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장시간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발열 관리가 필수다. PC 내부의 다양한 부품 대부분에는 각자 냉각장치가 있어 열을 해소하지만, 정작 PC 내부에 열이 갇히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PC 케이스는 기본적으로 외부의 공기를 흡입하고 내부의 공기를 배출하는 흡배기 구조를 취하고 있다. 과거 PC 케이스에 제공되는 시스템 냉각팬의 수는 1~2개 수준이었으나 최근 출시되는 제품 대다수를 보면 최소 3개, 많게는 6개가량 기본 탑재되기도 한다.
심지어 이마저 부족하다고 여겨 시스템 냉각팬을 추가 장착하는 소비자도 많다. 여기에 화려하게 시스템을 꾸미는, 이른바 ‘LED 튜닝’에 대한 욕구까지 더해지면서 시각적인 부분과 냉각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니즈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제조사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성능과 화려함을 겸비한 시스템 냉각팬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이에 LED 시스템 냉각팬 시장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또 어떤 소비 트렌드를 보이고 있는지 다나와 리서치의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먼저 지난 1년간 판매된 시스템 냉각팬 크기에 따른 판매량 점유율을 살펴봤다. 여러 규격의 시스템 냉각팬이 존재하지만, PC 케이스 내부에 장착되는 제품의 크기가 주로 120mm와 140mm라는 점을 참고해 두 크기에 대한 점유율을 각각 비교하게 되었고 여러 개 패키지 판매 제품은 제외하고 단일 상품 기준으로 추출된 결과라는 점을 미리 알린다.
120mm 냉각팬 부문에선 LED 장착형이 57.61%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판매되는 시스템 냉각팬 100개 중 약 58개 정도는 LED가 점등되는 방식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140mm 규격에서는 50.64 : 49.36으로 팽팽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흔히 140mm 냉각팬은 풍량과 소음 등 성능 자체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 취향이 반으로 나뉜다는 부분은 흥미롭다.
PC 케이스 내부나 수랭 쿨러 라디에이터의 면적을 감안했을 때 140mm 보다 120mm 냉각팬을 더 많이 장착할 수 있다. LED 불빛은 냉각팬이 더 많으면 많을수록 효과가 더 커지기 마련이라 장착 개수가 더 많은 120mm 부문에서 LED 선호도가 높게 나온 게 아닐까 싶다.
LED 냉각팬에 대한 브랜드 선호도는 어떨까? 이전 차트뉴스에서 알아본 non-LED 냉각팬 부문에서는 녹투아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반면, LED 시스템 냉각팬 부문에서는 다크플래시부터 리안리, 3RSYS, 앱코, 아틱, 서멀라이트, NZXT 등 총 7개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음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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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가성비를 앞세운 다크플래시가 27.67%로 1위, 그다음 2위를 리안리가 15.4%로 뒤따르는 모습이다. 3위부터 7위까지는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아 향후 행보에 따라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140mm 냉각팬은 전통의 아틱이 22.11%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1.46%를 차지한 다크플래시와의 차이가 크지 않음이 눈에 띈다. 그러나 리안리(13.68%)와 NZXT(10.89%) 역시 차이를 서서히 좁히며 추격하는 모습이기에 세 브랜드의 판매 행보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는 시스템 냉각팬에 어느 정도 비용을 투자하고 있을까? 지난 1년간 판매된 총 판매금액을 판매량으로 나누니 120mm는 LED가 평균 약 34,430원가량을 일반형에 대해서는 평균 약 10,886원으로 나타났다. 140mm 냉각팬은 미점등 제품이 약 8,750원 정도를 LED 제품을 평균 32,160원 정도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LED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 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은 표시 방식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흔히 LED 제품은 전원이 켜지면서 기본 불빛만 점등되는 일반 RGB 방식과 함께 메인보드의 테마 프로그램과 연동되거나 별도의 컨트롤러와 연결해 색상을 다양하게 조절하는 ARGB 방식으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ARGB 방식 제품이 고가에 형성되어 있는데 전체 제품에 대한 평균이 계산되면서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PC 케이스 내부의 공기 순환을 돕고 공랭 및 수랭식 냉각장치의 원활한 냉각을 돕는 등 다양하게 쓰이는 시스템 냉각팬. 과거와 달리 요즘은 소비자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점차 극단적으로 양분되는 모습이다. 화려한 시스템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소위 눈뽕이라며 처음부터 LED 없이 냉각 성능이 뛰어난 냉각팬을 찾는 소비자도 있다. 시장도 그에 따라 반응하고 있다. 녹투아로 대변되는 일반 냉각팬 시장은 경쟁이 미미해 시장 움직임이 적은 것과 달리 RGB LED 냉각팬 시장은 매우 다양한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 과정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이 이뤄지고, 할인이나 증정 이벤트 등 자연스레 소비자가 받는 혜택도 다양하다. 단순히 하나의 시스템 냉각팬이지만, 치열한 경쟁과 기술의 발전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레 소비자의 PC 시스템은 더욱 다채롭게 꾸며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글 / 해선마스터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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