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스마트폰의 보조 전원 역할을 하던 보조배터리가 달라지고 있다. 귀여운 디자인, 단순히 가격 대비 용량으로 승부하던 때는 이제 지나갔다.
보조배터리 시장은 매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고출력, 초대용량, LCD 디스플레이를 통한 충전 상태 안내, 무선 충전, 얇아진 두께와 가벼워진 무게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고성능의 보조배터리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성비도 덩달아 좋아졌다. 예전과 다르게 30,000mAh 용량의 멀티포트 제품군도 3만 원대 초중반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보조배터리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보조배터리, 2019년 판매량 정점
보조배터리의 판매량 상승이 가장 컸던 해는 2019년이었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대비 판매량이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판매량이 상승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품질의 향상, 두 번째는 용량 대비 가격의 하락이다.
품질의 향상은 다음과 같다. 2019년 고성능 보조배터리가 등장하며 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이때를 기점으로 USB-PD 100W 고출력 제품군 및 100,000mAh 초대용량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 LCD 디스플레이 탑재, 고속 무선 충전 기능 등 다양한 기능도 지원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용량 대비 얇고 가벼워지는 추세다.
용량 대비 가격이 하락한 것에도 주목할 만하다. 샤오미를 필두로 하는 중국 브랜드에서 고용량 제품군을 부담 없는 가격대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고용량 보조배터리가 용량 대비 저렴해졌다. 현시점에서는 60,000mAh 대용량 제품군도 4만 원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2019년에 판매 정점을 찍던 보조배터리 판매량은 2020년(-8%), 2021년(-2%) 줄어들었지만 2018년 보다는 많은 편이다. 보조배터리 수명은 5년 내외로 제품 교체 시기가 그다지 짧지 않기 때문에 제품 판매량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20,000mAh 이상 고용량 제품 인기
예전에는 5,000mAh 미만의 저용량 보조배터리가 상당히 많이 사용됐다.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도 가벼워 휴대가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저용량 제품군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고출력 전자기기가 대거 등장함에 따라 고출력 제품군이 늘어났고, 이에 배터리 용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8년에는 5,000mAh 미만이 16.7%, 10,000mAh 미만 제품군이 13.4%에 달했다. 반면 10,000mAh 이상 제품군은 45.4%였다. 단 2019년 고성능 고용량 제품군이 대거 등장하며 상황은 급변했다. 5,000mAh 미만은 4.6%, 10,000mAh 미만은 6%로 대거 감소하고 10,000mAh 이상이 62.4%로 크게 상승했다.
이어 2021년부터는 20,000mAh 이상의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2020년의 26.6%에서 2021년 31.6%로 상승한 것이다. 대신 10,000mAh의 점유율이 줄었다. 2020년에는 점유율 63.9%에 달했는데, 2021년 48.9%로 쪼그라들었다.
3포트 이상 제품, 판매량 상승세
포트 구성도 스마트폰의 발전에 따라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3포트 이상의 보조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USB Type-A 포트에 이어 고속 충전이 가능한 USB Type-C 포트 등이 여러개 탑재되는 것이 대세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1포트, 2포트 및 케이블 일체형 보조배터리의 점유율은 매해 꾸준히 하락 중이다. 2018년만 해도 1포트 41.3%, 2포트 44.3%로 사실상 시장은 양분한 수준이었고, 케이블 일체형의 점유율이 7.9%에 달했다. 그러나 2022년 기준으로 1포트 점유율은 7.4%로 크게 하락했다. 2포트 또한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3포트는 크게 늘었다. 2018년 점유율이 2.1%였는데, 2022년에는 37.3%에 달한다. 그것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추후 3포트가 대세가 될 확률이 다분하다. 참고로 3포트 이상의 제품은 20,000mAh 대용량 제품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대용량 제품에 포트가 많으면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편하다.
