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이 자기 전에 꼭 하는 경건한 의식이 하나 있다. 바로 핸드폰 충전. 만약, 충전을 까먹고 다음 날 방전된 핸드폰을 발견한다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핸드폰을 살 때 충전기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환경 문제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아 별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를 통해 최신 USB 충전기 트렌드에 관해 알아보자.

매년 상승하는 USB 충전기 판매량

먼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4년간 USB 충전기 판매량을 살펴보면, 전체적인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증가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다른 해에 비해 2023년 증가폭이 가장 주춤한데 이는 2023년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출시가 적어 충전기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추측된다.

앞으로 핸드폰 및 태블릿 충전 속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고속 충전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미 100W가 넘는 초고속충전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나, 애플과 삼성은 안정성 문제로 아직까지 초고속충전 기능에 미온적인 편이다. 한편 2세대 무선 충전 표준 Qi2가 새롭게 나온 만큼, 2024년에는 무선 충전기 시장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아트뮤 빼고는 다들 고만고만

그렇다면 USB 충전기도 핸드폰 시장처럼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일까? 그렇지 않다. USB 충전기 제조사 판매량 점유율 데이터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33.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모바일 액세서리 기업 아트뮤가 무려 21.8%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용 고속충전기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출력별, 포트별 구성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충전 속도가 빠른 USB-PD 충전기와 GaN 소재의 접지형 충전기도 선보이고 있어 제품 라인업이 훌륭하다. 제조사가 주는 신뢰도는 덤. 점유율 2위에 오른 아트뮤는 다른 제조사와 다른 깔끔한 디자인에 가성비를 갖춘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애플의 경우 다른 제조사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쌀 뿐더러, 케이블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애플 정품을 선호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는 최악의 가성비를 보여준다. 이 밖에 디엠케이, QCY, 스카이랩 등이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들로 2~3% 점유율을 차지했다.

압도적인 유선의 존재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USB 충전기 형태별 판매량을 살펴보자. USB 충전기는 크게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충전기와 케이블이 분리되는 유선 케이블 분리형, 충전기와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는 유선 케이블 일체형, 케이블이 없는 무선 충전기로 나뉜다.

이 중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USB 충전기 형태는 단연 유선 케이블 분리형. 하나의 충전기로 여러 타입의 케이블을 교체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 활용도가 높은 형태로 2020년 57.3%에서 2023년 82.4%까지 점유율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충전하는 동안 사용이 어려운 무선 충전기와 다르게 충전하는 중에도 핸드폰을 계속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강점.

반면 2020년 34%까지 올라갔던 무선 충전기 점유율은 큰 폭으로 떨어져 2023년 13.8%를 기록했다. 무선 충전기는 거추장스러운 케이블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하지만, 스마트폰을 내려둔 상태에서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한정적이다. 또한,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이용하다 보니 유선 충전기에 비해 전력 손실이 커 같은 15W라도 충전 속도가 느리며 발열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가격 또한 유선 충전기에 비해 비싼 편. 

다만 올해부터 전력 효율이 향상된 Qi2 기반의 무선 충전기 제품들이 출시될 예정이라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케이블 일체형 충전기는 이렇다 할 메리트를 얻지 못하고 3.5% 점유율에 머물렀다.

고속충전기술 춘추전국시대

최신 USB 충전기의 핵심 포인트는 고속 충전 기술이다. 어떤 고속 충전 기술이 적용되었느냐에 따라 충전 속도와 효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장 점유율이 높은 고속 충전 기술은 바로 USB PD 3.0이다. USB C타입 케이블을 사용해 높은 전력을 공급하는 USB PD 3.0은 2020년 22.5%에서 2023년 27.4%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2023년 USB 충전기 고속 충전 기술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반면 2020년 35.5% 점유율을 차지하던 QC 3.0은 전력 효율이 더 우수한 USB PD에 밀려 5.8% 수준까지 크게 떨어졌다.

