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사전유출되었던 MSI의 B760칩셋 메인보드 레이아웃 이미지
<이미지 출처 : wccftech.com>
지난 10월 중순 인텔 14세대 CPU가 출시됐다. 그동안 인텔은 '새 CPU에는 새 메인보드'를 고수해 왔지만 14세대 CPU는 2021년 12세대 CPU와 함께 등장한 LGA1700 소켓을 그대로 유지해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다. 덕분에 작년 소켓 AM5로 한차례 진통을 겪었던 AMD와 달리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인텔 메인보드 시장은 혼란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순항 예보와는 별개로 인텔 메인보드의 판매량에는 조용하지만 큰 변화가 찾아왔다. 적절한 가격, 적절한 확장성과 기능으로 가성비를 지향하는 유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았던 B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것이다.
지난 1월 출시된 B760 메인보드는 2월부터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가다 4월부터는 전 세대 칩셋인 B660 메인보드 판매량을 역전했다. 다나와리서치 10월 판매량 점유율 기준으로는 42.19%를 차지해 소켓 1700 메인보드 효자상품이 됐다.
이렇게 B760 메인보드가 시장에 안착한 반면 고성능 프로세서를 위한 제품인 H770/Z790 메인보드 판매량은 부진하다. 14세대 CPU의 성능 향상이 전 세대 대비 크지 않아 굳이 700번대 칩셋으로 갈아탈 이유가 없다는 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버클럭이 불가능한 코어 i7·i9 프로세서가 출시되면 700번대 칩셋 전환에도 아주 천천히 가속도가 붙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700번대 칩셋 메인보드와 함께 변화를 겪고 있는 분야가 바로 메모리다. 바야흐로 DDR4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DDR5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온 것이다. 하지만, B760 메인보드가 처음 등장하던 올 1월만 해도 DDR4 제품 판매 비중은 20%에 가까웠다. 그만큼 메인보드를 교체하면서 메모리까지 바꿔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하지만,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DDR5 메모리 가격이 작년 대비 크게 내려가면서 DDR5 지원 B760 메인보드를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이런 경향은 B760 메인보드 판매량 비중에서도 관측된다. DDR5 메모리 가격 하락이 급격히 진행되던 6월을 기점으로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10월 기점으로는 B760 칩셋 메인보드 전체 판매량 중 약 93%가 DDR5 제품이다. DDR4 메모리를 활용해 업그레이드 비용을 줄이려는 사람 대신 DDR5 메모리의 장점인 고클럭과 대용량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15년 첫 등장한 DDR4 메모리의 아름다운 퇴장이 멀지 않아 보인다.
B760 메인보드 제조사별 점유율도 흥미롭다. 올 1월만 해도 기가바이트는 판매량 기준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새로 PC를 조립하는 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은 기가바이트 메인보드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2위 업체인 MSI가 4월부터 선보인 'MAG MSI 박격포 시리즈'의 선전을 통해 기가바이트의 점유율을 따라잡더니, 5월에는 아예 순위가 뒤집혔다. 그 결과 MSI는 5월부터 현재까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10월 기준 MSI의 점유율은 무려 46.08%로 열 명중 네 명 이상이 MSI 제품을 선택한 셈이다. 5월 이후 2위 자리에 머물고 있는 기가바이트는 15만 원 내외 가성비 E 시리즈, 화이트 색상 모델을 선보이며 점유율 회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고급형 Z 시리즈 메인보드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에이수스가 유독 B760 메인보드 시장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올 5월에는 3위 업체인 애즈락과 3배 이상 점유율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인텔 14세대 CPU 출시를 앞두고 메인보드 칩셋 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인텔이 올해도 LGA1700 소켓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또 DDR5 메모리의 가격이 급락하며 메모리 세대교체도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그 결과 현재 인텔 B760 칩셋 메인보드 시장의 절대 강자는 DDR5를 지원하는 MSI 박격포 시리즈의 독주로 이어졌다.
다만 MSI 박격포 시리즈 메인보드 가격은 20만 원을 훌쩍 넘어 다소 부담스럽다. MSI 이외 다른 제조사도 이를 의식한 듯 가격을 살짝 낮춘 15만 원대 신제품을 투입하며 올 연말까지 추격에 나설 전망이다.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올 연말이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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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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