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수필터로 걸러 100℃로 끓이는 정수복합식가습기인
LG전자 오브제컬렉션 퓨리케어 하이드로에센셜 HY505RWLAH (727,650원)

겨울만 되면 자연스럽게 꺼내 드는 가전이 있다. 여름엔 에어컨, 겨울엔 가습기다. 그중에서도 한동안은 “가습기=초음파식”이라는 공식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가격 부담이 적고, 작고, 책상 위에 올려두기 좋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습기 시장의 절반 이상은 초음파식이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위생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물을 끓여 사용하는 가열식과 여러 방식을 결합한 복합식 가습기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가격은 비싸고 전력 소모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쓰고 싶다”는 수요가 시장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가습기 시장의 중심축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드러난다.

가습기 절반이 초음파? 지금은 NO! 가열식이 치고 올라온다
먼저 가습 방식별 점유율 변화를 살펴보면, 초음파식 가습기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초음파식은 2021년 58.4%에서 2025년 43.1%까지 약 15%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이긴 하지만 2022년 57.8%를 정점으로 2023년 50.1%, 2024년 49.8%, 2025년 43.1%로 매년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작동방식 특성상 가열식과 복합식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더 이상 초음파식만을 고집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의미다.

▲ 조지루시 EE-DVH35K(284,300원).
가열식 가습기의 대표 제품으로, 준수한 가습 성능과 안전성으로 맘카페에서 입소문을 탔다.
반대로 가열식 가습기는 같은 기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1~2022년 11%대에 머물던 가열식 점유율은 2025년 24.3%까지 상승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증가 폭이 크다. 가격과 전력 소모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따뜻한 가습 방식과 살균 이미지 등 위생 요소를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복합식 가습기 역시 18%대에서 출발해 22.8%까지 완만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가격대가 어느정도 있는 제품 위주임에도 점유율이 늘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가습기 시장이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연기화식은 한때 반등했지만 2025년에는 9.8%로 다시 한 자릿수에 머물며 소수를 위한 시장에 가까운 위치를 유지했다.

초음파·복합식, 선택 기준이 다른 두 시장
판매량과 판매금액을 나눠 보면 시장 구조는 더욱 선명해진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초음파식이 43.2%로 가장 많이 팔렸다. 가열식(25.1%)과 복합식(22.3%)이 뒤를 잇는다.

▲ LG전자 오브제컬렉션 퓨리케어 하이드로타워 HY705RSUA (1,126,450원)
LG전자는 2023년 정수/공기청정 필터를 장착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복합식 가습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체 판매금액 기준에서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온다. 복합식 가습기의 판매금액 점유율은 44.6%로 압도적이며, 초음파식은 13.5%에 그친다. 초음파식은 저가 제품 중심으로 많이 팔리는 구조인 반면, 복합식은 고가 제품 비중이 높아 적게 팔려도 시장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다. 가열식은 판매량과 판매금액 모두에서 비교적 균형 잡힌 위치를 형성하고 있다.

초음파는 책상용, 복합식은 거실용 위주로 선택
최대 분무량 분포 역시 각 방식의 역할을 분명히 보여준다. 초음파식은 301~400mL 구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동시에, 150mL 이하 소형 제품 비중도 27%로 높다. 개인 공간이나 책상용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다.
가열식은 301~400mL가 중심이며, 401~500mL 중형 제품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복합식은 301~400mL 구간이 절대적이고, 500mL 이상 대형 제품 비중도 다른 방식 대비 높아 거실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이다. 자연기화식은 600mL 이상 초대형 제품 비중이 가장 높아 넓은 공간이나 장시간 가습 환경을 겨냥한 시장임을 보여준다.

상부급수는 기본, 스마트 기능은 아직 일부만
편의 기능과 소재 측면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최근 판매된 가습기 가운데 상부급수식 구조는 74.4%에 달한다. 다만, 이는 소비자가 특별히 선호해서라기보다,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 대부분이 이미 상부급수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자동 전원차단이나 무드등 역시 중·저가 제품군까지 널리 포함된 기본 사양이 됐다. 스마트폰 제어나 리모컨 기능 비중이 낮은 것은 해당 기능의 선호도가 낮아서라기보다는 아직 이를 지원하는 제품 수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스테인리스 수조는 아직까지 점유율이 18.1%에 그쳤다. 참고로 가열식 가습기에서는 스테인리스 수조 사용 비중이 높은데, 이는 물을 고온으로 끓이는 구조상 내열성과 내구성, 위생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판매량 1위는 샤오미... 주로 '직구' 제품임에도 가성비로 인기
브랜드별로 보면, 판매량 기준 1위는 샤오미다. 샤오미는 가성비 초음파식과 탁상형 제품을 앞세워 전체 판매량의 11.3%를 차지했다. 듀플렉스, 조지루시, 아이닉, 르젠, 위닉스 등 중소 브랜드가 그 뒤를 잇고, 기타 브랜드 비중은 60%를 넘는다. 판매량 기준 시장은 여전히 저가·가성비 중심 구조다.

▲ 샤오미 미지아 3세대 CJSJSQ04ZMZ (118,970원)
샤오미 가습기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자연기화식 가습기.
해외구매 제품이지만, 최대 분무량이 높고 스마트폰 제어도 가능해 인기가 많다.

판매 금액 1위는 LG전자... '필터' 내세운 초고가 복합식 가습기 위주 때문
반면 판매금액 기준에서는 LG전자가 28.3%로 1위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1대당 60~120만 원대인 복합식 중심의 고가 라인업 덕분에 1대당 평균 판매가가 높아 매출 비중이 크게 나타난 것이다.
조지루시는 프리미엄 가열식 제품군으로 LG전자의 뒤를 이었다. 조지루시는 2010년대 맘카페에서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을 탔는데, 초기에는 일본 직구로만 구매 가능해 별도로 변압기가 필요했으나 현재는 국내 정식 수입되어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하다.
샤오미는 판매량 1위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금액 점유율은 6.5%에 그쳤다. 10만 원대인 자연기화식 가습기도 인기지만, 저렴한 초음파식 가습기도 많이 판매되기에 점유율이 다소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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