또한 2020년 17.1%에 머무르던 PPS 점유율은 2023년 27.3%까지 크게 올라가면서 USB PD 3.0과 0.1% 차이로 점유율 2위에 올랐다. PPS란 스마트기기의 다양한 충전 기술을 서로 호환되게 하는 기술로, 지원 범위 내에서 전압과 전류를 스스로 조절해 배터리나 충전기에 무리를 주지 않고 최적의 효율로 충전할 수 있게 해준다.

다음으로 삼성전자의 초고속 충전 규격 SFC(Super-Fast Charging) 2.0이 14.5%, 고속 충전 규격 AFC(Adaptive-Fast Charging)가 10.8% 점유율을 차지했다. 여기에 기존 QC 3.0, 4.0 대비 충전 효율이 뛰어나고 USB PD 규격에서 사용 가능한 급속 충전 기술 QC 4+가 8.4% 점유율을 차지했다.

USB 충전기 부가 기능 TOP 6

최근 출시되는 USB 충전기에는 다양한 부가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단연 인기인 것은 무려 41.1% 점유율을 차지한 USB C타입 지원 기능. USB C타입은 데이터 전송 및 전력 공급이 동시에 가능하면서 효율성이나 속도 면에서도 가장 뛰어나며, 대부분의 최신 스마트 기기가 사용하고 있어 가장 인기 있다.

다음으로 17%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 GaN 소재는 고속 충전기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로, 실리콘보다 전도율이 뛰어나 전력 손실이 적다. 또한 발열이 적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 많은 부품을 넣을 수 있어 실리콘 충전기에 비해 크기가 작다.

LED 색깔이나 깜빡임 등으로 충전 상태를 알려주는 충전 상태 표시 기능이 14.2% 점유율로 3위, 미세 전류를 차단해 정전기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접지형이 11.9% 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충전 성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충전기 사용에 간편함을 더해주는 부가 기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 무선 충전 표준 규격임을 나타내는 Qi 인증이 6.5% 점유율로 5위, 자석을 이용한 애플의 무선 충전 규격 맥세이프가 2.9% 점유율로 6위를 차지했다. Qi 인증을 획득한 무선 충전기는 안정성이 높고 제조사나 제품 성격이 달라도 호환 가능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반면, 맥세이프는 애플 전용 규격으로 출시되는 제품이다 보니 점유율이 다소 낮은 편이다.

최대 출력이 높을수록 잘 팔릴까?

지난 3년간 USB 충전기 최대 출력별 판매량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차트를 살펴보면 2020년 37.5%에 달하던 10~19W 충전기 점유율이 22.8%까지 떨어지는 동안, 60~99W 충전기 점유율은 22.7%를 꾸준히 유지해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10~19W 충전기 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100W 이상 고출력 충전기가 2020년 9.9%에서 2023년 15.2%로 꾸준히 상승했다. 향후 스마트폰과 함께 태블릿이나 노트북 충전까지 가능한 고출력 충전기 비율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30~59W 충전기 점유율도 2020년 15.9%에서 2023년 16.7%로 제자리 걸음인 반면, 20~29W 충전기 점유율은 2020년 9.8%에서 2023년 20.5%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20년 출시된 갤럭시 S20부터 충전 출력이 25W로 상승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USB 충전기 10~19W BEST 3

삼성전자 PD 15W 1포트 충전기 EP-T1510X 10,990원

USB 충전기 10~19W 인기 제품 TOP3이다. 가장 많이 판매된 삼성전자 PD 15W 1포트 충전기 EP-T1510X는 삼성전자 정품이라는 메리트와 함께 뛰어난 가성비로 사랑 받는 제품이다. 1만 원을 조금 넘는 가격에 C타입 케이블까지 포함되어 있으며 과전류 및 과열 방지로 안전성도 뛰어나다.

삼성전자 15W 무선충전 듀오 EP-P5400 56,690원

다음으로 인기 있는 제품은 삼성전자 15W 무선충전 듀오 EP-P5400. 두 대까지 동시 충전이 가능한 삼성 정품 무선 충전기로, 스마트폰과 함께 갤럭시 워치나 버즈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충전 상태 표시 기능이 있어 충전 중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Qi 인증을 받았다.

