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사이 15배 성장한 무알코올 맥주 시장
‘제로’를 표방한 음료가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 설탕이 없는 탄산음료, 고기가 없는 스테이크, 그리고 ‘알코올이 없는 맥주’ 같은 제품이 그 주인공. 특히 알코올이 없는 맥주 같은 경우에는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최근 들어 주목도가 늘어난 분위기다. 취하지 않고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가 가벼운 음주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2년 13억 원 규모였던 우리나라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10년 사이에 200억 원으로 15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홈술족, 캠핑족의 증가로 더 주목받은 '무알코올 맥주'
전체 혼합 음료 시장에서 무알코올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높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매년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그리고 있다. 작년 들어서는 무알코올 음료가 주목을 받으면서, 주요 제조사들이 연달아 신제품을 내놓으며 판매량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다나와리서치에서 집계된 판매량 자료를 살펴보면, 매년 무알코올 음료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을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대비 2019년에는 18%의 판매량 증가가 이뤄졌으며, 2020년에는 2019년의 수치에서 다시 22.7%가 늘어났다. 신제품이 쏟아진 작년에는 2020년에 비하자면 판매량이 4.6배로 늘어났다. 신제품이 늘어난 것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무알코올 음료의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건강에 대한 관심, 캠핑 열풍으로 인해 늘어난 캠핑족 증가, 취하는 것보다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홈술족의 증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계절을 타지 않는 맥주 시장, 무알코올 맥주도 마찬가지
맥주는 더운 여름날 먹기 좋은 음료다. 땀 흘린 다음에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 한 잔을 여름날 낭만으로 꼽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여름철은 연중 최대 맥주 성수기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다소 양상이 달라졌다. 길게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서 사시사철 홈술족이 늘어나고, 가을 캠핑족들도 증가했다. 덕분에 여름 성수기뿐 아니라 가을, 겨울에도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된다.
무알코올 맥주 또한 마찬가지다. 다나와리서치에서 집계된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 집계 자료를 살펴보면 사계절 모두 고른 판매량을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작년의 자료를 보자면 여름 시즌에 어느 정도의 판매량 증진이 이뤄지는 건 확인되지만, 더운 여름날이 아니어도 꾸준히 판매는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주목할 점은 시즌보다도 ‘분위기’다. 작년을 기준으로 올해까지 무알코올 맥주는 폭발적인 판매량 증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무알코올 맥주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형성된 분위기의 덕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 노출이 많아지고 제품에 대한 감상(리뷰)이 많이 공유되면서, 자연스레 무알코올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병보다는 작은 사이즈의 캔이 좋아
무알코올 맥주는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맥주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탄산 보리차라는 혹평을 들었던 제품도 있을 정도로, 맛의 측면에서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수입맥주의 열풍 속에서 해외에서 인기인 무알코올 맥주가 국내에도 들어왔고, 수제 맥주 열풍에 힘입어 실제 맥주와 비슷한 향을 가진 국산 제품도 많아졌다.
소비층 또한 캔 형태의 수제 맥주와 수입맥주를 선호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리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도 무알코올 맥주의 대부분은 ‘병’보다는 ‘캔’의 형태로 주로 소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나와리서치의 집계 결과를 보자면, 지난 1년 동안 판매된 무알코올 맥주 제품의 경우 캔 맥주가 전체의 97%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병 제품의 판매 점유율은 3%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용량으로 보자면 작은 캔 맥주 사이즈의, 355ml 이하의 제품이 전체 판매량의 99%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 사람 입맛에는 역시 '하이트진로'
무알코올 맥주 판매사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은 판매 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하이트진로’로 나타난다. 하이트진로가 전체의 59%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 필라이트, 테라 등의 국산 맥주 브랜드와 기린, 브루독, 파울라너 등 다양한 수입 주류를 유통하고 있다. 중국의 칭다오 맥주 지분 유한 공사에서 생산하는 ‘칭따오 맥주’가 브랜드 점유율로서는 2위의 자리(26%)를 차지했다.
3위는 클라우드, 쿠어스라이트, 피츠, 밀러, 블루문 등을 유통하는 ‘롯데칠성음료’로, 전체의 11%의 판매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외에 클라우스탈러 논알코올 제품을 유통하는 ‘바인딩 양조장’이 3%, 네덜란드의 맥주 브랜드이자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하이네켄’이 1%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다. 주류 유통사들이 경쟁적으로 무알코올 맥주를 지금도 내놓고 있어, 향후 이 항목에 이름을 올릴 제조사는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많이 팔린 무알코올 음료는?
지난 1년 동안 무알코올 맥주 분야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 355ml(현재 최저가 13,350원)’로 나타난다. 하이트제로는 작년 2월 알코올은 물론, 칼로리와 당류까지 제로인 올프리 콘셉트로 전면 리뉴얼한 이후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통사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가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량 2위를 기록한 제품은 ‘칭따오 논알콜릭 330ml(현재 최저가 24,040원)’다. 칭따오 브루어리 공법 그대로 양조한 제품으로, 제조 마지막 단계에서 알코올만 제거한 무알코올 맥주다. 기존의 라거 맥주보다 2배 이상의 몰트를 넣어 라거 맥주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 일반 맥주의 절반 수준의 저칼로리(65kcal) 음료로,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맥주가 생각날 때 먹기 좋은 음료라 할 수 있다.
판매량 3위는 하이트진로의 ‘카스0.0 프리미엄 논알코올 355ml(현재 최저가 13,410원)’가 차지했다. 국내 제조사 중에서는 최초로 맥주에서 알코올만 추출하는 분리 공법을 적용한 제품으로 전해진다. 2020년 10월 최초로 출시된 이 제품은 2021년 12월까지 온라인 누적 판매량 400만 캔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매량 4위의 자리는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현재 최저가 17,560원)’가 차지했다. 부드러운 홉의 풍미와 향 구현에 중점을 둔 제품으로, 맥아 진액과 유럽산 홉 등을 최적의 비율로 블렌딩해 맥주 특유의 맛을 구현했다. 맥주 제조공정 중 효모가 맥즙 내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드는 발효 단계를 거치지 않는 비발효 제조공법을 적용했다.
마지막으로 판매량 5위를 차지한 제품은 ‘클라우스탈러 330ml(현재 최저가 26,220원)’다. 클라우스탈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 위치한 바인딩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엄선된 최고의 원료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조되는 무알코올 맥주다. 진한 몰트향과 달콤한 홉의 풍미, 부드러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제품으로 꼽힌다.
※ 가격은 모두 24개입 기준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최덕수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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