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신형 3D V-캐시 탑재 CPU, 9800X3D가 미국 동부 시간 기준 10월 31일 오전 9시 공개되었다. 그동안 숱한 루머가 쏟아지고 성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인텔의 애로우 레이크까지 발표된 터라 모든 PC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이런 세대교체의 바람이 부는 와중에 그동안 AMD의 자존심을 나름 지켜왔다고 평가받는 전작, AMD 7800X3D가 얼마만큼의 성적을 올렸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7800X3D가 소비자들에게 어떠한 점을 어필해서 인기를 얻었는지 9800X3D가 계승해야 롱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저 소켓 AM5의 점유율부터 알아보자. 2022년 10월, AMD의 소켓 AM5 CPU가 출시된 후 AM4의 점유율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성장세가 느린 모습이었으나 2023년 1월을 기점으로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당시 CES2023에서 발표된 AMD의 라이젠 7000 시리즈가 공연의 히트를 치며 메인보드 규격 교체에 순풍을 불어온 것이다. 다나와 리서치 판매량 점유율 데이터를 보면 그 후 1년이 지나 2024년 1월에 이르러 AM5의 판매량 점유율이 AM4에 역전하기 시작했다. 최근인 9월에는 소켓 AM5가 65.06%, AM4가 34.76% 점유율을 기록했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올 11월 초 AMD 9800X3D CPU가 시장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라 소켓 AM5의 판매량 점유율은 더 상승할 예정이다. 반면 소켓 AM4는 저가형 제품에 사용되다가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 각 제품별 [정품]과 [멀티팩(정품)]을 합산한 수치다
제품별 판매량 점유율 그래프는 AMD 라이젠 7800X3D가 어떤 경쟁을 펼쳤는지 잘 설명해 준다. 지난 1년간 AMD CPU 제품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은 5세대 7500F 라파엘이다. 2023년 7월 출시 이래 꾸준한 상승폭을 보이며 AMD CPU 중 29.88% 점유율까지 차지하고 있다. 반면, AM4 소켓 CPU인 4세대 5600 버미어는 전체 2위 점유율로 아직 건재함을 과시한다. 더불어 5600G 세잔 등 내장 그래픽을 사용한 보급형 제품도 아직 점유율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상태다.
이제 9800X3D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하는 7800X3D는 그동안 꾸준한 점유율을 유지하며 2024년 8월 17.45%까지 올라가 AMD CPU 중 점유율 2위를 기록했었다. 가격대가 60만 원이 넘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인기다. 게이밍 성능에 PC의 가치를 두는 사용자들이 거의 교과서처럼 7800X3D를 선택하면서 나타난 결과라 하겠다. 하지만, 9800X3D 출시 루머가 본격적으로 돌던 9월을 기점으로 14.06%로 떨어졌으며, 정식 출시되는 11월부터는 하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7800X3D는 그동안 가격 변동이 어땠을까? 출시 초기엔 69만 원대로 출발했다. 한 달 후 71만 원대까지 올라가는 모습이었으나 이내 하락세를 보이며 2023년 말에는 60만 원대로 약 9만 원가량 떨어졌다. 이 하락세는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져 2024년 8월 경 55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평균 가격 역시 판매량 점유율과 마찬가지로 9800X3D의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 9월에 급상승하여 63만 원대까지 올라갔다. 그동안 AMD CPU의 수명을 보면 7800X3D가 단종은 되지 않겠지만, 9800X3D 출시의 영향은 분명히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AMD 라이젠 7800X3D는 게이밍 성능 하나로 AMD 라이젠 5세대 7000시리즈의 자존심을 지키는 제품군으로 활약했다. 또한 소켓 AM5의 판매량 점유율을 한껏 끌어올리는 견인기 역할도 톡톡히 해내며 2024년을 뜻깊게 보낸 CPU였다. 이후 같은 5세대지만 포지셔닝과 가격대가 애매해 인기를 끌지 못한 라이젠 8000 시리즈의 부진을 7800X3D가 홀로 극복했다는 말이 돌 정도로 AMD에겐 의미 있는 상품이었다. 2024년 11월 들어 9800X3D의 등장에 많은 영향을 받겠지만. 적어도 소비자들에겐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준 고마운 CPU로 기억될 것이다. 수고했다. 7800X3D!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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