디엠케이 스피디 2.1A 2포트 충전기 SPE-N8T2U21 2,230원

마지막으로 디엠케이 스피디 2.1A 2포트 충전기 SPE-N8T2U21는 2개 포트를 가진 케이블 분리형 유선 충전기다. C타입 케이블을 포함해 2천 원대라는 놀라운 가성비를 자랑하는 제품으로, 케이블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은 약 1천 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최대 출력은 10.5W로 다소 낮은 편이지만 깔끔한 디자인에 과충전, 과전류, 과열 방지 처리도 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큰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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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충전기 20~29W BEST 3

삼성전자 25W 1포트 충전기 EP-TA800 13,430원

USB 충전기 20~29W 인기 제품 TOP3이다. 가장 많이 판매된 삼성전자 25W 1포트 충전기 EP-TA800는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정품이면서 1만 원대라는 합리적인 가성비로 인기 있는 제품이다. USB C타입을 지원하는 USB-PD 3.0 충전기로 PPS 및 AFC 기능이 갖추어져 있으며 최대 출력은 25W다.

APPLE 20W USB타입C 충전기 MHJH3KH/A 23,380원

다음으로는 애플 정품 충전기인 APPLE 20W USB타입C 충전기 MHJH3KH/A가 2위에 올랐다. USB C타입을 지원하는 1포트 충전기로 최대 출력은 20W. 케이블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며 USB C타입 외 별도 기능이 없음에도 2만 원대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정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인지텔레콤 PD PPS 25W 1포트 인지 스탠다드 충전기 COK-612P 6,150원

마지막은 인지텔레콤의 PD PPS 25W 1포트 인지 스탠다드 충전기 COK-612P. USB C타입을 지원하는 USB PC 3.0 충전기로 PPS 기능을 갖추었으며, 25W 최대 출력을 지원한다. 가격은 케이블 미포함 6천 원대. 삼성이나 애플 정품을 고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가성비로 손꼽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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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충전기 60~99W BEST 3

삼성전자 PD PPS 65W 3포트 충전기 EP-T6530 38,410원

60~99W 출력을 가진 고출력 충전기들이다. 먼저 삼성전자 PD PPS 65W 3포트 충전기 EP-T6530는 최대 3개 기기를 동시 충전할 수 있는 제품으로, USB C타입 2포트와 A타입 1포트를 지원한다. USB PC 3.0, PPS, AFC, SFC 2.0 기능을 갖춰 전력 효율이 뛰어나면서 과전류 및 과열방지와 미세전류차단 처리까지 되어 스마트폰부터 태블릿PC, 노트북까지 안전하게 충전할 수 있다.

아트뮤 PD PPS 65W 3포트 GaN 접지 충전기 GE310 33,900원

최대 65W 출력을 가진 아트뮤 PD PPS 65W 3포트 GaN 접지 충전기 GE310 역시 USB C타입 2포트와 A타입 1포트를 갖춘 USB PD 3.0 충전기다. PPS, QC 4+, SFC 2.0 기능을 갖추고 접지형 구조로 설계되어 미세 전류를 차단하며, GaN 소재를 사용해 전력 손실이 적으면서 충전기 크기도 작다. 또한 과전압, 과충전, 과전류, 과열 방지 처리되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QCY PD 65W 2포트 GaN 충전기 QM06502-K 16,800원

마지막으로 QCY PD 65W 2포트 GaN 충전기 QM06502-K는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고출력 충전기다. 최대 65W에 USB C타입 포트 1개와 A타입 포트 1개를 지원하며, USB PD 3.0, QC 4+, PPS, AFC 기술과 GaN 소재를 갖추었다. 과전압, 과충전, 과전류, 과열 방지 설계로 만들어져 안전하면서 가격은 무려 1만 6천 원대. QCY다운 놀라운 가성비로 사랑 받는 USB 충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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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편집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r

글 / 박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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