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새 학기가 다가오면 골치가 더 아파진다.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많고 사야 할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중 은근히 중요성이 두드러지는 것이 복합기다. 알다시피 복합기는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 등이 복합된 사무기기다. 복합기는 그 자체로 아직 종이 문서의 시대가 완벽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상징하는 증거다. 본격적인 전자 문서 시대에 종이가 무슨 소용이 있냐며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학부모들의 입장에선 다르다. 학생 자녀들의 과제물이나 체험 학습 신청서는 물론 결석계를 낼 때에도 종이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A4 용지를 인쇄하는 프린터나 복합기의 수요는 학부모들에 의해 꾸준히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월별 복합기 판매량 그래프를 보면 어느 정도 증명된다. 복합기는 1년 중 1월과 3월에 판매량이 가장 많다. 1월은 새해가 시작되고 신형 기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월 상품을 싸게 파는 세일을 많이 한다. 이에 굳이 최신 사양의 최신 제품이 필요 없는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해진 이월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더불어 3월은 본격적인 개학 시즌, 학기 초 필요한 서류가 발생하게 되므로 복합기의 판매량이 가장 많다. 확실히 학생들의 학사 일정이 복합기 판매량에 많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복합기 전체에서는 잉크젯 방식이 60.85%로 39.15%인 레이저 방식보다 점유율이 많다. 얼핏 잉크젯 방식은 인쇄를 자주 하지 않으면 카트리지의 노즐이 막히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에게 선택받지 않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만큼 인쇄 빈도가 많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잉크젯 방식 복합기는 레이저 방식보다 선명하고 깔끔한 인쇄가 가능하고 기기의 부피가 작다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또한, 잉크 카트리지 비용이 레이저 방식 복합기의 토너보다 저렴하다. 하여 인쇄 속도가 빠르고 용지 한 장당 인쇄 비용이 적은 레이저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생각한다.
컬러를 지원하는 복합기의 인쇄 속도는 11~20 ppm 제품이 39.5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10 ppm 대가 30.89%, 21~30ppm 제품이 21.88%로 뒤따르는 모습이다. 흑백 복합기에서도 11~20 ppm 인쇄 속도를 지원하는 제품이 41.39%로 제일 많고 31~40ppm이 38.13%, 21~30ppm 21.36% 순으로 랭크되었다. 역시 컬러 인쇄보다는 흑백 인쇄 속도가 빨라서 문서만 주로 뽑는 사람에게 어필되는 부분이다. 복합기의 인쇄 속도에 별로 개의치 않는 소비자들은 11~20 ppm 제품을 선택하면 되겠다.
제조사는 삼성전자가 38%대 판매량 점유율로 압도적 1위다. 그 나머지 점유율을 가지고 캐논, 앱손, 브라더 등이 다투는 형국이다. 만년 2위는 캐논이다. 10월에 잠시 휘청하며 엡손에게 자리를 내준 적이 있지만, 이내 회복하여 21.34%로 마감했다. 살짝 혼란한 상황에서 3위권이었던 브라더가 소폭 상승하여 16.34%로 2위를 차지해 버렸다. 덕분에 엡손은 근소한 차이로 3위로 2024년을 마감했다. 참고로 삼성전자 복합기는 거의 모두 제조사와 수입업자가 HPPK(HP프린팅코리아)라고 표시된다. 2017년 삼성전자가 프린터, 복합기 사업을 HP에 매각한 결과다. 삼성 프린터라는 이름과 제품은 동일하지만, 진정한 제조사는 HP 임을 꼭 참고하자.
복합기 판매량 점유율 Top5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 기준, 2024. 1~ 2024. 12)
1위 / Epson 정품 무한 L3256 (무한잉크)<190,280원>
2위 / 삼성전자 SL-C563W (기본토너)<318,980원>
3위 / Brother 정품 무한 DCP-T720DW (무한잉크)<253,120원>
4위 / 삼성전자 SL-M2893FW (기본토너)<256,470원>
5위 . 삼성전자 SL-C563FW (기본토너)<419,160원>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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