램베이지가 나란히 삼성전자 판매량 순위 1~2위를 차지했다. 비스포크 큐커 MO22A7797는 22L의 4단 트레이형 소형 멀티 오븐으로 고출파출력은 700W이다. 그릴,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토스터 기능을 갖췄으며 4개의 상단 그릴과 그릴프레이트, 하단 마그네트론으로 4가지 재료를 동시에 조리할 수 있다. 가격은 각각 343,840원, 350,130원.
3위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MC35A8599(점유율 10.8%)의 손에 들어왔다. 35L의 턴테이블형 중형 오븐으로 고주파출력은 800W이다. 컨벡션과 직화열풍 방식을 채택했으며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자동 요리 메뉴는 248가지. smartThings앱을 활용하면 음성으로 오븐을 조작할 수 있고 간편식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최적의 레시피를 바로 적용시킬 수 있다. 가격은 533,750원.
가장 인기있었던 전기오븐은?
최근 1년간 전기오븐 시장은 LG전자의 독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영예의 제품은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EW1(633,250원)였으며 2위 또한 LG전자의 디오스 ML39BW(308,060원)의 차지였다.
SK매직 멀티 플렉스 광파 오븐 EON-C200F(184,800원)은 3위에 머물렀는데, 뒤를 이은 4위인 LG전자 디오스 ML32AW1(483,950원), 5위인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SW1(641,020원) 역시 LG전자 제품임을 생각해본다면 꽤 선방했다.
참고로 LG전자 판매량 TOP3에 들진 못했지만 전체 전기오븐 판매량의 5위를 기록한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SW1은 사실상 판매량 1위인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EW1와 용량은 물론이고 성능도 동일한 제품이다. 차이점은 색상과 무게뿐. 1위인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EW1는 22.4kg에 미스트 베이지 색인 반면 5위인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SW1는 21.8kg에 솔리드 실버 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