총출력 용량도 늘어나는 추세
대용량 보조배터리 중에서는 용량 대비 저렴한 가격을 지닌 제품군이 종종 있다. 해당 제품들의 사양을 보면 총출력이 낮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총출력은 포트가 여러 개인 경우 각 포트의 출력을 종합한 값이다. 한 포트당 몇 출력까지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사실 총출력도 보조배터리 선택 시 눈여겨봐야 한다. 총출력이 높으면 한 번에 여러 기기를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있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에는 총출력 10~19W가 점유율 85.2%를 차지해 사실상 대세였다. 그러나 2022년에 10~19W는 58%로 줄었고, 줄어든 자리는 20~29W(20.9%), 30~59W(10.8%), 60W 이상(9.3%)가 차지했다. 특히 20~29W는 2021년 11.2%였는데, 1년 만에 20.9%로 두 배가량 상승했다.
고속충전은 사실상 필수 기능
부가기능별 보조배터리 점유율은 고속충전(유선) 기능이 88.4%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사실상 필수 기능에 가깝다. 고속충전(무선) 기능도 28.1%로 두 번째로 높게 확인됐다. 이어 화면표시 17%, FOD 15.5% 정도가 눈에 띄었다. 남은 맥세이프, 플래시라이트, 태양광 충전 등의 점유율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그중 고속충전(유선)은 케이블을 이용해 충전 시 15W 이상의 충전을 지원하는 제품군을 뜻한다. 보조배터리 이외에 케이블도 고속충전 지원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게 특징이다. 28.1% 점유율을 차지했던 고속충전(무선)은 다나와 기준으로 9W 이상의 Qi 무선충전 지원 기능을 의미한다. 화면표시는 보조배터리 상태 정보를 화면으로 알려주는 기능으로 10대 중 1대 정도만 이를 지원했다.
FOD는 무선충전시 필요한 기능이다. 디지털 제품에만 반응하는 센서로, 스마트폰만 충전하고 금속류 감지 시에는 충전을 차단한다. 태양광 충전은 태양광을 흡수해 자체 충전이 가능한 제품으로, 이를 지원한 제품은 시중에 몇 대 되지 않는다.
아이폰 유저를 위한 맥세이프 기능을 탑재한 제품은 점유율이 2.1%에 불과했다. 용량 대비 고가이며, 아직 이를 지원하는 제품이 많지 않아 점유율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10대 중 4대가 USB-PD 지원
급속충전기술은 보조배터리를 선택할 때 눈여겨봐야 하는 기능이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USB-PD 45.4%, 퀄컴 퀵차지 3.0이 35.4%로 높게 확인됐다. 이어 퀄컴 퀵차지 2.0, PPS, USB-PD 3.0가 뒤를 이었다.
USB-PD는 USB 타입 C포트를 통해 최대 100W에 달하는 전력을 공급하는 고속 충전 기술이다. USB-PD를 사용하는 고성능 보조배터리라면 노트북도 충전할 수 있다. USB-PD 3.0은 기존 USB-PD와 충전 속도 차이는 크지 않지만 충전 효율이 강화됐다.
충전 효율과 관련된 대표적인 기술이 PPS다. PPS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PPS 지원 보조배터리를 연결하면 출력 전압과 전력을 자동으로 조절해 기기를 충전한다. 해당 기능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된다.
이외에 퀄컴 퀵차지 2.0, 퀄컴 퀵차지 3.0은 최대 전력 18W를 지원한다. 퀄컴 퀵차지 3.0은 충전 전압을 3.6V에서 20V 사이에서 0.2V로 가변해 최적화할 수 있다. 덕분에 에너지 효율이 퀵차지 2.0 대비 최대 36% 더 높아졌댜.
10대 중 3대만 무선 충전 지원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판매된 제품 10대 중 3대 정도가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충전 지원(Qi 규격)은 30.5%, 무선충전 미지원 제품군은 69.5%로 나타났다.
참고로 제조사별로 Qi 무선충전은 고속무선충전의 기준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9W 이상, LG전자는 15W 이상, 애플의 경우 7.5W 이상에 해당된다. 해당 조건을 만족하면 고속무선충전을 지원한다고 표기된다. 참고로 다나와는 9W 이상 출력의 충전에 대해 고속충전이라 표시하고 있다.
가장 많이 선택한 무게는 콜라 한 캔 정도
보조배터리를 선택할 때는 용량 뿐 아니라 무게도 살펴봐야 한다. 가장 점유율이 높았던 건 201~300g 이하의 제품군으로 전체 중 약 40%에 달한다. 참고로 콜라 한 캔이 대략 270g 정도의 무게다. 나머지 무게는 400g 이상, 500g 이하의 제품군이 18.3%로 눈에 띄었고, 나머지 무게의 점유율은 거의 비슷하다.
