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TX 5090부터 RTX 5050에 이르기까지, 2025년은 RTX 50 시리즈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한 해였다. 특히 성능과 가격의 균형을 정확히 짚어낸 RTX 5060의 등장은 그래픽카드 시장의 흐름을 근본부터 뒤흔든 결정적 분기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언제까지나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메모리 가격 급등이 제조사 및 유통사에게 서서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는 소비자 모두가 가격 인상 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2026년의 그래픽카드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2025년 RTX 5060을 중심으로 드러난 소비 패턴과 선택의 기준을 짚어본다면,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번 차트뉴스에서 RTX 50 시리즈가 남긴 흔적과 함께, 다가올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본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2025년 6월 RTX 5060의 등장과 동시에 그래픽카드 시장의 주도권이 완전히 이동했다는 것이다. 상위 라인업 위주로 형성돼 있던 시장에 보급형 엔트리 모델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이전 세대였던 RTX 4060의 수요를 그대로 흡수한 결과다. 실제로 RTX 5060 출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RTX 4060은 40.48%라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RTX 5060이 등장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2025년 말에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장한 수준에 이르렀다.
반대로 RTX 5060은 출시 직후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점유율 32.12%로 2025년 시장 1위에 안착했다. 그 뒤를 RTX 5060 Ti가 15.61%, RTX 5070 Ti가 12%대를 유지하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세대 교체를 넘어, RTX 50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그래픽카드 시장의 구조 재편이 사실상 완료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칩셋별 평균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RTX 5060 시리즈는 출시 초기 54만 원에서 현재 약 48만 원까지, 약 8만 원가량 하락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대에 진입한 모습이다. RTX 5060 Ti 역시 78만 원에서 68만 원 수준으로 약 10만 원가량 가격이 내려갔다. 반면 RTX 5070급 이상 상위 라인업은 93만 원에서 135만 원대로 비교적 넓은 가격 분포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전 세계적인 메모리 가격 급등은 그래픽카드 시장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와 AMD 모두 2026년 1분기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평균 가격 그래프에서도 11월에서 12월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일부 칩셋의 가격이 소폭 반등하는 흐름이 포착된다. 그래픽카드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라면 현재 시점을 안정 구간의 끝자락으로 인식하고 결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RTX 5060은 하드웨어 특성상 발열이 크지 않아 2팬 제품의 판매량 점유율이 95.77%로 압도적이다. 덕분에 제품의 길이와 두께를 슬림하게 설계할 수 있어 SFF나 미니-ATX 시스템을 구성하려는 사용자에게 최적의 선택지로 손꼽힌다. 여기에 3팬 모델 대비 약 5만 원가량 낮은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지며 높은 점유율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칩셋의 체급이 올라갈수록 팬 구성의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RTX 5060 Ti는 2팬 제품 비중이 66.71%까지 낮아지며, 발열을 두 개의 팬으로 감당하기 시작하는 구간에 진입한다. RTX 5070부터는 3팬 제품 비중이 87.99%까지 급증하며, 쿨링 구조가 사실상 대형화되기 시작한다. 특히 RTX 5070 Ti는 99.59%가 3팬 모델로 구성돼, 고성능 칩셋일수록 물리적인 크기와 범용성보다는 발열 제어와 안정적인 쿨링 성능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설계가 수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사별 판매 점유율은 칩셋 라인업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RTX 5060 계열은 PALIT이 25.2%로 1위를 차지했으며, MSI가 19.02%로 그 뒤를 잇는 구도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엔트리 구간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체급이 한 단계 올라가면서 판도는 MSI 중심으로 재편된다. RTX 5060 Ti부터 MSI가 29.18%로 1위에 올라섰고, RTX 5070과 RTX 5070 Ti 제품군에서도 각각 28.34%, 26.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쿨링 설계와 완성도가 중요한 상위 라인업에서 MSI의 강점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와 함께 ZOTAC과 GIGABYTE 역시 상위 라인업으로 갈수록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MSI와 함께 중·상급 그래픽카드 시장의 핵심 축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년 그래픽카드 시장은 메모리 가격 폭등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가성비의 종말’이라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엔비디아와 AMD 모두 2026년 1분기부터 전 제품군을 대상으로 한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며, 일부 제조사는 매달 가격을 재산정하는 이른바 ‘시가 판매’ 방식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현재 48만 원대에 형성된 RTX 5060의 가격이 다시 50만 원 중·후반대로 반등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성능 향상폭보다 가격 상승폭이 더 크게 체감되는, 이른바 ‘가성비 실종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역설적으로 RTX 5060은 가장 강력한 생존력을 지닌 모델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상위 라인업 대비 8GB 메모리 구성으로 설계된 RTX 5060은 GDDR7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 원가 압박에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메모리 소모가 큰 RTX 5060 Ti(16GB)와 RTX 5070 Ti의 생산량을 최대 40%까지 조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2026년은 중급기 이상의 그래픽카드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이 급격히 치솟는 시기가 된다면 그나마 ‘합리적인 선택지’로 아직 남아 있는 RTX 5060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지키게 될 것이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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