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 시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재택 근무, 원격 수업, OTT 콘텐츠 감상을 이유로 너도나도 태블릿 PC를 구매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 종식으로 야외 활동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태블릿의 여전히 애매모호한 활용성에 가격까지 높아지니 판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소비자의 닫혀지고 있는 지갑을 열기 위해 주요 제조사들의 움직임은 바쁘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 S9 시리즈에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방수 방진 기능을 넣으며 성능을 대폭 높였고 애플은 압도적인 성능을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줄이어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레노버도 가성비를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태블릿 PC의 최신 동향을 알아보자.
반등을 노리는 태블릿PC 시장
태블릿 PC 시장에서 코로나는 악재가 아니었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재택근무, 원격수업이 확대됨에 따라 태블릿 PC 수요가 소폭 상승한 것. 태블릿 PC 판매량은 코로나가 한 창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코로나 종식이 선언된 2022년부터 태블릿 PC 판매량이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3년 상반기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태블릿 PC 판매량의 하락세는 원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이 인상된 탓이 크다. 특히, 애플의 아이패드 제품군은 인상폭이 20~30만 원 수준으로 꽤나 높은 편이었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탭 울트라 모델의 출고가가 처음으로 200만 원을 돌파하며 소비자 감당해야 할 가격 부담이 더욱 커졌다.
올해 8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탭S9 시리즈 평가가 긍정적이고 아이패드 신제품까지 출시된다면 하반기 태블릿 PC 판매량은 회복될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 삼성, 아직 태블릿 '월클' 아닙니다
태블릿 PC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싸움이었다. 2019년 사이좋게 점유율 40%대를 나눠 가졌던 두 기업은 2020년과 2021년, 애플이 부진을 겪으면서 삼성전자 쪽으로 기세가 기울었다. 2020년 50%, 2021년 53%로 차근차근 점유율을 키워 나갔던 삼성전자는 뜻밖의 라이벌을 만나며 2022년 다시 40%대로 점유율이 추락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에 도전장을 내민 건 레노버였다. 2020년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 점유율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레노버는 2021년 10%로 급성장하더니 2023년 상반기 23%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레노버 제품이 인기를 끈 비결은 게이밍에 최적화된 포지션과 100만 원은 우습게 넘는 삼성전자, 애플과 차별화되는 극강의 가성비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블릿 PC도 크면 클수록 좋다?
태블릿 PC의 디스플레이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신형 태블릿 PC인 갤럭시탭S9의 울트라 모델은 무려 14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이는 소형 노트북과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200만 원 대라는 무시무시한 가격 때문에 이러한 대형 태블릿 PC의 판매량은 많지 않은 편이다.
현재 가장 잘 나가는 화면 사이즈는 10인치와 11인치 이상이다. 2023년 상반기 기준, 10인치와 11인치 이상을 합치면 점유율은 80%가 훌쩍 넘는다. 특히, 11인치 이상의 상승세를 눈여겨 볼만 하다. 2020년까지 10%에서 2021년 20% 넘게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고 2022년은 56%까지 상승하며 점유율 1위의 자리까지 올랐다.
2023년 상반기엔 10인치 태블릿 PC에 밀려 2위로 내려 앉았지만 갤럭시탭S9 시리즈가 모두 11인치 이상이고 아이패드 프로 활용도가 영상 편집이 가능할 정도로 높아짐에 따라 향후 11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인치 제품의 경우, 10~11인치 제품의 파죽지세에도 10%대의 점유율이 4년 넘게 무너지지 않았는데 충성도 높은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 제품과 레노버 Y700 등의 8인치대 게이밍 태블릿 PC의 영향으로 보인다.
거거익선에 이어 다다익램이 온다!
태블릿 PC에 있어서 램은 로딩 속도와 멀티 태스킹을 향상시키는 주요 스펙이다. 즉, 램의 용량이 크면 클수록 태블릿 PC가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 게임은 물론이고 디자인과 같은 고성능 작업에는 램 성능이 제대로 뒷받침되어 주어야 하는데, 실제 다나와 리서치의 연도별 램 용량 점유율을 보면 '다다익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해 태블릿 PC의 램 용량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에는 2GB 이하의 램도 점유율을 26%나 가져갔으나 5년 사이 5%대로 쪼그라들었다.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3~4GB는 2021년에 접어들면서 하락세를 탔고 2023년 상반기 30%대로 주저앉았다.
5GB 이하 저용량 램의 빈자리는 6~8GB 제품이 채웠다. 2019년 11%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022년 47%까지 성장하며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2021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10GB 이상의 고용량 램 역시 2%에서 9%, 그리고 11%로 점유율을 높여 나가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 퀄컴, 월클 맞습니다
태블릿 PC의 CPU는 퀄컴이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져갔다. 퀄컴은 2019년 32%에서 2020년 29%로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2021년 46%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린데 이어 2022년과 2023년도 상반기 점유율 51%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퀄컴의 성장은 사실 삼성전자에서부터 비롯됐다. 갤럭시탭S1와 2에서 자사 CPU를 탑재했던 삼성전자가 이후 시리즈부터 대부분의 모델에 퀄컴 CPU를 적용한 것. 2020년 24%에 달했던 삼성전자 CPU 점유율은 2023년 상반기 3%대까지 추락, 빠져나간 점유율은 그대로 퀄컴에 흡수되었다.
