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 라이젠7-5세대 7800X3D 제품 패키지
3D-V캐시 기술은 2023년 살짝 주춤했던 AMD CPU에 큰 힘이 되었다. CPU 다이 위에 메모리를 적층하여 L3 캐시 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특히 게이밍 성능에 더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 덕분에 엔비디아의 다소 높은 가격 책정으로 그래픽 카드 구입에 소극적이었던 게이머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2월 공개된 AMD 라이젠7-5세대 7800X3D의 판매 실적만 봐도 이런 경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7800X3D가 출시된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 동안 판매량점유율 집계를 살펴보면 AMD 라이젠 5세대 CPU 중 7800X3D의 판매량 점유율은 약 23.5%로 나타났다. 1위는 37.19%를 차지한 보급형 라인업 AMD 라이젠5-5세대 7600이지만, 두 배가 넘는 가격차이를 감안하면 7800X3D의 판매 실적이 상당히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존재감은 1년간 AMD 라이젠 5세대 제품군의 판매량 점유율 변화 추이에서부터 나타난다. 한때 37.31%까지 차지했던 AMD 라이젠5 7600X이 7600에 자리를 내어주며 2강 구도를 만들더니 결국 4월 7800X3D의 등장과 동시에 7600X를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선 것이다. 상식적으로 가격이 제일 저렴한 라이젠 3 라인업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지난 4세대부터 유저들의 찬사를 받은 3D-V캐시 적용 CPU의 인기가 5세대에도 이어지며 상위 3개 제품이 AMD 라이젠 5세대 CPU 전체 판매량의 76.62%를 점유하고 있다.
7800X3D의 가격 변동 그래프도 초기 인기를 잘 설명해 준다. 출시 직후 평균 692,307원을 기록했던 가격이 5월 들어 평균 71,126만 원으로 상승한 것이다. 보통 가격이 점점 내려가는 것이 상식적이나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재고 부족 현상까지 겪으면서 이런 가격 상승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6월 들어선 평균 700,056원으로 떨어져 출시 초기 혼란스러운 상황은 이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이밍 성능이 주된 마케팅 포인트인 AMD 라이젠7-5세대 7800X3D는 같이 발표된 7950X3D나 7900X3D보다 10~20만 원 정도 가격이 낮다. 게이밍 PC를 맞추는데 그만큼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가뜩이나 고가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한 발자국 정도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또한, 2023년 하반기 별다른 신제품 출시가 없는 AMD 입장에서는 내년을 위한 효자 상품으로 인텔과의 각축전에서도 큰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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