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차면 기우듯이 PC 부품들도 주기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특히 CPU와 메인보드의 스펙에 따라 한 단계씩 올라가는 메모리가 그러한데, 최근에는 DDR4에서 DDR5로 넘어가는 시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칼로 무 자르듯 단 번에 교체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2021년 11월 이래 서서히 DDR4와 DDR5의 판매량 점유율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 관건은 언제 DDR5가 완벽히 DDR4를 대체하느냐다.
이미 DDR5의 판매량 점유율은 작년 7월에 정리를 한 적이 있다. ▶지금 PC 메모리는 세대교체 중! [차트뉴스] 당시 차트뉴스엔 DDR4의 판매량 점유율이 59.77%, DDR5가 35.99%로 아직 DDR4가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1년 9개월이 지난 2024년 3월에 드디어 DDR4와 DDR5의 판매량 점유율이 비슷해졌다. DDR5 메모리는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48.31%까지 판매량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반면 2022년 7월만 하더라도 91.49%로 압도적인 세력을 자랑했던 DDR4 메모리는 48.72%로 내려가 서서히 왕좌의 자리를 내주는 형국이다. 이는 DDR5를 사용하는 인텔 14세대, AMD AM5 사용 프로세서의 비중이 높아져 PC 메모리의 세대교체가 정점을 이루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모리 자체의 세대교체와 더불어 메모리 모듈 한 개당 용량의 변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DDR4 메모리는 8GB 모듈의 비중이 58.56%로 과반이 넘었고, 16GB 모듈은 34.51%에 그쳤다. 32GB 모듈은 5.68%로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1년의 시간이 흐르고 트렌드가 변하면서 8GB 모듈은 46.97%, 16GB 모듈은 44.39%로 거의 비슷해졌다. 여전히 32GB 모듈은 7.63%에 그쳤지만 말이다.
반면 DDR5 메모리에선 양상이 사뭇 달랐다. DDR5 메모리는 2년 전부터 16GB 모듈의 비중이 63.99%로 제일 높았고 그다음이 32GB 모듈로 20.57%였다. 8GB 모듈은 15.44% 점유율이었다. DDR4 메모리와 정확히 반대되는 순서다. 똑같이 1년이 흘렀지만, 순위는 바꾸지 않은 채 16GB 모듈이 71.6%로 더 높아졌고, 32GB 모듈은 16.65%로 살짝 낮아졌다. 8GB 모듈도 11.65%로 하향세를 보였다.
보통 PC를 조립할 때 듀얼 채널로 메모리 모듈을 2개씩 장착하는 게 일반적이라 DDR4 유저는 16GB와 32GB를 구성한 유저의 비중이 비슷해진 반면 DDR5 유저들은 32GB로 구성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DDR5 메모리 모듈당 가격도 부침을 거듭했다. 전체 판매금액을 전체 판매량으로 나눈 평균 가격은 계속 완만한 하향 곡선을 이루다가 2023년 8월, 불과 한 달 만에 2~3만 원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등 현상을 보였다. 이는 16GB와 32GB 모듈에서만 이루어진 양상이며 8GB 모듈은 적은 판매량 점유율에 걸맞게 요동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혼조세 이후 16GB 모듈은 다시 6만 원대 초반, 32GB 모듈은 14만 원 후반에서 15만 원 사이의 가격으로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따라서 듀얼 채널 구성 시 32GB는 약 13만 원 언저리, 64GB는 30만 원 언저리면 구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상용 DDR5 메모리가 세상에 등장한 직후엔 워낙 높은 가격대로 쉽게 구입하기가 어려웠고 코로나-19의 여파로 공급과 생산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무척 고무적인 상황으로 느껴진다.
메모리 방열판의 유무도 변화가 살짝 있었다. 알다시피 메모리의 가격은 대체적으로 방열판이 붙어 있지 않은 미포함 제품이 저렴하다. 출시 초기 가격 이슈로 주춤했던 DDR5 메모리는 방열판 미포함 제품, 특히 이른바 시금치로 불리는 삼성 메모리의 판매가 두드러졌었다. 하지만, 1년 전 8.41%에 불과했던 판매량 점유율은 2배 이상 올라 2024년 3월 18.36%을 기록했다. 그만큼 방열판 포함 제품의 가격이 합리화되고 PC 튜닝이나 발열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많아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든 DDR5 메모리의 봄은 따뜻하게 찾아왔다. 시장을 뒤집을 기세로 맹렬하게 달려온 것이 아니라 봄비에 옷 젖듯 서서히 판매량 점유율을 높이며 마침내 DDR4와 동률을 이루어내고 말았다. 앞으로 다시 시간이 흐르면서 CPU와 메인보드의 트렌드가 변하면서 DDR4와 DDR5의 판매량 점유율도 완전히 뒤집힐 것은 자명한 일이다. 평균 가격도 안정세를 찾았으니, DDR4를 사용했던 유저들의 업그레이드 적기가 찾아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AI 시장의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PC용 메모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하여 머뭇거리다가는 다시 고민의 늪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더욱 과감히 '지르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DDR5 메모리 16GB 모듈 판매량 점유율 Top5
(2023. 4 ~ 2024. 3 다나와리서치 데이터 기준 / 노트북용 메모리, 2개 이상 패키지 상품 제외)
1위 / 삼성전자 DDR5-5600 (16GB)<52,940원>
2위 / TeamGroup DDR5-5600 CL46 Elite 서린 (16GB)<66,000원>
3위 / 삼성전자 DDR5-4800 (16GB)<56,170원>
4위 / SK하이닉스 DDR5-5600 (16GB)<70,060원>
5위 /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 (16GB)<55,260원>
DDR5 메모리 32GB 모듈 판매량 점유율 Top5
(2023. 4 ~ 2024. 3 다나와리서치 데이터 기준 / 노트북용 메모리, 2개 이상 패키지 상품 제외)
1위 / 삼성전자 DDR5-5600 (32GB)<105,780원>
2위 / 삼성전자 DDR5-4800 (32GB)<111,760원>
3위 / SK하이닉스 DDR5-5600 (32GB)<135,080원>
4위 / TeamGroup DDR5-5600 CL46 Elite 서린 (32GB)<116,730원>
5위 / PATRIOT DDR5-5600 CL46 SIGNATURE (32GB)<117,590원>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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