참고로 무게는 고속 충전과도 연관이 있다. 기존 일반 충전은 5V를 활용해 충전하는데, 고속 충전은 12V까지 출력을 높여 충전 속도를 높인다. 이 경우, 충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저출력 일반 보조배터리보다 부품을 더 집약하기 때문에 무게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중국 브랜드 강세에 고전하는 삼성
브랜드별 보조배터리 점유율은 어떨까? 1위는 보조배터리하면 대부분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브랜드, 샤오미(23.5%)다. 10,000mAh에 총출력 18W인 기본 제품군이 1만 원대 중후반이라 타 제조사보다 비교적 구입하기 쉽다.
2위인 스카이랩(16.7%)은 20,000mAh에 총출력 18W이지만 충전 단자가 많은 제품을 3만 원 초반에 선보여 인기가 많다. 3위인 삼성전자(15.6%)는 20,000mAh(총출력 25W)에 USB-PD 3.0과 PPS를 지원하는 제품군이 주력 제품군이다. 5위인 모루이(4.3%)는 40,000mAh(총출력 22.5W)에 USB-PD 3.0과 퀵차지 3.0 및 다양한 포트를 지원해 가성비로 주목받았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브랜드가 4위인 베이스어스다. 베이스어스는 중국 브랜드로 모두 해외구매 방식으로 구매해야 한다. 그런데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 찾는 소비자가 많다. 중국 브랜드 특유의 저가 이미지를 벗어나 고성능 제품군 위주로 선보이기 떄문이다.
베이스어스 브랜드는 저출력 제품보다는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고출력 대용량 제품이 주력이다. 예를 들어 베이스어스 제품군 중 가장 판매량이 높은 제품은 30,000mAh에 퀵차지 3.0, USB-PD, 5포트, 총출력 65W, 화면표시라는 풀스펙을 갖추고도 가격은 3만 원대 초반에 불과하다. 국내 유통중인 보조배터리와 비교 시 가격 대비 성능이 굉장히 뛰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중국에서 ODM으로 생산하고, 국내 브랜드의 이름을 붙여 유통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인기 순위가 높은 보조배터리는?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보조배터리 순위는 위와 같다.
스카이랩 스카이 필 WX20 퀵차지3.0+USB-PD 유무선 보조배터리 SKY-WX20PD 20000mAh는 점유율 6.1%로 1위를 달성했다. 총출력 18W, 고속충전 기술 USB-PD, 용량 20,000mAh, 부가기능 고속충전(유무선)/USB Type-C 지원/동시충전/FOD, 무게 403g이다. 가격은 33,540원.
샤오미 5세대 보조배터리 PLM13ZM 10000mAh (병행수입)는 점유율 5.8%로 2위다. 총출력 18W, 용량 10,000mAh, 부가기능 고속충전(유선)/동시충전, 무게 281g이다. 가격은 14,270원.
샤오미 30W 무선충전 스탠드 보조배터리 WPB25ZM 10000mAh (해외구매)는 점유율 5.6%로 3위다. 총출력 30W, Qi무선충전(무선 최대 30W), 용량 10,000mAh, 부가기능 고속충전(유무선)/USB Type-C 지원/동시충전/FOD다. 가격은 28,370원.
삼성전자 USB-PD 25W 배터리팩 EB-P3300 10000mAh (정품)는 점유율 4.4%로 4위다. 총출력 25W, 고속충전 기술 USB-PD/퀄컴 퀵차지2.0, 용량 10,000mAh, 부가기능 고속충전(유선)/USB Type-C 지원/동시충전, 무게 240g이다. 가격은 34,500원.
스카이랩 스카이 필 X21 퀵차지3.0+USB-PD PPS 45W 보조배터리 SKY-X21PD 20000mAh는 점유율 4.2%로 5위다. 총출력 45W, 고속충전 USB-PD/PPS/퀄컴 퀵차지3.0, 용량 20,000mAh, 부가기능 고속충전(유선)/USB Type-C 지원/동시충전/화면표시, 무게 400g이다. 가격은 67,72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