자사 CPU를 유지 중인 애플은 굳건하다. 2019년 40%였던 점유율이 2021년과 2022년에 20%대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2023년 상반기 다시 30%까지 회복되었다. 추후 출시 예정인 신형 아이패드도 점유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텍사의 CPU도 점유율이 2020년 3%대에서 6%까지 성장하며 적지 않은 제품에 탑재되고 있는데 이는 레노버의 판매량 증가와 관련이 있다. 레노버 일부 제품에 미디어텍 CPU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 전반적으로 레노버 태블릿 PC의 인기가 상승하자 미디어텍의 CPU 점유율도 덩달아 소폭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120Hz, 한 번 들어오면 다시 못 돌아갈걸?
주사율은 초당 화면이 갱신되는 수치를 말한다. 주사율이 높다면 화면 내 움직임이 보다 부드럽고 선명해진다. 빠른 화면 전환이 이루어지는 게임용 기기를 논할 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핵심 스펙이지만, 태블릿 PC에서 만큼은 아직 핵심 성능으로 꼽지는 않고 있다. 이에 일부 태블릿 제조사는 아예 화면 주사율을 미표기하기도 하는데 2023년 상반기 판매량 기준, 다나와에서 주사율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태블릿 PC는 약 30%나 되었다.
주사율을 표기한 제품만 살펴본다면 2022년까지 60Hz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2023년 상반기 120Hz 제품이 54%로 전체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몸집을 크게 불리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안드로이드 제품군에서 특히 120Hz를 지원하는 제품이 많았고 아이패드의 경우 현재 프로급에만 120Hz를 적용하고 있다. 향후 미니, 에어 등 중급형 제품의 120Hz 적용 여부에 따라 120Hz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C타입으로 대동단결!
태블릿 PC의 충전단자는 C타입의 독주체제다. 이미 2019년부터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2022년 점유율 90%를 돌파, 2023년 상반기에는 95%대까지 넘겼다. 사실상 현재 거래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태블릿 PC는 C타입으로 충전한다고 봐도 무방한 셈.
독자적인 규격을 사용했던 애플의 아이패드는 2018년 프로 시리즈에 C타입을 탑재한 이래로 2020년에 에어 시리즈, 2022년에는 10세대 제품군에 C타입을 적용하며 자사의 라이트닝 8핀 단자를 조금씩 놓아주고 있다. 애플의 라이트닝 8핀 단자의 점유율 역시 2019년 29%에서 2023년 상반기 4%까지 떨어졌다.
인기 태블릿 PC BEST 5
▲ 레노버 XiaoxinPad 2022 Wi-Fi 64GB 135,840원
최근 1년 거래량 기준, 가장 많이 판매된 태블릿 PC는 애플도 삼성전자도 아닌 레노버다.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제품은 바로 '레노버 XiaoxinPad 2022 Wi-Fi'. 안드로이드 12를 탑재한 10.6인치 태블릿PC로 AP는 스냅드래곤680, 램은 4GB, 내장 메모리는 64GB를 지원한다. 선명한 2,000X1,200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돌비 애트모스로 영상 감상에 제격인 가성비 제품이다.
▲ APPLE 아이패드 에어 5세대 Wi-Fi 64GB 794,300원
'APPLE 아이패드 에어 5세대 Wi-Fi'가 판매량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애플의 자존심을 지켰다. iPadOS 15.3를 탑재한 10.9인치 태블릿PC로 AP는 APPLE M1, 램은 8GB, 내장 메모리는 64GB를 지원한다. 2360x1640 해상도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준수한 성능으로 고사양 모바일 게임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충전은 C타입 단자를 활용한다.
▲ 삼성전자 갤럭시탭S8 Wi-Fi 128GB 758,400원
삼성전자 갤럭시탭 제품 중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탭S8 Wi-Fi'가 가장 잘 나간다. 안드로이드12를 탑재한 11인치 태블릿PC로 AP는 스냅드래곤8 Gen1, 램은 8GB, 내장 메모리는128GB를 지원한다. 2560x1600 해상도의 LCD 디스플레이와 4개의 스피커로 몰입도 높은 콘텐츠 소비가 가능하며 3분할 멀티 윈도우로 멀티태스킹 성능이 전작 대비 더욱 강력해졌다.
▲ 삼성전자 갤럭시탭S7 FE Wi-Fi 128GB 614,600원
삼성전자는 판매량 3위에 이어 4위까지 자사 제품을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삼성전자 갤럭시탭S7 FE Wi-Fi' 제품은 안드로이드11를 탑재한 12.4인치 태블릿 PC다. AP는 스냅드래곤 778G, 램은 6GB, 내장 메모리는 128GB를 지원한다. 갤럭시 S7의 저가형 라인으로 디스플레이, 저장용량, 스피커V, 메모리는 다운그레이드 됐지만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 APPLE 아이패드 9세대 WI-Fi 64GB 443,740원
마지막 제품은 'APPLE 아이패드 9세대 WI-Fi'다. iPadOS 15를 탑재한 10.2인치 태블릿PC로 AP는 A13 Bionic, 램은 3GB, 내장 메모리는 64GB를 지원한다. 자체 용량이 크지 않음에도 추가 microSD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부분. 2160x1620 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전작에는 없었던 True Tone 기능이 추가됐는데, 색온도를 주변 환경에 따라 스스로 조정하는 기술이다. 충전은 라이트닝 8핀 단자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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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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