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EPCOOL AG620<32,970원>
아직 CPU 쿨러 시장은 수랭 방식보다 공랭 방식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수랭 쿨러는 라디에이터의 설치 공간이 넓고 케이스 크기에 따라 제약이 많이 따르기 때문에 공랭 방식의 판매량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차트뉴스에 나온 공랭과 수랭 CPU 쿨러 판매량 점유율 비율은 80:20 정도 된다. 이 수치는 지금까지도 비슷하게 유지되어 일종의 공식처럼 굳어진지 오래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공랭 CPU 쿨러 시장에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나와 리서치 자료를 통해 공랭 CPU 쿨러 시장을 분석해보자.
그동안 공랭 CPU 쿨러 시장은 싱글 타워, 즉 히트싱크 1열에 쿨링팬 1개가 붙는 방식이 대세였다. 케이스 내부 공간의 제약이나 메인보드 전원부, 메모리의 간섭이 가장 적어 유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또한, 가장 단순한 구조의 CPU 쿨러로 제일 오래된 CPU 쿨러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2024년 현재에는 히트싱크 2열에 쿨링팬 2개를 다는 듀얼 타워형이 계속 상승세를 타며 싱글 타워 쿨러의 자리를 압박하는 중이다. 심지어 2024년 8월엔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지금은 다시 싱글 타워 46.57%, 듀얼 타워 42.07% 수준으로 순위가 원복 되었지만, 싱글 타워 방식의 자리는 날이 갈수록 위태해지는 상황이다.
제일 큰 원인은 가격이다. 이미 듀얼 타워형 공랭 쿨러는 싱글 타워형과 가격이 거의 비슷해졌다. 가장 인기가 높은 듀얼 타워 제품 DEEPCOOL AG620과 싱글 타워 DEEPCOOL AG40의 가격 차이는 불과 1만 1천 원 정도다. 오히려 성능이 입증된 싱글 타워 제품이 일반적인 듀얼 타워 제품보다 더 비싼 경우도 많다. 이런 가격적인 안정화가 듀얼 타워 보급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어항형 케이스가 유행함에 따라 밖에서 보이는 CPU 쿨러의 외형까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 것도 한 요인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묵직한 듀얼 타워의 존재감이 LED 쿨링팬과 결부되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호도가 듀얼 타워로 이전된다고 해도 CPU 쿨러 자체의 무게가 급격하게 무거워지는 경향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1위를 달리던 700g 대 제품의 판매량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여 11%대까지 떨어지고 오히려 더 가벼운 600g 대 제품군이 계속 20% 중반 대 점유율을 유지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성향은 비단 700g 제품군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800g, 1kg 이상급 공랭 CPU 쿨러들도 비슷한 처지다. 그나마 800g 대 제품군이 14%로 2위지만 그 하위 제품군과 점유율 차이가 거의 없다. 하여 공랭 CPU 쿨러 시장은 600g 대 제품군과 그 나머지 제품군으로 이루어진 양강 구도가 지배적이라 하겠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쿨링팬의 크기다. 듀얼 타워가 흥하다고 쿨링팬의 크기가 마냥 커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 관측되었다.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가 기록되기 시작한 2020년부터 공랭 CPU 쿨러에는 120mm 쿨링팬이 70%대 판매량 점유율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2년의 시간이 흐른 후 2022년엔 54%까지 내려갔지만 이내 2024년에는 68.98% 점유율로 회복되며 1위를 계속 지키고 있다. 그다음으로 점유율이 높은 쿨링팬은 130mm인데 2022년에 29.03까지 올라갔었지만, 이내 하락해 16.88%를 기록했다. 이는 PC 케이스 내부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히트싱크의 높이가 제한되므로 120mm 쿨링팬을 달 수밖에 없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듀얼 타워 타입이 케이스 측면 방향으로 커지는 게 아니라 Z 축으로 중첩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따라서 120mm 쿨링팬은 공랭 CPU 쿨러의 필수 요소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제조사별 점유율은 DEEPCOOL이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0월 기준으로는 전체 공랭 CPU 쿨러 시장의 27.17%까지 올랐을 정도다. 2022년 출시된 AG400<21,600원>과 AG620<32,970원>의 롱런이 DEEPCOOL의 선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최근 출시된 듀얼 타워형 대형 쿨러 AK620의 인기도 만만치 않아 판매량 점유율 1위 자리를 계속 이어갈 듯으로 보인다. 2위인 PCCOOLER는 몇 년 전 팔라딘 400으로 인기를 끌었고 최근 대형 모델인 RZ820까지 선보여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최근 RC1900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3RSYS에게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2위권 경쟁이 아주 치열해진 상황이다. 거의 모든 공랭 CPU 쿨러 제조사들이 전통의 싱글 타워로 판매량 점유율을 지키는 동시에 올해 들어 듀얼 타워형 대형 신제품으로 새로운 공랭 CPU 쿨러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공랭 CPU 쿨러 판매량 점유율 Top5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 기준 2023. 12 ~ 2024. 11)
1위 / DEEPCOOL AG400<21,600원>
2위 / PCCOOLER PALADIN 400 (블랙)<30,890원>
3위 / 쿨러마스터 HYPER 620S ARGB<37,790원>
4위 / Thermalright Peerless Assassin 120 SE 서린<37,860원>
5위 / DEEPCOOL AG620<32,9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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